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지난 1일 정재홍의 페이스북에는 장문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글의 내용은 이랬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재홍에게 농구캠프를 열어달라는 팬들이 많았고, 이에 정재홍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농구캠프를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글이 게재되자마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전국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팬들이 많았다. 여성지원자들의 수도 상당했다.
이번 캠프에는 천여 명의 팬들이 참가신청을 했다. 부득이하게 모든 인원을 다 수용할 수 없어 추첨으로 100명만을 뽑아 특별한 농구캠프를 진행했다.
캠프가 진행된 9일 고양체육관 보조경기장. 이곳은 고양 오리온 농구단이 팀 연습을 하는 곳이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화끈한 공격농구로 우승을 하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바 있다.
캠프 시작 시간인 1시가 채 되기도 전에 참가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날 1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캠프를 찾았다. 선택되지 못 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이들도 꽤 됐다.
정재홍은 기본이 되는 드리블, 슛, 패스, 수비 등 기본기부터 자세하게 가르쳤다. 팬들은 정재홍의 시범을 보며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이었다.
정재홍은 지난 비시즌 사비를 들여 미국에서 스킬트레이닝을 받고 온 바 있다. 선수가 사비로 트레이닝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정재홍은 자신의 기술발전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하다.
이번 캠프도 그렇다. 이번 캠프는 순수하게 정재홍이 개인적으로 진행을 했다. 참가비도 무료다. 이날 캠프 진행을 도와준 스태프들은 모두 정재홍의 팬들이라고 한다. 정재홍은 “내가 한 건 별로 없다. 다 팬 분들이 도와주신 거다. 현수막, 마이크, 스케줄, 진행 등 여러 가지를 도와주셨다”고 전했다.
선수가 직접 농구캠프를 여는 경우도 흔치 않다. 평소 SNS를 통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을 해온 덕에 이런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다.
기술을 알려주고 캠프를 진행하는 정재홍의 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 은퇴 후 스킬트레이너로 활동해도 손색이 없을 듯 했다.

이날 눈에 띄었던 것은 참가자 중 여성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총 16명의 여성이 참가해 여러 기술을 배웠다. 남성들과 어울려서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성 참가자들도 신기한 듯 여성 참가자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동호회농구를 즐긴다는 허이진(22)씨와 임정현(21)씨는 “SNS를 보고 왔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여자들도 농구 같은 운동을 많이 즐긴다. 오늘 와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농구는 다른 사람과 경쟁, 혹은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워낙 인원이 많은 탓에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쉽진 않아보였다. 하지만 최대한 많은 인원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트레이닝 시간에 기본기를 배웠다면, 2부에서는 재밌는 이벤트로 농구에 대한 흥미를 돋웠다. 정재홍과의 일대일 대결, 술래잡기, 3점슛 대결 등이 펼쳐진 것. 참가자들 중에선 정재홍을 상대로 멋지게 슛을 성공시킨 이들도 나왔다.

10대, 20대가 대부분인 이날 캠프에서 40대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김동준(43)씨는 “정재홍 선수로부터 유익한 기술을 많이 배웠다. 오늘 배운 걸 토대로 우리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무료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지막 이벤트는 5:5 경기였다. 역시 실전 경기가 진행되자 참가자들의 집중도도 올라갔다. 정재홍도 함께 뛰며 참가자들과 손발을 맞췄다. 정재홍은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푸짐한 상품도 마련됐다. 유니폼, 양말, 농구화, 과자세트 등이 참가자들에게 전해졌다. 정재홍은 “지난 1년간 받았던 것들을 몽땅 가져왔다”고 말했다.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알차게 진행된 이벤트가 모두 끝났다. 정재홍은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정재홍은 “제주도 등 먼 지방에서 오신 분들도 많았다. 정말 감사하다. 오늘 하루는 정말 뜻 깊었던 것 같다. 농구를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봐서 기분이 좋다. 여자 분들도 농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또 이러한 자리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직접 팬들과의 만남을 주선한 정재홍의 이번 캠프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다. 팬들로 하여금 농구에 대한 갈증을 풀어줌과 동시에 그들을 더욱 굳건한 농구 팬으로 만들 수 있었으니 말이다. 정재홍 뿐 아니라 농구를 알리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정재홍의 이번 캠프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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