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수원/이연지 인터넷기자] 정재엽(194cm, F)이 프로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자신의 과제를 확인하고, 한 단계 성장할 계기 마련했다.
고려대는 17일 KT 빅토리움에서 수원 KT와의 연습 경기에서 67-63으로 승리했다.
선발로 나선 정재엽은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며 코트를 누볐다. 프로 선수들과 맞붙으며 가장 크게 체감한 차이는 수비의 강도였다. 공을 잡을 때부터 상대의 밀착 수비가 따라붙었고, 드라이브인을 시도하면 곧바로 더블팀이 들어왔다. 대학 무대와는 다른 강한 압박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정재엽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해 나갔다. 골밑에서 풋백 득점을 올렸고,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수비에서도 조금씩 상대의 움직임에 익숙해졌다. 3쿼터에는 코너에서 3점슛 두 방을 연달아 꽂았고, 4쿼터에도 윙에서 3점슛을 추가했다.
경기 후 만난 정재엽은 “프로의 수비에 대해서 처음에 감을 잡기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수비에서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공격할 때도 형들이 워낙 수비 경험이 많다 보니까 평소랑은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경기 내내 벤치와 코트 사이의 소통이 단 한순간도 끊이지 않았다. 정재엽이 벤치로 들어설 때뿐만 아니라, 작전타임과 하프타임을 가리지 않고 감독과 코치진의 구체적인 주문이 이어졌다. 상대 매치업 선수의 움직임에 맞춰 곧바로 수비 위치를 조정해 주는 등 세밀하게 짚어줬다.
“80% 정도는 수비적인 부분이고, 나머지 20%는 공격적인 부분이었다. 공격은 내가 슛을 쏘면 안 되는 타이밍에 쐈다거나, 돌파를 했어야 했는데 슛을 쐈다거나 보완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셨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날 경기는 정재엽에게 또 다른 의미도 있었다. 평소 롤모델로 꼽아온 문정현이 같은 공간에서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비록 문정현이 오른손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벤치에서 후배의 플레이를 눈여겨본 뒤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넸다.
문정현은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모든 방면에서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잘 배운 것 같다. 내가 다 기분이 좋다. 진짜 슛도 좋고 다부지고 다재다능한 친구다. 내가 계속 지켜볼 테니까 더 잘했으면 좋겠다(웃음).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감독님께서 이끌어주시는 바른 길로 가다 보면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 꼭 프로에서 봤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문정현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정재엽은 “영광이다”라고 웃으며 “매치업을 살짝 기대했는데 안 뛰셔서 조금 아쉬웠다.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정재엽은 최근 국제무대에서도 값진 자양분을 쌓았다. 고려대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2회 AUBL(아시아대학농구리그)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정재엽은 3경기 평균 8분 14초를 소화하며, 출전한 세 경기 모두에서 3점슛을 한 개씩 성공시키며 인상을 남겼다.
그는 “슛이랑 돌파는 자신 있다. 아직 수비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혼나기도 하고, 감독님과 코치님께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최대한 농구 경기를 많이 본다. 프로 경기도 챙겨보면서 경기를 읽는 흐름을 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 기본기와 수비적인 시스템, 몸 푸는 것부터 달랐다. 농구에 필요한 스텝이나 몸 부딪히는 걸 많이 한다. 되게 체계적이다. 그리고 일본은 하프타임에 전력 분석을 다 해서 바로 본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시야를 넓힌 소회를 밝혔다.
이제 정재엽에게는 대학리그 후반기가 기다리고 있다. 11승 3패로 4위에 있는 고려대는 유민수가 가고시마 레브나이즈로 떠났고, 이동근 역시 아시안게임 3x3 농구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팀에 공백이 생겼다. 그만큼 정재엽에게 큰 역할이 주어질 전망이다.
정재엽은 “(이)동근이 형이랑 (유)민수 형이 빠진 상태에서 감독님, 코치님이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 믿음에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더 발전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여러 경험을 통해 배움을 흡수하며 한 뼘 더 자란 정재엽의 후반기가 주목된다.
#사진_이연지 인터넷기자, AU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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