
마산여중은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2026 한국중고농구연맹 주말리그 왕중왕전 여중부 준결승 온양여중과의 경기에서 52-4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마산여중은 결승에 안착, 수원제일중과 왕좌의 자리를 두고 맞붙게 됐다.
주목받지 못하던 팀이 한 우물을 파면 이런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마산여중의 기세는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작정한 듯 외곽포와 속공이 불을 뿜었다. 박효빈과 박보경이 1쿼터에만 13점을 합작하며 기세를 올렸고 정라금도 골밑에서 지원 사격했다. 마산여중 선수는 투지 넘치는 골밑플레이와 압박수비로 예상을 깨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온양여중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온양여중이 보여줬어야 할 플레이를 마산여중이 보여준 셈.
박효빈(168cm,G)과 박보경(168cm,G.F)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2학년 이채민(172cm,F)의 활약도 잊어선 안된다.
이채민은 이날 16분 16초 출전해 7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을 고려했을 때, 영양가 만점인 활약이었다. 특히, 수비나 리바운드, 블록 등 궂은일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으로 3학년 언니들의 뒤를 든든히 받쳤고, 여기에 승부처에선 팀 승리에 꼭 필요한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이채민은 “사실 올해 이렇게 좋은 성적 거둘 거라 생각 못했는데 언니들과 다 같이 열심히 한 덕분에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훈련 때 열심히 한 보람을 느끼고 기쁘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마산여중은 3쿼터, 온양여중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이런 악재를 끝까지 이겨내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이채민은 당시를 돌아보며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 상황에선 더 이를 악물고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힘들 때일수록 언니들과 더욱 똘똘 뭉쳤고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긴 구력과 피지컬, 탄력 등 그동안 좋은 능력치를 보유하고도 알을 깨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에게 이날 경기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안효진 마산여중 코치는 “산호초 시절부터 내가 데리고 있던 선수였다. 피지컬도 좋고 마음만 먹으면 우리 팀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인데, 그걸 그동안 못 깨고 나왔다”며 “이번 대회 전에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자고 했고 본인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 고맙고 대견스럽다”고 이채민을 소개했다.
아직은 다듬을 곳이 많은 원석에 가깝다는 것이 안효진 코치의 설명. 안효진 코치는 “피지컬이나 탄력도 좋고 전체적인 능력치가 좋은 선수다. 다만, 사춘기에 있기 때문에 멘탈적인 부분에서 무너지지 않아야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잡아줘야 한다. 또, 기본기도 아직 더 다듬어야 한다. 선수다운 선수로 만들어나가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대로 포기하기엔) 아까운 능력치들을 갖고 있다. 이런 좋은 능력치들을 잘 살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산호초 2학년 때부터 엘리트농구를 시작한 이채민은 “오빠를 따라 농구를 시작했다. 아직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지만 궂은일에 능하고 골밑에서 하는 플레이를 선호한다”며 “팀에서도 공격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수비부터 충실히 하고, 공격에선 속공 뛰어주고 밖에서 슛 던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묻자 “매사에 가려지지 않고 눈에 띄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강이슬(우리은행) 선수처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결승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킨 마산여중. 이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3관왕에 도전하는 ‘여중부 최종 보스’ 수원제일중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두 팀의 ‘체급차’가 큰 것은 사실이나, 마산여중 선수들은 여기까지 온 이상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언니들의 뒤를 받쳐 궂은일, 수비 역할에 치중할 이채민 역시 마찬가지다.
이채민은 “워낙 강팀(수원제일중)이다. 원래 뛰는거에 두 배, 세 배로는 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신 중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대회에 나선 안효진 코치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이채민은 “코치님께서 임신중이신데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와서 선수들을 지도해주시는 부분에 대해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선생님께서 순산하시길 기원하고, 선생님께 좋은 선물을 드리기 위해 마지막 남은 결승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_양윤서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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