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성한 기자] “많이 반성했습니다.”
김영현(35, 186cm)은 화려한 기록을 남긴 스타는 아니었지만, 수비와 궂은일로 오랫동안 프로 무대를 지킨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 선수 김영현의 시간은 끝이 났다.
KBL은 8일 2026 FA(자유계약선수) 원소속 구단 재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김영현은 은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안양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던 그는 이제 유소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김영현은 9일 점프볼과의 전화 통화에서 담담하게 은퇴 심경을 전했다.
그는 “매 시즌을 준비하면서 항상 내 자리는 누군가로 대체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했고, 가진 것을 모두 쥐어짜내려고 했다. 언젠가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는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이른 이별임은 분명했다. 김영현은 지난 시즌 53경기에 출전했다. 2013-2014시즌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 출전 기록이었다. 평균 15분 32초를 뛰며 3.2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3점슛 성공률도 37%로 준수했다.
김영현은 “지난 시즌에는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퇴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는 냉정한 세계다. 지금은 아쉽고 힘들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프로 생활 내내 김영현을 설명하는 단어는 ‘투지’였다. 그리고 이 ‘투지’는 때때로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한 몸싸움과 거친 플레이로 팬들의 비판을 받은 적도 적지 않았다.
그는 “농구에는 스타 플레이어도 있지만, 그 선수들을 받쳐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런 모습 때문에 응원해주신 분들도, 쓴소리를 해주신 분들도 계셨다. 눈살을 찌푸리게 해드린 것 같아 많이 반성했다. 경기 중 나왔던 장면들 때문에 인성적인 부분까지 오해를 받는 건 조금 속상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그는 지도자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정관장은 김영현이 산하 유소년 농구교실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김영현은 “김성기 단장님, 유도훈 감독님, 그리고 김시완 대표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덕분에 제2의 인생을 빠르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농구를 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우선은 기존 선생님들께 많이 배우고 적응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경험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열정과 투지는 분명 필요한 가치다. 다만 내가 받았던 비판과 시행착오는 후배들이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부분은 배우고, 부족했던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끝으로 팬들에게도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김영현은 “선수로서 항상 최선을 다했고,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려고 노력했다”라며 “팬들께서 그런 열정과 투지를 가진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응원해주신 팬분들, 그리고 비판을 해주신 팬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또 선수 생활 내내 곁을 지켜준 아내와 부모님, 장인어른과 장모님께도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선수 생활의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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