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창환 기자]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후반기 변수는 크게 2가지였다. 외국선수 2명 출전 쿼터 확대(종전 3쿼터, 변경 후 2·3쿼터), 군 제대 후 복귀선수.
이 가운데 첫 번째 변수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원주 동부가 윤호영의 부상 속에도 라운드 최고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 삼성은 선전 속에 과제도 남겼다.
반면, 부산 케이티에게 4라운드는 시즌 개막할 때 기대했던 ‘장밋빛’이 아니었다. 인천 전자랜드 역시 리카르도 포웰과 함께 내달린 2연승은 ‘신기루’였다. ※ 괄호 안은 4라운드 성적
맥키네스, 여전한 폭발력
동부(7승 2패) 모비스(6승 3패) 삼성(6승 3패)
원주 동부는 4라운드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팀이다. 비록 서울 삼성전 4연패에 빠졌지만,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7승을 따냈다. 사실 시즌 중반만 해도 동부의 4라운드는 기대만큼 우려도 있었다. 윤호영이 3라운드 막판 허리통증을 호소,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부는 이 와중에도 승수 쌓기에 가속도를 붙였다. 웬델 맥키네스는 4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삼성전(8득점)을 제외한 8경기에서 14+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폭발력을 뽐냈다. 출전시간이 집중된 2·3쿼터에 각각 평균 5.1득점,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동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맥키네스 합류 후 입지가 좁아지던 로드 벤슨이 컨디션을 되찾은 것도 반갑다. 벤슨은 4라운드에 평균 더블 더블(13.2득점 10.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외국선수들이 각각 공격, 수비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다. 높이에서 밀리지 않는 이들 덕분에 파생되는 공격이 많고, (김)주성이의 출전시간도 조절해줄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4라운드가 시작할 때만 해도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라고 말했지만, 울산 모비스는 여전히 강했다. 6승 3패로 선전, 단독 선두를 지켰다. 특히 함지훈(29분 54초), 아이라 클라크(28분 32초), 커스버트 빅터(28분 37초)의 4라운드 평균 출전시간이 고른 게 눈에 띈다.
4라운드 초반만 해도 함지훈, 클라크, 빅터는 동선이 겹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함께 뛸 때 이와 같은 고민을 겪었던 함지훈은 자신이 외곽공격의 빈도를 높이며 외국선수들과 공존했다. 실제 함지훈의 3점슛 시도 개수(0.4개→0.7개→1.1개→1.3개)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함지훈은 “내가 슛을 안 던지면 팀 공격이 정체된다”라며 스타일에 변화를 준 이유에 대해 전했다. 유재학 감독 역시 경우에 따라 안드레 에밋(KCC) 등 테크니션까지 수비하는 함지훈에 대해 만족감을 전했다. “수비할 때 움직임이 적은 게 페이크에 속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더라(웃음)”라는 농담과 함께 말이다.
삼성의 ‘에릭 와이즈 효과’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삼성이 한 라운드에 6승 이상을 따낸 건 2013-2014시즌 2라운드(7승 2패) 이후 이번이 처음이지만, 오히려 득실점 마진은 -1.9점이었다. 접전 끝에 따낸 승리보다 큰 점수 차 패배가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은 4라운드에 패한 3경기 모두 10점차 이상 뒤처졌고, 이 가운데에는 30점차 패배(vs 케이티, 61-91)도 있었다. 삼성 전력은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상민 삼성 감독 역시 “외국선수 출전 쿼터 확대가 우리 팀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론 하워드는 언더사이즈 빅맨 수비가 안 돼 와이즈를 데려왔지만, 우리 팀에는 이미 문태영과 김준일이 있기 때문이다. 라틀리프의 체력이 좋은 편이라 1명 출전할 때가 가장 좋았다”라며 선전 속에 남았던 아쉬움을 전했다.
KCC,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
SK(5승 4패), LG(5승 4패), KCC(5승 4패)
SK는 4라운드를 애타게 기다린 팀 가운데 하나였다. 애초 데이비드 사이먼과 드워릭 스펜서를 선발할 때 기대한 내·외곽 균형이 맞춰질 수 있는 기회인데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김민수까지 돌아왔기 때문이다.
SK는 기대대로 4라운드 들어 반격에 나섰다. 외국선수 수비가 가능한 김민수 덕분에 스펜서는 본연의 임무인 외곽공격에 치중할 수 있었다. 스펜서는 4라운드에 평균 16.7득점을 올렸는데, 이는 사이먼이 오랫동안 결장해 홀로 버틴 2라운드(21.5득점)를 제외하면 자신의 라운드별 득점 가운데 최다기록이다. 특히 2쿼터에 평균 8득점을 집중시켰다.
“뒷심이 생겼다”라며 4라운드에 대한 만족감을 전한 문경은 SK 감독은 “곧 제대하는 (변)기훈이가 스펜서와 역할이 겹치는 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상황에 따라 3가드도 기용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창원 LG도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지만, 4라운드 들어 달라진 면모로 ‘고춧가루부대’가 됐다. 3라운드까지 번번이 라운드 2승에 그쳤지만, 4라운드에는 5승을 챙긴 것.
트로이 길렌워터가 9경기 가운데 30+득점 4회, 20+득점 8회의 폭발력을 뽐낸 가운데 샤크 맥키식도 리그 적응을 마쳤다. 샤크는 언더사이즈 빅맨과의 매치업에서 기동력, 3점슛 등 자신만의 장점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김진 LG 감독은 “외국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경기 자체는 더 활발해졌다. 다만, 샤크는 경험부족 탓에 기복을 보이는 모습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전주 KCC는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가 됐다. 트레이드 후 첫 2경기 모두 패했지만, 이후 안드레 에밋, 허버트 힐의 역할분담이 원활히 이뤄지며 최근 6경기 가운데 5승을 따냈다. 특히 에밋의 4라운드 기록은 평균 30.4득점 3점슛 2.1개 7리바운드 3.4어시스트 1.1스틸에 달한다.
추승균 감독은 “테크니션 4명보다는 묵직한 선수가 필요했는데, 힐이 무난히 적응했다. 이제 힐이 골밑에서 슛할 때 블록할 선수는 거의 없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KCC와 맞대결에서 패한 A팀 포워드 역시 “높이가 더 좋아졌다. 우리 팀 스윙맨들이 공략하는 게 쉽지 않았다. 4라운드 경기력만 놓고 보면 KCC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며 혀를 내둘렀다.
포웰 효과, ‘신기루’였나?
오리온(4승 5패), KGC인삼공사(3승 6패), 전자랜드(2승 7패), 케이티(2승 7패)
인천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을 영입한 후 첫 2경기 모두 이길 때만 해도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듯했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처럼 6연패 늪에 빠졌고, LG와 공동 최하위로 4라운드를 마쳤다.
최근 포웰의 무리한 슛 시도가 늘어난 것도 부진의 요인 가운데 하나지만, 전자랜드는 사실 팀 전력의 한계 탓에 치고 올라갈 힘도 부족하다. 외국선수들 모두 빅맨이 아니고, 고양 오리온처럼 토종 빅맨 라인업이 탄탄한 편도 아니다.
유도훈 감독 역시 “포웰에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부산 케이티의 4라운드 부진은 시즌 초반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코트니 심스,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케이티는 SK와 더불어 4라운드를 가장 기대하는 팀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블레이클리의 장단점이 극명한 데다, 심스의 높이도 극대화되지 않으며 케이티는 중위권 순위경쟁에서 멀어지게 됐다. 2승은 케이티의 올 시즌 한 라운드 최저승이다.
오리온(4승 5패)과 안양 KGC인삼공사(3승 6패)도 4라운드 5할 미만 승률에 그쳤지만, 이들의 경우는 평가를 유보할 필요가 있다.
오리온은 주득점원 애런 헤인즈가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첫 경기에서 다시 다치며 이탈했다. 정규리그 막바지에나 복귀할 전망이어서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하다. KGC인삼공사 역시 찰스 로드가 갑작스레 미국에 다녀온 탓에 4경기를 마리오 리틀만으로 버텼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2~3쿼터 경기력이 안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로드의 공백이 있었다”라고 4라운드를 돌아봤다. 김승기 감독은 이어 “2쿼터 외국선수 2명 출전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무래도 국내선수 자원이 좋은 팀이 불리하다. 전력이 안 좋은 팀은 외국선수로 이를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 사진 유용우,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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