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레벨이 정확하게 가려지네.”
대학리그는 1주일에 한 경기를 치른다. 각 팀이 11경기를 치렀지만, 조별 리그 일정이 대부분이라 상대한 팀은 6개였다. 5개 팀은 만나지 못했고, MBC배는 12개 남대1부 팀이 한 장소에서 대회를 치르는 유일한 대회다.
ㄱ 대학 코치는 다른 팀 경기를 직접 보면서 이번 대회가 12개 팀 전력을 모두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대학리그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다. MBC배가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의 기능도 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모든 팀을 볼 수 있는 것은 KBL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예비 드래프티들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지켜보기 때문이다. 배길태 3X3 남자 대표팀 감독도 7일부터 10일까지 체육관을 찾았다. 다음 대표팀 구성을 위함이다.
“재작년보다 많이 안 좋죠.”
주희정 고려대 감독의 말이다. 고려대는 3년 연속 대학리그 통합 우승, MBC배 우승을 차지한 명실상부 대학 최강자다.
고비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2023년 MBC배다. 문정현, 박무빈, 양준 등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빠졌다. 부상 선수도 있어 9명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는데 그중 3명은 헝가리에서 열린 U19 농구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이다. 귀국한지 일주일이 안 됐다.
그런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안 좋다고 했다. 이동근, 유민수, 윤기찬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으로 빠졌다. 김민규와 이도윤은 예선 첫 경기에서 다쳤다. 김민규는 이번 대회에 뛸 수 없고 이도윤도 정상 컨디션은 아닐 수 있다. 포스트를 지켰거나 지킬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다.
주 감독은 “대회 전에 매 경기가 결승이라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도 선수들도 배울 것이 있다”고 담담히 얘기했다. 그러나 시름을 온전히 감출 수는 없다.

“특별하게 혼낼 일이 없네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것은 라이벌 연세대도 마찬가지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4명에 에너지 넘쳤던 장혁준도 없다. 그런데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 예선 3경기를 가볍게 승리했다.
윤호진 연세대 감독은 명지대와 첫 경기 승리 후 “(경기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어서 걱정했는데 자신감을 찾아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서 특별히 혼낼 일이 없다”고 했다.
연세대는 선수층이 두텁다. 남아 있는 선수들의 경쟁력도 강하다. 장혁준을 제외하면 부상 선수도 없다. 윤 감독은 그것이 자만심으로 표출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런 점에서 상명대와 예선 마지막 경기는 보약이 될 수 있다.
“추첨 운도 중요해요.”
대학리그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3팀이 같은 조에 편성됐다. 그중 성균관대만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차출이 있다. 백코트의 핵심인 강성욱이다. 온전한 전력의 건국대, 중앙대와 비교해 불리한 상황이었다. 특히 프레디가 버틴 건국대는 우승 후보의 하나로 꼽혔다.
그런데 중앙대, 건국대를 연파한 성균관대가 가장 먼저 예선 통과를 결정지었다. 건국대전 승리 후 “건국대도 우승 후보라고 했다. 이겼으니 우리가 (우승에) 가깝다”라고 했던 김 감독은
기자에게 “우승 후보 꺾었으면 그 팀이 우승 후보”라는 말을 반복하며 웃었다.
그리고 “기회가 온 것 같기는 한데, 추첨 운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조 1위 팀 중 유일하게 3일 연속 경기를 해야 한다. 둘째 날 상대는 이번 대회 경기력이 좋은 연세대다. 우승을 위해 어차피 만나야 하는 상대지만, 추첨 운이 성균관대 편은 아니었다.

“제일 싫어하는 팀을 만났어요.”
성균관대의 6강 상대는 단국대다. 단국대와 성균관대는 이번 시즌 두 번 경기를 치렀다. 두 경기 모두 성균관대가 가볍게 이겼다. 석승호 단국대 감독은 “올해 성균관대전은 유독 약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선택지가 별로 없다. 조 2위로 올라왔으니 조 1위 세 팀 중 하나를 만나야 한다. 성균관대보다 만만한 상대는 없다. 석 감독도 그것을 알고 있다.
석 감독의 진짜 고민은 다른 곳에 있다. 부상 선수들로 인해 이번 대회는 7명만 뛰고 있다. 출전 시간을 보면 6인 로테이션에 가깝다. “계속 서너 명은 풀타임을 뛰고 있어서 벌써 체력적으로도 좀 그렇고…”가 단국대의 가장 큰 고민이다.
“주가가 많이 올라갔어요.”
경희대 우상현 얘기다. 상명대와 예선 첫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2득점을 기록했다. 3점 슛도 2개를 넣었다.
연세대전도 20점을 넣었다. 필드골 성공률이 80%(2점 슛 4/5, 3점 슛 4/5)였다. 특히 속공 상황에서 과감하게 던지는 3점 슛은 삼촌 우지원을 연상케 했다.
명지대와 예선 마지막 경기는 출전 시간이 적었다. 17분 47초만 뛰었다. 그래도 3점 슛 2개를 넣었다. 3점 슛을 던질 때 주저함이 없다. 연습량이 많은 선수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양은성 경희대 코치도 우상현의 운동량이 많았다고 했다. 그 결과는 6월부터 나왔다. 6월에 우상현은 12개의 3점 슛을 던져 7개를 넣었다. 이번 대회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상현의 주가가 많이 올라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멘탈만 조금 잡아줬죠.”
이번 대회 예선 최고의 스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찬유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성균관대와 예선 첫 경기에서 3점 슛 4개 포함 34득점을 올렸다. 필드골 성공률 43%, 자유투 성공률은 91%였다. 4쿼터는 팀의 17득점 중 홀로 12점을 책임졌다.
결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건국대와 예선 마지막 경기. 고찬유의 득점 본능이 이번에도 빛났다. 3점 슛 4개 포함 33득점. 필드골 성공률이 무려 67%(2점 슛 8/12, 3점 슛 4/6)였다.
고찬유는 조별 예선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공동 2위 구민교, 신현빈보다 9점을 더 넣었다. 조선대와 예선 2차전은 13분 53초만 뛰었는데 그렇다. 지난 시즌도 득점은 많았다. 그런데 무리한 공격도 많았다. 이번 시즌 득점이 더 높아졌고 무리한 플레이는 줄었다.
변화의 이유는 조금 싱거웠다. “대화를 통해 멘탈만 조금 잡아줬다”는 것이 윤호영 중앙대 감독의 설명이다. 멘탈만 조금 잡은 것으로 충분했을까. 고찬유는 청룡의 가장 날카로운 발톱이 됐다.

12개 팀 중 6개 팀만 남았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갈 단 하나의 팀을 가리는 단판 승부는 오늘부터 시작이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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