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 홍역앓는 가스공사가 새겨들어야 할 말

정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7 01: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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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지욱 기자]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시끄러운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라건아의 세금 문제로 인해 KCC에 더해 KBL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가스공사는 법적인 이유를 들어 라건아의 종합소득세를 납부를 거부했고 이에 KBL은 드래프트 1라운드 선발 자격을 박탈하는 동시에 라건아의 선수 등록도 보류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KCC도 지난 10일 아예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가스공사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며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가스공사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애초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작년 가스공사가 라건아와 계약한다는 소문이 날 때부터 KBL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다. 가스공사도 모를리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강행했다. 지금의 상황은 자신들이 자초한 것이다.

가스공사 농구단의 시작은 이렇지 않았다. 2021년 창단된 이 팀은 대구에 프로농구를 정착시키고, 지역사회 및 프로스포츠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 아래 창단했다.

대구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예상보다 빠르게 정착해 나가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중요한 공공 브랜드 자산이 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가스공사 농구단을 둘러싼 운영 논란은 팬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겼다.

창단 감독이었던 유도훈(정관장) 감독과의 결별 과정, 이대성(삼성)의 이적을 둘러싼 논란, 라건아 선수 세금 문제, KBL과의 분쟁, 1라운드 지명권 박탈 등 구단 운영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 계속됐다. 외국선수 계약에 있어서도 계속 문제가 있었다. 항상 끝지 좋지 못했다. 모두 소송으로 얽혔고 유도훈 감독과 이대성에게는 패소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가스공사가 아니라 소송공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구단 운영의 책임성과 리그 신뢰 문제로 확대됐다.

팬들이 더 크게 분노하는 지점은 성적 부진 자체가 아니다. 프로스포츠에서 승패는 오르내릴 수 있다. 문제는 구단의 행보다. 모든 일에 소송을 걸어 근거를 남기기 급급했던 농구단 프런트의 일 처리 방식, 스포츠 운영 경험이 부족한 인력 배치 등에 대한 비판은 결국 ‘가스공사가 농구단을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부담으로 본 것 아니냐’는 불신으로 이어졌다.

최근 들어 프런트 인사를 단행하면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이전의 문제가 너무 커 불씨를 끄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구단주가 농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최소한 공기업이 운영하는 지역 연고 구단이라면 책임 있는 비전과 전문적 관리 체계는 갖춰야 했다.

이런 점에서 차기 한국가스공사 사장 인사는 매우 중요하다. 새 사장이 온다면, 농구단 운영을 정치적 유산이나 비용 부담으로 보지 않아야 하며 선수·감독·팬·연맹과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가스공사 농구단은 무너져도 되는 팀이 아니다. 대구에 어렵게 자리 잡은 프로농구의 불씨다. 구단 운영의 실패가 정치적 감정이나 무관심의 결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다시 대구 팬들의 자부심이 되고 선수들로 하여금 ‘가고 싶은 팀’으로 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최근 몇 년간 비정상적인 행보를 걸은 가스공사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사진=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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