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은 최근 예기치 않은 사태를 겪었다. KBL 경력 외국선수 데릭 윌리엄스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하며 선수 구성을 매듭짓는 듯했지만, 윌리엄스가 돌연 계약 해지를 요청한 것. 그리스리그 AEK 아테네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이에 따른 위약금도 본인이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우선 순위가 아니었던 윌리엄스마저 합류가 불발된 삼성은 가장 중요한 외국선수 전력을 원점에서 다시 구상해야 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됐다. “윌리엄스와 협상할 때도 뒤늦은 시점이다 보니 괜찮은 외국선수는 다 계약이 된 상태였다. 그나마 아직 미계약 신분이어서 계약했던 건데 갑자기 이렇게 돼 당황스럽다.” 김상식 감독의 말이다.
김상식 감독은 이어 “몽골에 친선대회를 다녀온 이후 찾아보니 (데려올 만한 선수가) 더 없더라. 그사이에 또 빠져나갔다. 그 와중에도 정해진 계약 규모 내에서 괜찮은 선수를 찾아야 한다. 열심히 찾아보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합류가 불발됐지만, 윌리엄스와의 계약 발표를 통해 김상식 감독이 그린 밑그림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공격력 강화다.
지난 시즌 수원 KT에서 뛰었던 윌리엄스는 수비, 리바운드에서 약점을 드러냈으나 공격력만큼은 위력을 보여줬다. 54경기 평균 23분 22초를 소화하며 17.8점 3점슛 2.1개(성공률 33.9%)를 기록했다. 팔꿈치 부상 여파로 1라운드 3점슛 성공률은 20.9%에 불과했지만, 리그 적응을 마친 이후에는 두 라운드에서 40% 이상의 3점슛 성공률을 남겼다.

김상식 감독은 “당연히 수비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공격적인 농구를 해보자는 차원이었다. 어떤 선수를 데려오더라도 어려움이 따르긴 하겠지만, 더 공격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 팀들까지 있다는 걸 고려하면, 삼성의 출발이 더딘 건 분명하다. 아직 스타트도 끊지 못한 셈이다. 리그 적응기까지 고려하면 KBL 경력 외국선수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김상식 감독은 “해외 전지훈련 다녀오면 곧 시범경기인 만큼 경력자를 우선으로 보고 있긴 하다. 다른 팀들도 경력자를 많이 데려오지 않았나. 다만 우리는 신입, 경력을 가릴 여유가 없다(웃음)”라고 말했다.
삼성은 오는 9월 1일 대만 전지훈련에 돌입하며, 대만을 거쳐 일본 전지훈련까지 소화한 후인 9월 14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당연히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외국선수 계약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라며 운을 뗀 김상식 감독은 “계약한다고 바로 오는 것도 아니다. 입국을 준비하는 데에도 며칠이 소요되지만, 최대한 빨리 합류할 수 있는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서울 SK가 위기를 기회로 삼은 적이 있었다. 2004-2005시즌 1옵션으로 계약했던 리 벤슨이 팀에 합류했지만, 자신이 어두운 과거를 보냈던 곳과 SK 연습 체육관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요청한 것. SK는 벤슨을 대신해 크리스 랭을 영입했고, 랭은 2004-2005시즌에 외국선수 MVP로 선정됐다. 물론 당시 SK와 현재의 삼성이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결국 외국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이다. 삼성은 개막 전부터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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