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손대범] "우리가 추구하는 문화와는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알렉스 사라마(Alex Sarama)는 WNBA 신생구단 포틀랜드 파이어의 감독이다. 포틀랜드는 8승 12패를 기록 중이다. 6승 4패로 시작했다가 2승 8패 중이지만, 신생팀임을 감안하면 비관적이진 않다.

그러나 6월 8일 LA 스파크스 전에서는 후반에 무기력하게 무너졌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쓴소리를 던졌다. 이미 라커룸에서 '한바탕'한 뒤였다. 창단 이래 처음있는 일이었다고.
감독이 문제 삼은 것은 경기력이 아닌 선수들의 바디랭귀지였다.
"3쿼터 첫 3분 동안 실책을 3개나 범했고, 후반 전체로 보면 실책이 12개 나왔다."
이어 그는 문제 뒤에 숨은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는 팀의 연결성(connectedness)와 하나됨(togetherness)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3쿼터 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과하게 반응하고, 서로에게도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가 추구하는 문화와 맞지 않는다. 우리 팀 문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도 다르다. 그런 모습들이 결국 악순환의 원인이었다."
사라마 감독은 '올바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상황이나 점수와 관계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함께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팀(One Team)'은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가 공통의 목표를 위해 몰입해야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마련된 플랜을 공유해야 한다. 누군가가 눈치보기 시작하고, 누군가가 짜증을 내면 이는 금세 전염된다.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은 포틀랜드 같은 신생팀들은 더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감독은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서 선수들을 질책했다. 포틀랜드 파이어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오래 전에 여자대학농구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2015년 2월 코네티컷 대학의 제노 아우리에마(Geno Auriemma) 감독은 멤피스 대학과의 원정 경기에서 팀 내 최고 스타였던 브리아나 스튜어트와 모건 턱을 거의 경기 내내 벤치에 앉혔다.

팀은 두 선수의 도움없이도 80-34로 여유있게 이겼지만, 사람들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인 이유를 궁금해했다. 부상도 아니고, 점수 차가 벌어진 시점도 아니었는데 주전들을 뺐기 때문이다.
아우리에마 감독이 밝힌 이유는 '태도'였다. "마치 12살짜리 아이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말했다. '거기 앉아 있어'라고."
아우리에마 감독은 리액션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한 선수의 감정과 태도가 팀 전체의 분위기를 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철학은 단호했다. 스타 플레이어도 예외는 없었다.
"나는 바디랭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만약 바디랭귀지가 좋지 않다면 절대 경기를 뛰지 못할 것이다. '올해의 선수'든,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든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예외는 없다. 그런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는 편을 택할 것이다. 코네티컷에서는 내가 유지해온 경기력과 태도의 기준이 있다."
그가 바디랭귀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말보다 선수의 심리 상태를 더 솔직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에서 가장 오래 공을 갖고 있고 공을 가장 많이 던지는 스타 플레이어일수록 그 태도는 중요하다. 팀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아우리에마 감독은 "경기를 앞서고 있다고 해서 그런 태도를 묵인해버리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고칠 수 없게 된다"라며 스튜어트에게 징계아닌 징계를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아우리에마 감독은 선수들에게 바디랭귀지가 잘 나타났던 순간과 그렇지 못했던 순간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묻는다. "지금 모습을 봐라. 이런 행동이 자랑스럽니?"
일흔이 넘은 아우리에마 감독은 여전히 지도자로서 코트를 누비고 있다. 제자들도 꾸준히 WNBA에 나서고 있다. 2026년 W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에이지 퍼드(Azzi Fudd)도 그의 제자다. "신입생 때보다 졸업반이 됐을 떄 더 나은 선수가 되어야 한다. 18살 신입생에게 졸업반 선수와 같은 완성도를 기대할 수 없다. 내가 말해주지 않으면 선수들은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결국 감독들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경기 결과가 아니라 팀의 기준이었다. 전술은 매 경기 달라질 수 있지만, 팀 문화는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시즌은 그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시간이다. 찬바람이 다시 불어올 무렵, 그 문화는 결국 선수들의 바디랭귀지에서 가장 먼저 드러날 것이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유튜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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