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김주성(38, 205cm)의 은퇴투어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안양을 찾아 여섯 번째 은퇴투어를 마친 김주성은 그의 선수 인생 앨범에 소중한 추억 한 장을 끼워 넣었다.
원주 DB는 지난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5라운드 경기에서 91-93으로 석패를 당했다. 4쿼터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한 DB는 어느덧 리그 4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오랜만에 승부처에서 김주성의 관록이 또 한 번 빛났다. 마지막 안양 원정을 무사히 마친 그의 은퇴투어 현장을 살펴보자.

▶GAME STORY : 4Q에 폭발한 DB의 뒷심, 그 중심은 김주성
지난 7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부터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의 출전 시간이 더욱 줄어들 것을 알렸다. 실제로 김주성은 최근 3경기에서 4쿼터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도 경기 종료 7분 44초 전이 돼서야 김주성을 코트에서 만날 수 있었다. 김주성은 자신의 시즌 평균 출전 시간(13분 10초)보다 약 5분여가 적은 시간을 소화했지만 짧은 시간에 무려 12점을 맹폭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4쿼터에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지며 추격의 선봉장이 되었던 김주성은 야투율도 100%(2점슛 3/3, 3점슛 2/2)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52초를 남기고 김주성의 두 번째 3점슛이 터지면서 DB는 KGC인삼공사를 단 두 점차로 압박했다. 아쉽게도 경기 종료 직전 디온테 버튼의 3점슛 시도가 림을 외면하며 역전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팀에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레전드의 품격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값진 경기였다.

▶KGC인삼공사’s PRESENT : 언제나 효심 가득했던 ‘아들’ 김주성
이날 경기에 앞서서도 김주성의 은퇴투어를 축하하기 위해 KGC인삼공사는 기념식을 준비했다. 기념식은 김주성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이과 함께 시작했다. 이어 김주성과 KGC인심공사 조성인 단장이 각각 은퇴기념 유니폼과 기념 퍼즐액자를 서로에게 전달했다. 김주성이 건네받은 퍼즐 액자에는 그가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뛰었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이후 경기장에는 또 하나의 영상이 재생됐다. 바로 과거 김주성이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출연했던 CF의 한 장면이었다. KGC인삼공사는 ‘선수’ 김주성뿐만 아니라 자타공인 효심 가득한 ‘아들’ 김주성의 앞날을 축하했다. 그리고 김주성의 가족들을 위해 KGC인삼공사 주장 양희종이 대표로 건강식품을 선물하며 소중한 시간을 뜻 깊게 채웠다.
안양에서도 의미 있는 선물을 건네받은 김주성은 “먼저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KGC인삼공사 구단에게 감사드리고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안양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텐데 앞으로도 KGC인삼공사도 프로농구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LEGEND's MEMORY : ‘기쁨과 아쉬움’, 그에게 안양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프로농구에 수많은 족적을 남긴 김주성은 대체적으로 좋은 기억이 더 많은 선수다. 때문에 그의 은퇴투어를 함께하면서 그가 써내려간 대기록들을 함께 되짚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한 안양실내체육관은 썩 그렇지 못했다. 좋은 기억만큼이나 아쉬운 기억도 많이 남았던 곳이 바로 안양이었다. 김주성은 안양에서 무려 21번의 패배를 맛봤다.
은퇴투어를 앞두고 만난 김주성에게 안양 원정에 대한 이미지를 묻자 그는 “힘들었다”라는 말을 건넸다. “안양 원정이 데뷔 초창기부터 유독 힘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왠지 여기 오면 몸이 무겁긴 하더라(웃음). 나뿐만 아니라 왠지 팀원들이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주성이 기억하는 안양에 대한 아쉬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바로 많은 이들이 원주 우승 적기라고 판단했던 2011-2012시즌, 김주성은 또 하나의 아쉬움을 삼켰다. 6시즌 만에 정규리그 1,2위간에 펼쳐졌던 챔피언결정전은 김주성에게는 무려 7번째 결승 무대였다.
홈에서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한 동부(현 DB)는 1승 1패의 선방 뒤 안양으로 향했다. 동부는 안양에서 펼쳐진 3차전에서 한 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의 분위기를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적지에서 4,5차전을 내리 패배했고 홈으로 돌아와서도 2점차 석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김주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졌으니까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그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차이였던 것 같다. 워낙 변수가 많은 게 단기전이다. 체력 문제가 생기거나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가 갑자기 나오기도 한다. 패배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넘긴 뒤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았다. 챔프전 우승은 못했지만 정규리그 우승도 하고 많은 기록을 세웠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던 시즌이었다”라고 말했다.

아쉬움 가득한 안양에서의 기억이지만 역시나 수많은 대기록을 작성한 그였기에 좋은 기억도 있었다. 때는 2010년 1월 5일. 당시 안양 KT&G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떠났던 김주성은 이날 31분 1초를 소화하면서 10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그가 통산 두 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곳이 안양이었다. (김주성의 통산 트리플더블은 3회)
트리플더블은 수치상으로도 해당 선수가 그날 경기력이 매우 좋았음을 대변해주는 결과물이다. 이에 김주성은 “그날 팀 전체적으로 게임이 잘 돼서 초반부터 점수가 벌어졌었다. 경기 막판에 가보니 기록이 그렇게 돼있더라. 마지막에 벤치에서 트리플더블에 리바운드 1개가 남았다고 얘기해줬었다. 팀원들도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세울 수 있었던 기록이었다”라며 자신의 공을 당시 팀원들에게 돌렸다.
어느새 그의 은퇴투어 일정은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휴식기를 앞두고 2월에는 단 한 차례만의 은퇴투어를 남겨두고 있다. 김주성의 7번째 은퇴투어는 오는 17일 고양에서 열린다. 팀의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 김주성과 DB가 하루 빨리 반전을 거듭하고 시즌 연패는 물론 은퇴투어 연패도 탈출할 수 있을까. 그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 사진_점프볼 DB(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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