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성한 기자] 단국대 여자농구부가 학교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냈다. 정규리그 무패 우승에 이어 플레이오프 정상까지. 무패 통합 우승을 달성한 것. 백지은 감독에게는 기쁨만큼이나 부담감도 컸던 한 해였다.
백지은 감독이 이끄는 단국대는 지난달 30일 광주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6 KUSF 대학농구 U-리그 여대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광주대와의 경기에서 67-44로 승리,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0전 전승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제패했다. 통합 우승은 학교 역사상 처음이다.
시즌을 마친 뒤 6일 점프볼과 전화 통화에서 백지은 감독은 “학교에서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우승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무엇보다 한 시즌 동안 안고 있었던 부담감을 덜 수 있어서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단국대, 그리고 백지은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유독 부담감이 컸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부산대가 내부 문제로 리그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그다음 전력으로 평가받던 단국대가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시선이 많아졌다.
백지은 감독은 “주변에서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MBC배에서 부산대를 만났을 때도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정규리그 우승은 아무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1년 내내 부담감을 안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오히려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바로 무패 우승이었다.
그는 “오히려 선수들이 처음부터 무패 우승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보다 선수들이 더 큰 목표를 잡았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MBC배에서 부산대를 이기고 통합 우승까지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유독 선수들이 많이 성장한 시즌이었다”라고 말했다.

시즌 중에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4년 동안 단국대에서 뛴 김성언이 프로 무대에 진출한 것. 2026~2027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청주 KB스타즈의 지명을 받았다.
백지은 감독은 선수 시절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단했고, 방출과 재도전을 거쳐 통산 11시즌 260경기에서 평균 4.2점을 기록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만큼 프로에서 기회를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그는 “(김)성언이에게도 계속 이야기했다. 프로에서 경기를 뛰는 건 결국 타이밍이다. 기회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데, 본인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그 기회를 잡는 건 성언이의 몫이다.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단국대 출신 선수들이 프로에서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백지은 감독은 “지금 프로에서 선수로 버티고 있는 단국대 출신이 (이)명관이밖에 없다. 그래서 성언이에게 그런 부분을 더 강조한다.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으니 정말 죽기 살기로 해보라는 말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4년 동안 함께하면서 성언이의 목표도 많이 달라졌고,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보다 지금은 훨씬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 경험은 이렇게 지도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백지은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꾸준한 훈련과 노력이다.
그는 “우리 팀이 훈련량이 엄청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소문에는 굉장히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더라(웃음). 우리는 꾸준히 훈련하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에게도 훈련하지 않으면 경기에 뛸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부상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출전 기회에서 제외하는 건 아니다. 부족한 시간을 얼마나 채우려고 노력했는지를 살핀다.
백지은 감독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학년 선수들은 부상 때문에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더라도 개인 훈련으로 부족한 시간을 채우려고 한다. 그런 간절함이 보이면 엔트리에 들어가고 출전 시간도 받을 수 있다. 결국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김성언이 떠난 빅맨 자리는 양지원을 중심으로 메울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다른 농구도 구상하고 있다.
백지은 감독은 “빅맨 자리에는 양지원이 있다. 다만 부상이 있는 선수라 40분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지원이가 있을 때는 지금처럼 빅맨을 활용하는 농구를 하고, 없을 때는 빠르게 뛰는 농구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선수 구성에 따라 전술은 달라질 수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을 펼치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프로 무대에서의 적응이다.
그는 “지금처럼 공격보다는 수비를 먼저 강하게 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요즘 농구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빠른 농구도 추구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이 프로에 가서 어떻게든 적응할 수 있는 농구를 가르쳐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대학은 끝이 아니다. 나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걸 경험했지만, 프로에 가서 배우는 게 훨씬 많다. 그렇기에 대학에서부터 조금이라도 농구를 더 이해하고, 프로에 가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게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차이이자 대학 지도자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백지은 감독은 한 시즌 동안 함께한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정말 힘든 과정이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다. 선수들 덕분에 나 역시 더 많이 발전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나를 더 좋은 지도자로 만들어줬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 DB,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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