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동 충전! 운명아 비켜라! 전자랜드의 LAST DANCE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4 04: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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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프로 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하다. 자본을 중심으로 한 그들의 세상에서 경쟁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인천 전자랜드는 오랜 시간 KBL에서 ‘언더독의 역사’를 써왔지만 2020-2021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이별을 예고했다. 전자랜드란 이름으로 마지막 출전이 될 이번 시즌이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전자랜드는 마지막 코트의 마지막 승부에서 어떤 스토리를 남길까. 그들은 전자랜드만의 LAST DANCE를 준비하고 있다.

※ 본 기사는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8월 20일, 그날의 선택
전자랜드는 KBL 코트에서 항상 언더독으로 살았다. 외적인 부분보다 내적인 부분이 그들의 팀 컬러를 정했다. 대기업이 주름잡고 있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전자랜드는 중견기업으로서 항상 제자리를 지켜왔다. 온갖 위기설이 나와도 구단 운영을 포기하지 않았다. 매 시즌 전자랜드는 약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그렇지 않았다. 2010-2011시즌에는 서장훈, 문태종, 허버트 힐을 앞세워 정규리그 2위에 올랐고,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우승후보 SK를 꺾고 동부(현 DB)를 침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2018-2019시즌에는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판타스틱4로 불린 현대모비스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다. 그들은 외부의 불편한 시선 속에서도 자신들의 위치를 지켜냈다.

매해 타구단에 비해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란 평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버텨왔다. 2020년 8월 19일까지는 말이다. 8월 20일, 전자랜드는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제26기 1차 임시총회에서 2020-2021시즌까지만 구단 운영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어떻게든 버텨왔던 전자랜드가 결국 백기를 든 날이었다. 2003년 8월, 인천 SK를 인수하며 KBL 무대에 뛰어들었던 그들이 이별을 알린 것. 과거에도 두 차례나 매각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분명 있었을 터. 여러 문제가 겹친 전자랜드는 진짜 마지막을 알리고 말았다.

긍정의 선수단, “마지막 1년 아니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언론을 통해 소식이 전해지기 전, 유도훈 감독이 소집한 긴급 미팅에서 구단의 예고한 운명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자신들의 일터가 곧 사라진다는 사실에 고개를 쉽게 끄덕일 사람은 없다. 그들이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나설 시간이 단 한 시즌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에 베테랑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영삼을 중심으로 박찬희, 차바위 등 오랜 시간 전자랜드를 지켜온 선수들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들 역시 힘든 상황이었으나 자신들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형님 리더십으로 어린 선수들을 바로잡았다.

정영삼은 “전자랜드라는 팀에만 무려 13년을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항상 좋게 마무리가 됐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하기는 했다. 하지만 나보다는 어린 선수들이 더 걱정이었다. 그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바로 잡아주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찬희 역시 “처음에는 다들 당황했다. 근데 어떤 사람이든 똑같을 것 같다.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프로 생활을 한 베테랑들보다는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걱정이기는 했다. 다행히 지금 보면 운동에 전념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나이만 어리지 다들 성숙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차바위는 “이번 1년이 모든 선수들의 마지막 1년은 아니다. 그건 나이가 많건 적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유도훈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셨기 때문에 잘 이겨낼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젊은 선수들은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낙현은 “당황스럽기는 했다. 농구를 하면서 이런 일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쉽게 적응하기는 어려웠다. 전자랜드에서 은퇴할 때까지 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다가는 시즌 준비마저 방해될 것 같아 금세 잊으려 했다. 우리는 프로 선수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농구는 내가 하는 것이다. 다행히 형들이 많은 도움을 주는 만큼 힘이 난다”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대헌도 자신의 체구처럼 단단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놀라기는 했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나보다는 전자랜드에 오래 있었던 형들이 더 힘들지 않았을까. 나는 그저 주어진 상황 속에서 묵묵히 운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한 전현우도 “많은 생각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만 하는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잡생각을 잊는 데는 운동이 최고다”라며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어쩌면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힘든 건 유도훈 감독이 아닐까. 전자랜드에서만 10년을 지낸 그는 그저 2020-2021시즌의 성공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리라. 하지만 유도훈 감독은 자신만을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든든한 소나무처럼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늘 빗나간 전망, 2020-2021시즌 전자랜드는?

전자랜드는 이제껏 매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그로 인해 저평가했던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은 자주 빗나갔다. 다가오는 2020-2021시즌도 마찬가지다. 강상재, 박봉진의 상무 입대, 김지완의 이적 등 전력 누수가 크다. 샐러리 캡마저 역대 3번째로 적게 채우며 우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럼에도 유도훈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단 한번도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강)상재, (박)봉진이가 상무로 떠났고 (김)지완이가 KCC로 이적했다. 전력 누수가 큰 편이며 특히 높이가 많이 낮아졌다. 그래서 헨리 심스, 에릭 탐슨 등 골밑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빅맨들을 영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운동량이 적은 만큼 몸 상태는 5~60% 정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센스가 좋다. 몸 상태만 좋아진다면 기대했던 것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는 변하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새 시즌 플랜을 전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내부 상황과는 별개로 그들은 성공적인 새 시즌을 위한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정영삼은 “후배 선수들이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외국선수들은 자가 격리 기간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홈 트레이닝을 통해 아예 쉰 것 같지는 않더라. 처음 손발을 맞춰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걸 느끼고 있다. 비시즌에 치른 연습경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건 본 시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찬희 역시 “가진 역량을 모두 보이기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 큰 부상은 없는데 몸 상태가 늦게 올라오는 느낌은 있더라. 이렇게 나이를 먹는 건지도 모르겠다(웃음). 그래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운동하고 있다. 전력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가드 김낙현은 전자랜드에서 프로 데뷔 후 식스맨상,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KBL 미래 스타로 자리 잡았다. 김낙현은 올 시즌 더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매 시즌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특별히 안 좋은 곳도 없고 주어진 일정을 전부 소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조금 문제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보다 더 좋아질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렇게 될 거라고 자신한다.” 김낙현의 말이다. 차바위와 이대헌도 김낙현과 같은 입장이다. 팀 주축 선수로 성장한 전현우는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된 전현우를 보여주고 싶다. 머리 스타일도 바꾼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코트에 설 생각이다. 아직은 기대받는 선수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열심히 해서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정효근이 제대 후 돌아올 전자랜드는 2020-2021시즌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에선 결코 좋지 못한 점수를 받고 있지만 그들은 항상 저평가를 받아왔고 또 이겨냈다. 이번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왜? 전자랜드는 전과 다름없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헌 사무국장 “프런트 할 일 달라지지 않았다”
전자랜드 구단 프런트 역시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2020-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세웠던 계획을 모두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단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해내고 있었다. 20년 넘게 인천, 그리고 전자랜드를 지켜온 김성헌 사무국장은 “상황이 이렇다고 하더라도 특별하게 무언가가 달라진 것은 없다. 기업 내부에서도 별도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고 또 지원에 대한 부분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그저 선수단이 새 시즌을 위해 부족함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소 아쉬운 건 해외 전지훈련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추가로 계획했던 전주 합동 전지훈련이 무산됐다는 점이다. KBL 컵대회가 군산에서 치러진 만큼 같은 지역에서 오래 상주하는 데 대한 위험이 큰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김성헌 국장은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존재했기에 기존계획을 모두 진행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 KBL 컵대회가 수도권이 아닌 군산에서 열리는 만큼 전주 합동 전지훈련 역시 무산됐다. 아쉬운 입장도 있지만 틀린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도 김성헌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전자랜드 프런트는 선수단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2020-2021시즌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김성헌 국장은 “구단 운영에 있어 가성비를 따지는 경우는 있으나 선수단 지원에 있어서는 부족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이 있다. 제때 시즌이 열리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외부 변수를 떠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마지막이라는 마음보다 그저 평소와 같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프런트는 9월 11일 예정된 프로필 촬영에 앞서 선수단의 정장 촬영을 기획했다. 김지현 주임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정장 촬영은 유도훈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의 호평을 받았다. 매번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찍는 것이 아닌 정장 촬영을 통해 추억을 쌓았다는 점에서 전자랜드 프런트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지현 주임은 “생각보다 사진이 잘 나와 다행이다. 유도훈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사진이 너무 멋있게 잘 나와서 추가 촬영까지 계획하고 있다”라며 웃음 지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은 “뜻깊은 시간이 됐다. 1년에 정장을 입을 일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모든 사람들과 함께 좋은 순간을 보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의미 있는 일이며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프런트가 있기에 전자랜드의 2020-2021시즌 준비는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때 진정 아름다운 것이 바로 프런트 역할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들의 노고를 많은 이들이 알아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전자랜드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전자랜드는 감독 및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이 공존한 곳이다. 일반인이라면 섭섭한 감정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사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감독대행, 그리고 감독까지 10년의 세월 동안 전자랜드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유도훈 감독의 감정은 특별했다.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내게 있어 굉장히 고마운 곳이었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 곳이다. 먼저 전자랜드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 좋은 세월을 보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려 했고 또 성과를 냈다. 그러나 죄송스러운 마음도 분명히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영원한 캡틴 정영삼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기업의 크기에 비해 전자랜드 회장님께서 농구를 위해 헌신적으로 지원해주셨다. 한 명의 농구인으로서 정말 감사하다. 섭섭한 마음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지금까지 잘 이끌어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 프로 선수로서 부족함 없이 긴 시즌을 보냈다. 농구 발전을 위해 많은 부분을 희생하셨는데 그런 마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사실 전자랜드는 나의 집과도 같은 곳이다. 두 번의 FA를 보냈을 정도로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운동에 지치고 힘들 때 집에 가면 아내와 아이가 있어 편한 것처럼 전자랜드 역시 집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함께한 시간은 정말 행복했고 아름다웠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영삼과 함께 인천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차바위 역시 비슷한 감정을 나타냈다. “전자랜드는 내게 있어 항상 고마운 존재였고 쉼터였다.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나의 농구 인생에서 전자랜드에 지명되어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갔다는 건 평생 잊지 못할 일일 것 같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 그에 걸맞은 보답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나는 전자랜드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곳에서 많은 부분을 배웠다.”

차바위처럼 전자랜드에 지명되어 뛰고 있는 김낙현, 전현우는 농구 인생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행운이라고 언급했다. 그들에게 전자랜드는 프로 세계에서의 첫 경험이었기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낸 팀이 됐다. 김낙현은 “고려대에 진학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면 두 번째로는 전자랜드에 지명되어 지금껏 뛰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유도훈 감독님, 그리고 지금 선수들과 함께한 시간은 가장 행복한 때로 기억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현우도 “농구를 시작하면서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곳이 전자랜드였고 또 이곳에서 정말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농구 선수로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으며 또 성장해 나가고 있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지만 지금의 시간이 헛되게 흘러가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LAST DANCE 이후 그들의 바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이 순간만큼은 꼭 흘러가지 않았으면 하는 때가 있다. 어쩌면 2020-2021시즌을 앞둔 전자랜드 선수단이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는 그들에게 이별의 순간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전자랜드는 행복한 결과를 위해 모두가 단단한 각오를 다졌다. 전자랜드 선수단이 바라는 2020-2021시즌 이후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정영삼은 “아마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일 것 같다. 2020-2021시즌을 잘 마무리한 뒤 새로운 기업과 함께 지금의 인생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사실 지금의 프로농구가 넉넉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우리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래서 2020-2021시즌이 너무도 중요하다”라고 바랐다. 박찬희도 “지금 있는 모든 선수들과 앞으로도 계속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너무 당연한 바람인 것 같다. 이별이란 것이 그리 좋지는 않으니까”라며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당장 바로 앞에 놓인 일을 예측할 수 없듯이 아직 2020-2021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은 현시점에서 미래를 예상한다는 건 다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차바위나 이대헌, 김낙현, 전현우 등 대부분의 선수들은 조심스러우면서도 행복한 미래를 기대했다. 정영삼, 박찬희와 마찬가지로 2020-2021시즌 종료 이후 모두가 다시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결말을 말이다. 마치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아 행복한 미래를 기대하게 한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생각나는 것은 우연일까.

김성헌 사무국장은 “올해 내로 좋은 소식이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아직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지만 내년 이후로 넘어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간이 길어지면 모두가 불안해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정적인 요소가 더욱 부각 되지 않을까. 미래를 쉽게 예상할 수는 없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1997년 출범한 KBL은 1997-1998시즌부터 10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왔다. 20여 년 역사 속에 여러 위기가 찾아왔지만 매번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KBL은 전자랜드를 제외한 9개 구단과 머리를 맞대고 현재 위기를 극복해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상황의 악화로 인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자랜드가 올 시즌 코트에서 감동적인 투혼을 발휘하고, 농구계의 대응이 어우러진다면 활로를 찾을 수도 있다. 위기는 극복하라고 있는 단어에 불과하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한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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