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구도를 위협할 팀은 중앙대로 꼽혔다. 실제로 중앙대는 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에게 승리를 거뒀다.
한 시즌 기준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에게 승리를 거둔 건 2013년 경희대 이후 11년 만에 중앙대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중앙대는 오히려 다른 팀들에게 일격을 당해 5위(9승 5패)에 머물렀다.
오히려 건국대가 고려대와 연세대 다음인 3위를 차지했다. 건국대는 고려대에게 2번, 연세대에게 1번 졌을 뿐 다른 팀들에겐 모두 승리를 거뒀다.
3위는 2010년 출범한 대학농구리그에서 건국대의 최고 성적이다. 승률 78.6%(11승 3패) 역시 처음으로 70%를 넘긴 최고다.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10년 만에 4강에 진출했고,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런 기세를 이어나가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에서는 2022년에 이어 또 한 번 더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우승을 놓고 맞붙은 고려대와 챔프전에서는 3쿼터 한 때 52-40으로 앞서 챔피언 등극까지 꿈을 꿨지만, 뒷심에서 밀려 70-79로 졌다.
고려대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건국대에게 2024년은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건국대를 이끄는 황준삼 감독 곁에서 17년째 보좌하고 있는 문혁주 코치와 건국대의 2024년을 한 번 되돌아봤다.
올해 시작할 때 목표를 다 이뤘다.
처음 동계훈련을 시작할 때 선수들과 미팅 시간에서 ‘우리가 지난해보다 강하다’고 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 (챔프전에 진출했던) 재작년보다 강하다. 작년에는 (슈터였던) 백지웅의 공백이 크지 않다고 여겼는데 그게 의외로 컸다. 2023년 건국대는 3점슛 꼴찌 팀이다(웃음). 백경이 입학하고, 김도연과 이주석이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훈련을 하니까 (골밑을 지킨) 최승빈의 빈 자리가 크지 않았다. 최승빈의 역할을 전기현이 해줬다.
선수들과 약속을 한 게 ‘너희가 정말 선생님 말을 듣고 따라주면 정규리그 3위를 목표로 하고, 플레이오프는 나중에 생각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정규리그 3위를 했다. MBC배에서도 3위를 하고, 종별선수권을 우승하고, (대학농구리그) 챔프전까지 갔다. 건국대 입장에서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웃음).
시즌 개막 전에는 고려대와 연세대에 이어 중앙대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3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우리 팀 선수마다 개성이 너무 뚜렷하니까 그걸 조절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잘 조절했다. 3위를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건 다른 팀에 비해 큰 부상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처음엔 생각했다. 1년 동안 팀을 유지할 때 주전 한 명이 부상을 당하면 다른 선수가 무리를 해서 다른 선수까지 다친다. 건국대는 그게 없어서 3위를 할 수 있었다고 인터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 되돌아보니까 우리도 부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팀이었다. 조환희가 (무릎) 수술 때문에 동계훈련을 하루도 하지 못하고 일주일 정도 훈련한 뒤 대학리그에 들어갔다. 기록도 세웠다. (명지대와 개막전에서) 2점슛을 15개 던져 하나도 못 넣었는데 더블더블(12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스틸, 3점슛과 자유투로 12점 올림)을 했다.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리그 막판에는 엄청 고생했다.
종별 이후 프로 구단과 연습경기가 많이 잡혀 있었는데 환희가 발목을 좋지 않아서 뛸 수 없었다. 여찬형이 어느 정도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프로와 연습경기 때 제몫을 못 했다. 김준영이 혼자서 고군분투했는데 그 때 실력이 일취월장한 게 큰 힘이었다. (가드 중에서) 환희가 1옵션이고 준영이가 2옵션 역할을 했는데 준영이가 메인 가드를 하니까 프레디에게 패스 넣는 것도 더 터득하고, 픽앤롤과 슛 쏘는 것까지 확 실력이 늘었다. 그러면서 무리가 되어서 준영이도 햄스트링이 찢어졌다.
그 때 또 프레디가 피로골절 기미가 있었다. 그걸 또 조절한다고 운동을 시킬 수 없었다. 플레이오프 전에는 백경도 햄스트링이 찢어졌다. 그런 가운데 한 달 이상 트랩 디펜스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엄청 노력을 많이 했다. 시즌이 뒤로 가면 갈수록 부상 선수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요즘 선수들은 조금만 아파도 ‘쉬겠습니다’라고 하는데 참아가면서 으샤으샤해서 결과적으로 좋아지고,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

포지션 압박감이 있었다. 갑자기 볼 핸들링을 했다. 조환희와 김준영이 있는데 백경까지 볼 핸들링을 하니까 3명이 백코트에서 넘어왔다. 건국대는 조환희라는 단 한 명의 선수 때문에 상대팀에서 프레스를 붙는 걸 꺼리는 팀이다. 그런데 백경까지 올라가서 그 공간을 잡아버리니 두 명(조환희와 김준영)의 장점까지 죽어버렸다.
그걸 어려워해서 상담을 많이 했다. ‘프로에 가기 위해서 2번(슈팅가드)을 봐야 하고, 픽앤롤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나도 안다, 그런데 네가 몸이 안 되고, 실력이 안 되는데 실전에서 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아니다. 연습을 해라’고 했는데 연습도 안 했다. ‘연습을 하면 도와주겠다. 대신 올해는 넌 던져라. 우리는 볼 핸들러가 2명이 있고, 이들은 대학에서 상위급 수준이라서 네 도움은 필요 없다. 네가 코트에서 뛰면서 경험을 쌓고, 수비도 잘 한다면 그 다음부터 하면 되지 않냐’고, ‘1학년이 왜 조급하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받아들였다.
원래 위치인 슈터로 코트를 오갔다. 또 우리 팀에 최고의 스크리너(프레디)가 있다. 그러면서 좋은 기회가 났다. 배짱도 있는 선수이고, 오히려 안 던지면 뭐라고 하니까 3점슛을 던졌다. 본연의 위치에서 뛰니까 자신의 플레이가 나오고,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 그 때가 MBC배였다. MBC배 가기 전에 3점슛이 너무 좋았다. ‘이번에 좀 하겠는데’라고 예상했다. 또 그 때 운동을 많이 해서 7kg 정도 몸무게를 뺐다.
학기 중에는 수업을 들어야 하니까 운동 시간이 2시간 밖에 없어서 다른 걸 시킬 수가 없다. (여름방학부터) 운동량이 많아지고, 본연의 정체성을 찾으니까 잘 풀렸다. 플레이가 되니까 흥이 나서 수비도 해줬다. 그게 백경이었다. 그 느낌을 알게 되었다. 백경은 프로 진출할 때 픽앤롤을 할 수 있는 슈터로 만들어주려고 한다.

그 때는 9월 첫 주(9월 1일)에 경기를 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기 시작하자마자 플레이오프가 진행되었다. 종별선수권부터 프로와 연습경기까지 모든 초점을 연세대의 유기상, 신동혁 두 명에게 맞췄다. 우리끼리 연습을 할 때도 조끼를 입혀서 유기상이라고 여기며 무수한 연습을 했고, 프로와 연습경기를 해도 프로 상대팀의 에이스를 유기상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건방진 소리지만, 프로팀을 연세대라고 생각하고 한 달 동안 죽으라고 연습했다.
(연세대와 8강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에 시작할 때 끌려갔다. 그 때 선수들에게 ‘왜 내 말을 듣지 않냐, 왜 연습한 걸 안 하냐’고 했는데 연습한 게 통하면서 선수들이 ‘되네, 되네, 되네’ 하다가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그 때는 결승을 간다는 것보다는 연세대를 잡자는 거였다.
올해는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기 전에 선수들이 경희대를 무시하는 걸로 느껴졌다. 무조건 (4강에서) 연세대와 경기를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할 때 경희대와 경기가 고비다. 만약 경희대를 이기면 연세대는 내가 한 달 동안 너희를 생각하며 준비한 게 있으니까 믿으라’고 했다. 대신 ‘우리는 더 높은 곳을 생각하고 결승에 갈 수 있다’고 여기면서 준비했다.
솔직하게 모든 운이 우리에게 따랐다. 최형찬이 (한양대와 8강에서) 퇴장으로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김승우가 갑자기 그날 경기 전에 몸을 풀지 않았다. 최고 고민이 김승우였는데 뛰지 않아서 ‘이번이 기회다, 모든 운이 우리에게 오는구나’ 싶었다. 2022년 챔프전에 갔을 때는 ‘연세대만 보는 플레이오프’였고, 올해는 ‘조환희가 있을 때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플레이오프는 지금’이라며 도전 자체가 달랐다.
연세대에게 이긴 2년 전과 올해 기분은?
되게 좋았다. 살짝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났다, 진짜. 그래도 강팀을 이겼다.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를 얻었다. 2년 전에는 연세대를 이겨서 4강을 준비해야 했다. 우리가 연세대를 이기는 바람에 3위 경희대와 6위 동국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이긴 뒤 바로 챔프전이었다. 눈물이 살짝 났다. (챔피언에 오를) 기회라고 여기고, 선수단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솔직히 (고려대를) 이기러 갔다. 지금이 아니면 이기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갔는데 조금 더 준비를 했다면 좋았을 거다.

선수들이 울었다. 고려대에게 지니까 자기들이 아쉬워서 운 거다. 사람들은 고려대에게 지니까 ‘당연히 졌네’하는데 선수들은 아까운 거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본다. 내가 플랜B까지 준비를 했는데 플랜C도 준비를 했어야 한다. 나도 경험을 얻은 대회였다. 문유현 수비 방법을 플랜C, 나아가 플랜D까지 준비할 걸 싶었다. 문유현이 그만큼 좋은 선수였다. 그게 제일 아쉬웠다.
고려대를 만나면 고전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챔프전에서는 이길 수도 있었다.
단기간에 고려대를 이기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상명대의 수비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정기전에서 연세대가 문유현에게 최형찬을 박스앤드원으로 붙였다. 나도 그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유현에게 박스앤드원으로 붙을 선수가 없었다. 그 스피드를 갖춘 선수가 없다. 조환희가 그렇게 수비를 하면 체력에서 힘들어진다.
환희가 정말 대단한 게 동계훈련을 한 번도 안 하고, 조금 훈련할 만하면 발목을 다쳐서 나가서 한 달 쉬고, 복귀한 뒤 (눈 밑) 골절 부상을 당했다. 환희도 그렇게 훈련을 못 했는데도 그렇게 뛰어다니는 걸 보면 타고 난 거다. 그래서 고맙다. 이번에도 이주영과 문유현을 자신이 막겠다고 했는데 체력의 한계가 고려대와 챔프전 전반까지였다. 3쿼터부터 확 떨어졌다.
환희에게 ‘블록을 당해도 되니까 돌파를 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체력이 떨어진 거다. 환희가 힘들어도 코트에 있는 게 나았다. 혈기왕성한 식스맨을 넣는 것보다 환희가 나아서 ‘네가 뛰어라, 뚫리면 뒤에서 메운다’고 했다.

프레디에게는 챔프전이 끝난 뒤 되게 뭐라고 했다. 진짜 많이 혼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기량이 늘지 않았다. 지난해 했던 게 기본이고, 이번에 더 늘었어야 하는데, 3학년이 되니까 운동을 할 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내년에는 더할 거다.
그래서 장문의 메시지를 썼다. ‘이번에 챔프전을 하면서 프레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나? 단 한 번 도 없다. 왜? 너는 실력이 늘지 않았고, 그만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희대와 경기에서도 더블더블(15점 16리바운드), 연세대와 경기에서는 나중에 흥이 나서 20-10(21점 14리바운드)을 기록했다. 프레디가 30점 이상 넣었다면 박수를 치고 잘 했다고 했을 건데 별 두드러진 활약이 아니었다. 그래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훈련을 하면 안 된다. 큰일 난다’고 했더니 ‘열심히 하겠다’고 답이 왔다.
올해도 최대 가용인원을 쓴 게 8명이다. 올해도 8~9명으로 만드는 걸 첫 번째로 가려고 한다. 기량 좋은 신입생들이 올 걸로 예상된다. 내년 시작할 때 조환희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가장 먼저 나올 화두다. 합격자 발표가 나서 입학 예정자가 있는데, 조환희도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뛰었기에, 그런 역할을 신입생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국대가 내년까지는 프레디가 있어서 약팀은 아니라 강팀이다. 준영이가 리더로 큰 역할을 하겠지만, 준영이를 보조할 가드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아기자기한 농구를 좋아한다. 우리 학교는 가드들이 많이 성장한다. 픽앤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년에 조환희의 공백, 어느 정도 있겠지만, 메울 수 있을 거다. 또 준영이가 성장을 할 거다.
내년 목표도 이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면 4강이다. 다른 팀의 선수들도 성장을 하겠지만, 4학년이 되는 프레디도 성장을 한다. 다른 팀의 선수가 성장하면 우리 팀 선수도 성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년 365일 새벽훈련을 하니까 저 선수들(전기현, 이주석)의 기량이 늘었다. 전기현이 경기 끝나고 울었다. (고려대와 챔프전에서) 70-72에서 자신에게 오는 볼을 잡아서 가드에게 연결했으면 속공으로 동점이 되었을 거다. (그걸 놓친) 자기 때문에 졌다며 경기 끝나고 울더라. 그런 장면 때문에 운다면 성장을 하는 거다.
환희가 나에게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 하길래 ‘최고의 선수도 좋지만, 최고의 선수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좋다. 보통 지도자는 나와 같은 마음일 거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요즘 선수들에게 최고의 선수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좋다고 한다. 말로는 한다고 하지만, 행동을 하지 않는 선수는 싫다. 건국대에 왔다는 것 자체가 다른 선수보다 월등히 실력이 뛰어나서 온 건 아니다. 배우고 싶어서, 뛰고 싶어서 왔기에 그에 맞춰서 성장을 시켜주는 거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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