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의 THE COACH] 임근배 감독 “성적도 좋지만…좋은 스승 되고 싶다”

곽현 / 기사승인 : 2016-05-30 2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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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임근배(49) 감독은 모비스 유재학 감독 밑에서 코치로 14년을 함께 했다. 그런 그가 지난 시즌 여자농구 삼성생명 감독으로 부임한다고 했을 때 많은 기대와 우려가 함께 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려중 하나는 남자농구와 다른 여자농구 스타일에 잘 적응할 수 있느냐였다.


임근배 감독은 부임 후 차근차근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의도적으로 어린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늘리며 그들이 성장할 기회를 줬다. 팀의 미래를 위한 준비였다.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왔던 이미선이 은퇴를 하고 세대교체에 나섰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농구를 펼치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의 팀 리빌딩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비시즌 준비에 한창인 임근배 감독을 만나보았다.


▲국내선수가 주가 되는 농구
지난 비시즌부터 임근배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농구로 국내선수들이 주가 되는 농구를 꼽았다. 국내농구에서 외국선수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내선수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이는 그들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남자농구 모비스의 경우는 좀 달랐다. 외국선수들에게 올-인하기보다는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는 농구를 하고 있다. 여전히 모비스의 중심은 양동근이다.


모비스의 일원이었던 임근배 감독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외국선수의 비중이 큰 것을 무시할 수 없지만, 결코 외국선수들을 위해 국내선수들이 들러리가 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선발했던 키아 스톡스, 앰버 해리스 등도 자신들이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국내선수들의 성장과 조화가 맞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외국선수와의 조화가 잘 맞아야죠. 국내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선수들의 개인능력이 더 올라가야 해요. 그래서 요즘 드리블 등 개인훈련을 많이 시키고 있습니다. 외국선수도 공격력을 갖춘 선수를 뽑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국내선수들과 잘 맞출 수 있는 선수여야 합니다. 드래프트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아요.”


임 감독 말대로 최근 삼성생명은 선수들의 기본기술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NBA D리그 LA디펜더스의 저메인 버드 코치를 영입해 선수들에게 스킬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 필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는 선수 전원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예요. 예전이라고 해서 여자농구가 70~80점대 고득점이 많이 나지는 않았어요. 그 때도 지금처럼 50~60점대 경기도 나오곤 했죠. 다만 차이는 넣을 수 있는 슛은 넣었다는 거에요. 지금은 노마크슛 성공률이 확 떨어지다 보니 농구가 못 하게 보이는 면이 있죠. 에어볼도 나오고요. 반대로 수비적인 부분에선 확실히 예전보다 발전을 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요즘 드리블 훈련을 많이 시키고 있어요. 농구에서 드리블이 많으면 좋은 농구가 아니에요. 하지만 필요하죠. 사실 드리블 훈련은 농구를 처음 시작할 때 다 배우는 훈련이에요. 문제는 거기서 끝난다는 거죠. 드리블 훈련은 프로에 와서도 계속해서 지속 돼야 해요. 그래도 최근 선수들의 기량이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입니다.”



그가 보여주고 싶은 농구는 5명이 모두 참여하는 농구라고 했다. 어느 한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5명이 모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농구다.


“특정 선수에게 기대는 게 아니라 누가 됐든 공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5명이 공을 가지고 넘어오면 어느 곳에서든 공격에서 연결시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 비시즌에 연습 땐 잘 됐는데, 외국선수가 합류하면서 잘 안 맞았어요. 선수들이 10월에 들어오다 보니 맞출 시간이 부족했죠.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올 해는 그런 농구를 더 하고 싶습니다.”


WKBL은 외국선수들의 합류를 공통적으로 10월 1일로 규정했다. 선수 대부분이 WNBA에서 뛰다 보니 WNBA 정규리그 종료일(9월 19일)에 맞춘 것이다. 시즌 개막까지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합류하다보니 국내선수들과의 호흡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선배들과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면 그런 농구(5명이 모두 하는 농구)가 쉽지 않다고들 해요. 외국선수를 쓰는데, 외국선수를 중심으로 안 가져갈 수 없잖아요. 근데 전 그게 싫어요. 국내선수가 외국선수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자기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거죠. 지난 시즌 (고)아라, (박)하나가 공격적으로 많이 해줬어요. 실수도 나왔지만 그게 맞다고 봐요. 외국선수가 주가 되기보다는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죠. 계속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통합 4연패를 차지한 우리은행 역시 쉐키나 스트릭렌, 사샤 굿렛의 활약이 좋았지만, 결코 그들의 비중이 지나치지 않았다. 임영희, 박혜진, 양지희 등 국내선수들의 비중이 외국선수 못지않았다.


임근배 감독 역시 국내선수와 외국선수가 조화를 이루는 농구를 하려 한다. 그래야 삼성생명의 성적 여부를 떠나 한국농구의 발전이 있다는 판단이다.



▲좋은 스승 되고파
서두에 언급했듯 이번 시즌 삼성생명은 이미선이 은퇴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임 감독은 이미선의 출전시간을 줄이고 어린 선수들의 비중을 늘리면서 미래를 대비했다. 지난 시즌 실전경험들이 이번 시즌 어떠한 결과물을 낼지 궁금하다.


“박소영, 강계리 같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직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지는 결정하지 못 했어요.”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윤예빈이 지난 23일 왼쪽 무릎 재수술을 받으면서 복귀가 늦어질 전망이다. 윤예빈은 일본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을 맡은 집도의는 과거 이미선의 무릎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로 명망이 높은 인물이다.


윤예빈의 복귀는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르면 시즌 중 복귀가 가능할 전망. 퓨처스리그가 있기 때문에 당장 정규리그에 뛸 필요는 없다. 임 감독은 “급하게 복귀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완벽히 나은 다음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중 임 감독의 모습을 보면 대체적으로 차분하다. 많은 지도자들이 경기 중 선수들을 다그치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임 감독은 그러한 모습이 없다. 경기 내내 차분하게 선수들을 지도한다.


“저도 선수들을 혼낼 때가 있어요. 라커룸에 들어가서 화를 내기도 하죠. 다른 것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 지적을 합니다. 방송에 잘 안 잡혀서 그렇게 보이나 봐요(웃음). 단 선수들에게 감정을 실어서 화를 내진 않아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도 다 모범적인 선수들만 있으면 재미없잖아요. 심판한테 대들다 테크니컬파울 받는 선수도 있어야죠.”


선수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임 감독의 모습에서 선수들과의 신뢰가 느껴졌다. 실제 삼성생명의 작전타임을 보면 선수들 모두가 임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외국선수들까지도 말이다. 그만큼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삼성생명은 배혜윤과 고아라가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빠진 상태다. 특히 고아라의 경우 이경은의 부상 대체로 합류했다.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고아라. 임 감독이 고아라에게 바라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


“아라한테 좋은 경험이 될 거라 봅니다. 가서 경기를 뛰든 못 뛰든 큰 대회를 경험하고 오는 게 본인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녀와서 팀 훈련 하는 데에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임 감독은 오랜 시간 코치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감독으로서의 꽃을 피우고 있다. 그가 지도자로서 가지고 있는 목표는 어떤 게 있는지 물었다.


“농구를 하면서 좋은 선생님 밑에서 농구를 배웠습니다. 광신정산고 때 선생님이신 한준택 선생님과 장덕영 선생님입니다. 한준택 선생님은 1999년에 돌아가셨는데, 무서우셨지만 속정이 깊으셨어요. 장덕영 선생님은 지금 광신정산고 교장을 맡고 계시죠. 두 분께 좋은 걸 많이 배웠습니다. ‘지도자는 이래야 하는구나’라고 느꼈죠. 프로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와 함께 했던 선수들에게 ‘참 좋은 선생님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인생의 방향에 있어 조언도 해주고,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 – 유용우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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