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수원/이연지 인터넷기자] “KT 우승에 꼭 일조하고 싶다.” 김재현 전력분석 코치의 목표다.
17일 수원 KT 빅토리움. KT가 새 시즌을 앞두고 연습경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트 한편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는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지난 시즌까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던 김재현이었다. 그의 손에는 공 대신 노트북이 들려 있었다. 그는 KT의 전력분석 코치로 새로운 농구 인생을 시작했다.
광신방송예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고려대에 진학한 김재현은 연이은 십자인대 수술로 큰 시련을 겪었다. 재활 끝에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3라운드 9순위로 수원 KT의 지명을 받으며 간절하던 프로 무대에 입성했으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결국 D리그 8경기(평균 5분 36초) 출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선수 생활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농구와의 인연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김재현 전력분석은 “선수 은퇴하고 잠깐 휴식기여서 집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구단에서 먼저 권유를 해주셨다. 나도 선수하면서 몸이 너무 아파서 다른 쪽을 생각하고 있었다. 감독님, 사무국 분들과 얘기가 잘 돼서 시작하게 됐다. 너무 좋은 기회가 생겼다”라고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든 것이 낯선 전력분석 코치의 하루는 업무를 익히기 위해 바쁘게 돌아간다. 현재 그의 주된 업무는 대학 선수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단순 기량 평가를 넘어,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을 때 KT의 팀 컬러와 전술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을지를 살피고 있다.
“자료 만들어서 준비하는 것부터 하고 있다. 연습 경기를 하면 영상 편집도 한다. 영상 편집은 잘 몰랐는데 교육받으러 가서 조금 배웠다. 이현준 코치님이 옛날에 전력 분석을 하셨어서 잘 알려주신다. 김영환, 박종천 코치님께서도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배우고 있다. 코치님들이 주신 업무를 말끔하게 잘했을 때 스스로 뿌듯함을 느낀다.”
새로운 역할에서 보람을 느끼는 만큼 고민도 있다. 그는 “데이터도 기록을 토대로 해야 하지만 내 의견이 들어갈 때가 있다. 내가 잘해야 하니까 혼자 생각을 오래하기도 한다. 말과 행동이 신중해지더라. 그 부분이 조금 힘든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그럼에도 전력분석 업무는 생각보다 잘 맞았다. “원래 농구 보는 것도 좋아하고 농구 얘기하는 걸 워낙 좋아했었다. 어릴 때부터 선수의 개개인 특성이나 팀이 원하는 방향에 대해 알아보는 걸 좋아했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선 어려움이 덜 한 것 같다. 이 선수 저 선수 알아가고, 다른 팀 전력 하나하나 캐치해 가는 그런 재미가 있다. 적성에 잘 맞아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선수에서 전력분석으로 역할이 바뀌면서 농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한발 떨어져 경기를 바라보며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살피게 됐다.
“확실히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경기장 벤치에서 볼 때랑 또 다르게 아예 밖에서 보니까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이날 경기 후에는 문정현의 공을 잠시 잡아주기도 했다. 둘은 고려대 시절부터 KT까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동료다. 김재현 전력분석은 “선수할 때도 농구 얘기부터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했던 친구다. 권유가 왔을 때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엄청 응원해 줬었다. 고마운 친구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선수로서 코트 위를 직접 달리던 시간은 막을 내렸지만, 김재현의 농구 시계는 오히려 더 넓고 단단하게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가 새롭게 세운 목표도 분명했다.
“내가 어리지만 전력 분석 코치로 선수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또 선수들이 물어봤을 때 즉각적으로 바로 답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해서 다른 구단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KT가 우승할 수 있도록 꼭 일조하고 싶다.”
코트 안에서 코트 밖으로. 유니폼 대신 노트북을 들게 된 김재현의 새로운 농구가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다.

#사진_이연지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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