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채형, 한 번의 패스가 팀을 만들고 열 번째 승리를 안겼다

신촌/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3 10: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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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신촌/정다윤 인터넷기자] 누가 넣든 그 전에 건네는 손이 있어야 볼이 움직인다.

연세대는 1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욱관에서 열린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한양대와의 경기에서 85–62로 승리했다. 이주영이 30점을 몰아치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고, 이규태(18점)와 김승우(15점 8리바운드)도 고른 활약으로 힘을 보탰다. 연세대는 리그 10연승을 질주하며 고려대와 공동 선두를 지켰다.

화려하게 눈에 띄는 득점 뒤엔 보이지 않는 공헌도 있었다. 누구나 스포트라이트를 원하지만, 팀에는 궂은일을 묵묵히 해내는 이도 필요하다. 이날 연세대가 단단하게 뭉칠 수 있었던 배경엔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어시스트로 흐름을 잇던 한 명이 있었다.

바로 3학년 이채형(187cm, G)이다.

이채형하니 문득 떠오른 말. 지난 경희대전, 경기 후 윤호진 감독은 이채형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반 템포만 끌어주면 타이밍이 보인다. 그 부분을 짚어줬더니 잘 이행해 줬고, 요새 어시스트도 많이 늘었다.”

그 말처럼, 이채형은 이날 경기에서 템포와 타이밍을 정확히 짚어냈고 21분 동안 13어시스트, 4스틸, 3점을 기록했다. 어시스트는 대학 무대 커리어하이. 하지만 더 인상 깊었던 건 그 숫자가 어떤 장면에서 나왔는지였다.

1쿼터 종료 직전, 상대의 패스를 예리하게 읽고 스틸로 마무리했다. 2쿼터에는 세 명의 수비를 끌어당긴 뒤, 베이스라인을 파고드는 이주영에게 타이밍 좋은 패스를 찔러줬다. 속공 상황에서도 욕심내지 않고 김승우에게 볼을 넘기며 팀 농구를 완성했다.

완벽한 오픈 찬스에서는 본인의 손끝도 정확했다. 3점슛을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압박 수비로 상대 턴오버를 유도하기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3쿼터 후반이었다. 이채형은 타이트한 수비를 끌어당기며 비하인드 백패스를 건넸고, 기다리고 있던 이규태가 코너에서 그대로 3점을 꽂았다. 한양대의 추격 흐름은 그 장면을 끝으로 멈췄다.

수비에서도 그의 개입은 뚜렷했다. 상대의 공격 루트를 예측하며 스틸을 기록했고, 한 발 먼저 움직이는 수비로 맥을 끊었다.

눈에 띄는 득점은 없었다. 기록표 가장 앞줄에 이름을 새기진 않았지만, 경기의 방향을 조율한 건 오히려 그 뒤쪽에서 이뤄진 움직임이었다.

연세대는 전력만 보면 이기는 경기가 이상할 게 없는 팀이지만, 그 안에서 경기를 얼마나 안정감 있게 풀어가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다. 최근 그 중심엔 이채형이 있었다. 공을 오래 쥐지 않았지만 매 순간 필요한 지점에 정확히 개입했고, 공격의 템포와 타이밍을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이채형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팀 어시스트는 평균 25.2개로 시즌 전체 평균(22.9개)을 웃돈다. 이채형의 어시스트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팀 전체의 완성도도 끌어올려진 셈이다. 그의 패스가 많아질수록, 연세대의 공격은 더 유기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실 이채형의 제대로 된 시작은 이제야 가능해졌다. 23학번으로 입학했지만, 부상 탓에 지난 2년 동안 단 5경기 출전에 그쳤다. 경기 감각은 물론, 팀 안에서의 위치도 다시 쌓아야 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묵묵히 준비했고, 이번 시즌에야 비로소 본인의 역할을 찾았다.

이날 30점을 올린 이주영 역시 이채형의 존재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채형이가 들어온 게 정말 커요. 작년엔 1번 자리에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경기 뛰면서 점점 맞아떨어지는 게 보여요.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편하게 만들어줘요. 아직 몸이 완전히 올라오진 않았는데 이 정도면,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말끝엔 고마움이 묻어 있었다.

조용히 쌓인 역할, 그 끝에 팀은 열 번째 승리를 더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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