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좋은 팀은 말하고, 손을 맞댄다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6 01: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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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손대범] 농구 경기는 분위기와 흐름을 많이 타는 종목이다. 코트 위 5명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른 팀은 상대하기 까다롭다.

그런데 그 에너지는 감독이 외치고, 칠판에 적어둔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코트 위에서든 밖에서든 서로 독려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끌어줄 수 있는 선수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접촉이 필요하다.

‘선수’ 스티브 내쉬(Steve Nash)는 정말 훌륭한 리더였다. 볼을 적극적으로 공유했고 계속 하이파이브, 피스트 범프(fist bump) 등의 행위로 분위기를 띄웠다.

케빈 가넷(Kevin Garnett)은 트래시토커로 악명이 높았지만, 자기 식구들에게는 적극적이었다. 자유투가 발생했을 때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손을 잡아주고 엉덩이를 쳐주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팀에 큰 에너지를 더해준다. 가넷을 지켜본 누군가는 '그 짧은 몇 초 동안에도 몇 번이나 행동으로 동료들을 독려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경기 중 신체 접촉의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드래곤볼>처럼 손에 손잡고 기(氣)를 나눠주는 것과는 다른 의미겠지만, 적절한 순간의 하이파이브, 피스트 범프 한번이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마이클 크라우스는 “농구팀은 접촉의 언어(language of touch)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라우스의 연구팀은 NBA 30개 팀의 경기를 모두 분석했다. 경기를 보면서 체스트 범프, 포옹, 팀 허들 등의 횟수를 기록했는데, 성적이 좋은 팀일수록 이런 행동이 많이 발견된다고 했다.

한 연구는 NBA 48분 경기에서 평균적으로 서로 터치하고 교감을 나누는 시간은 길어야 90초 정도라고 말한다. 위에서 언급한 그 행동이 이뤄지는 그 짧은 90초가 경기, 더 나아가 시즌과 대회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농구 퍼포먼스 코치 앨런 스테인 주니어(Alan Stein Jr.)는 '스티브 내쉬와 하이파이브의 힘’이라는 기고문에서 "피닉스 선즈는 전담 인턴을 고용해 내쉬의 한 경기 '신체 접촉' 횟수를 기록했는데, 기록이 이뤄진 첫 날 내쉬가 기록한 접촉 횟수는 무려 239회로 팀에서 가장 많았다. 내쉬는 어시스트뿐 아니라 감정적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팀 동료이자 사람이었다"라고 기술했다.

의 사례를 살펴보자. 헨리 애벗(Henry Abbott) 칼럼니스트는 UC 버클리 대처 켈트너(Dacher Keltner) 교수의 연구 논문을 인용했다. 켈트너 교수는 신체 접촉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승수나 득점 대신 어시스트/실책 비율과 같은 효율성 지표를 이용했다. 포인트는 선수들이 여러 방식을 통해 서로 접촉하고 함께하는 행위 자체가 서로를 인정하고(recognition) 신뢰(trust)한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스포츠 심리학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인 폴 맥카시(Paul McCarthy)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고 정의했다.

한 사람의 감정과 행동이 전염되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게 되는 현상이다. 그는 이것이 선수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코치의 바디랭귀지도 중요하다. 선수들은 코치의 말보다 바디랭귀지를 더 빨리 읽고 해석한다. 코치가 긍정적인 감정을 보일수록 선수들의 감정과 경기력도 좋아진다.

반대로 말하자면 코치, 고참 선수, 에이스 선수가 내뿜는 부정적인 기운도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안전한 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작은 성공도 함께 축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성공한 팀들은 팀 의식을 만들고 서로의 감정을 교환해왔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핸드쉐이크를 한다거나, 복도에서부터 함께 춤을 추며 입장한다거나 혹은 'What time is it?' 과 같은 사소한 한마디의 외침도 이에 속한다.

벨기에 국적의 퍼포먼스 리더십 코치인 이라이스 브라우아이스(Iraïs Browaeys)는 이를 'Team Talks'라 표현하며 파리올림픽 4강에 진출한 벨기에 여자농구대표팀의 예를 들었다.

"선수가 자유투를 던질 때마다 코트 위 모든 선수가 서로의 손을 툭툭 쳤다. 그리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이런 행동들은 전반적인 경기력에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선수들이 서로 더 많이 신체 접촉을 한 팀일수록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뿐 아니라 선수들의 이타적인 행동도 증가했다. 서로 더 많은 칭찬을 건넸고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협력했다. 단지 서로 하이파이브를 조금 더 많이 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나 브라우아이스 코치는 한 가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로 '실패'다. 선수들은 실패를 공유하며 나아간다. 그러면서 배우고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례는 아니지만 크리스티아네 뷔트너(Christiane M. Büttner) 연구진은 '인간 접촉의 힘 : 신체 접촉'은 농구 자유투 수행을 향상시킨다'라는 논문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NCAA 여자농구 60경기, 835개의 연속 자유투를 분석한 2024년 연구에서는 첫 자유투를 실패한 뒤 더 많은 동료에게 신체적 지지를 받은 선수일수록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심리학적 근거를 들어 첫 자유투 실패 후 찾아오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이 동료들의 행동을 통해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손을 맞대는 행동이 일종의 사회적 지지의 비언어적 표현으로 해석한 것이다.

좋은 팀은 성공했을 때만 손을 맞대는 것이 아니다. 동료가 실패했을 때도 가장 먼저 손을 내민다. 어쩌면 강한 팀을 만드는 에너지는 바로 그 작은 접촉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사진=점프볼 DB, NBA 코리아, 아디다스 제공 

*'워크아웃'은 농구 코치들의 리더십과 철학, 선수들의 프로 의식과 팀 정신이 빛났던 일화들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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