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또 한 명의 ‘스틸픽’이 탄생하는 것일까. 최근 브루클린 네츠의 1라운드 신인, 재럿 앨런(19, 208cm)의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2017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2순위로 브루클린에 입단한 앨런은 시즌 초반부터 벤치멤버로 활약, 팀 내에서의 입지를 조금씩 다져나가더니 결국, 주전 센터의 자리까지 꿰차는 데 성공했다. 앨런의 주전 입성이 더욱 값진 건 단순히 팀 리빌딩 정책에 따른 무혈입성이 아니라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그 자리에 올랐다는 점이다. 올 시즌 브루클린은 주전 센터 선정을 위해 앨런, 자릴 오카포(22, 211cm)와 함께 타일러 젤러(28, 213cm)를 시험대에 올렸다. 하지만 오카포와 젤러, 두 선수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최후의 승자는 이제 갓 리그에 데뷔한 앨런이 됐다. 젤러의 경우는 밀워키 벅스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팀에 합류한 단테 커닝햄(30, 203cm)과도 경쟁이 붙었지만 앨런의 입지는 굳건했다.
28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앨런은 정규리그 52경기 평균 18.5분 출장 7.8득점(FG 59.1%) 5.2리바운드 0.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앨런은 최근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11경기에선 평균 23.4분 출장 13.1득점(FG 66.7%) 7.2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케니 앳킨스 브루클린 감독도 앨런의 성장세에 대해 “인상적이다”는 말을 남김과 동시에 “남은 시즌 앨런의 성장을 위해 충분한 출전시간을 보장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밝힐 정도로, 앨런을 향한 브루클린의 신뢰는 매우 두텁다. 올 시즌 엣킨스 감독은 로테이션 운용에 다소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과감한 실험을 선보이는 등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앨런을 5번이 아닌 4번, 파워포워드 포지션에 두고 실험을 이어가기도 했다.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앨런을 보면 얼핏,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괴수, 벤 월러스가 연상된다. 앨런이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작은 신장에서 비롯되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란 후문이다. 앨런은 최근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서다. 나는 신발을 벗으면 206cm밖에 되지 않는다. 신발을 신어도 208cm를 갓 넘는다. 신장은 빅맨에게 필요한 경쟁력 중 하나다. 하지만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함으로써 신장이 211cm까지 커진다. 턱수염이 제임스 하든(HOU)의 상징인 것처럼 아프로 헤어도 나에게는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전엔 부모님도 내 헤어스타일에 반대가 심하셨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는 나를 볼 때마다 머리를 자르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이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NBA 역사상 최고의 수비형 센터 중 한 명이었던 월러스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즐겨했다. 월러스도 센터를 보기엔 작은 신장(206cm)이었다. 이에 작은 신장과 부족한 공격력을 이유로 1996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996-1997시즌, 워싱턴 블리츠(現 워싱턴 위저즈)와 계약체결에 성공, NBA 입성에 성공한 월러스는 이후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압도적인 힘을 앞세워 골밑의 수호신으로 군림했다. 4차례에 이르는 올해의 수비수 수상 경력과 5차례의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 선정 이력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또, 2003-2004시즌 파이널에선 자신보다 무려 10cm나 더 큰 샤킬 오닐을 봉쇄,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이겨내고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반지를 차지하는 등 디트로이트 왕조를 이끈 주역으로도 활약했다. 디트로이트도 이 공로를 인정, 월러스의 등번호였던 3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해 월러스와의 추억을 기리기도 했다.(*월러스는 정규리그 1,088경기에서 커리어 평균 5.7득점(FG 47.4%) 9.6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했다)
월러스와 앨런 모두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수비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속공에 능하고 외곽수비가 가능할 정도로 발이 빠르다. 더불어, 뛰어난 프로텍터라는 점도 닮았다. 올 시즌 평균 0.9개의 블록을 기록 중인 앨런은 최근 11경기에선 평균 1.2개의 블록을 기록 중이다. 긴 윙스팬이 돋보이는 앨런은 텍사스 대학시절에도 평균 1.5개의 블록을 기록하는 등 세로수비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웨이트는 아직 보완이 필요하지만 220cm가 넘는 앨런의 윙스팬을 앞세워 앨런은 브루클린의 골밑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이미 카멜로 앤써니(OKC), 마키프 모리스(WAS) 등 브루클린의 골밑을 얕보다가 앨런에게 블록슛을 얻어맞는 선수들도 여럿 나왔다.(*2017-2018시즌 등록된 재럿 앨런의 공식 체중은 106kg다. 반면, 월러스의 현역 시절 공식 체중은 109kg였다)
다만, 앨런은 월러스와 달리 준수한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다. 앨런은 빅맨임에도 부드러운 슛 터치를 갖고 있고, 슛 거리도 길다. 시도는 적지만 종종 외곽에서 찬스가 나면 3점슛을 던지곤 한다. 월러스가 커리어 평균 41.4%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앨런은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77.4%(평균 1.8개 시도)에 이를 정도 슛이란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업이 가능할 정도로 돌파력과 함께 풋워크까지 좋아 상대수비를 쉽게 벗겨내는 모습들도 자주 볼 수가 있다. 앨런은 최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경기에서 조엘 엠비드(23, 213cm)의 수비를 뚫고 여러 차례 어려운 슛들을 성공시키며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텍사스 대학시절 앨런은 NCAA 정규리그 33경기에서 평균 32.2분 출장 13.4득점(FG 56.6%) 8.4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 스펜서 딘위디(24, 198cm), 디안젤로 러셀(22, 196cm) 등 브루클린의 가드들과 선보이는 2대2 픽앤 롤 플레이도 앨런의 주된 득점루트 중 하나다. 앨런은 27일에 있었던 시카고 불스전에서 드래프트 동기인 라우리 마카넨(20, 213cm)을 상대로 호쾌한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작렬,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기도 하는 등 올 시즌 브루클린의 덩크 대부분은 앨런의 손끝에서 양산되고 있다. 대학 때부터 저돌적인 선수였던 터라 리그의 대선배들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는 것은 물론, 신인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냉철한 모습까지 보이며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 또한 앨런의 플레이에서 맛볼 수 있는 매력 중 하나. 이미 美 현지에선 앨런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대학시절부터 정평이 난 앨런의 수비도 수비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성장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브루클린은 무절제한 지명권 장사를 이어가며 뛰어난 신인들을 지명할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이는 올해 열리는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위지명권 추첨이 예상되는 브루클린의 픽은 현재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소유하고 있다. 덩달아, FA선수들까지 기피하는 팀으로 변모, 브루클린은 점점 리그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처럼 팀에 희망이 될 수 있는 앨런의 등장은 브루클린에게 있어 매우 반가운 일이다. 디안젤로 러셀, 론데 홀리스 제퍼슨(23, 201cm) 등 몇몇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은 본 것도 고무적이다. 그중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앨런은 과연 암흑기에 빠져있는 브루클린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줄 수 있을지 남은 시간 앨런의 성장세를 응원해본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NBA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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