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포워드농구’로 우승…역사에 한 획 그었다

곽현 / 기사승인 : 2016-03-29 1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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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곽현 기자] 포워드들을 앞세운 오리온이 이번 시즌 프로농구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강력한 센터, 또는 골밑이 강해야 우승을 차지한다는 그 동안의 편견을 뒤엎는 결과다.


고양 오리온은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120-86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 오리온은 강력한 선수진을 구성하며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2%가 부족해 보였다. 농구에서 강팀은 골밑이 강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KBL 역사를 통틀어 봐도 골밑을 지키는 포스트진이 강한 팀이 우승을 차지해왔다.


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한 모비스는 라틀리프, 함지훈, 벤슨 등 풍부한 골밑자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하승진이 버틴 KCC, 김주성의 동부, 오세근의 KGC인삼공사, 그리고 초창기 우승팀 모두 좋은 포스트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었다. 적어도 외국선수 한 명은 정통센터가 있었다.


하지만 오리온은 기본적으로 센터 외국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애런 헤인즈는 한국농구에 잔뼈가 굵은 선수지만, 마른 체구로 골밑수비에는 약점이 있는 선수다. 스몰포워드에 가까운 선수다. 더군다나 2번째 외국선수로 180cm의 포인트가드인 조 잭슨을 선발했다. 빠르고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는 구성이었지만, 우승을 하기까지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국내선수층도 마찬가지였다. 정통센터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이승현은 197cm로 빅맨치고 단신이었다. 장재석은 아직 기량이 무르익지 않았다.


대신 오리온은 풍부한 포워드라인을 구축했다. 기존 김동욱, 허일영에 FA로 풀린 문태종을 영입했고, 202cm의 장신 최진수가 군에서 전역했다. 10개 팀 중 포워드진의 구성은 최고였다.


추일승 감독은 정통센터는 없지만, 큰 신장에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포워드들이 골밑의 약점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약점을 메우기 위해선 이승현이 골밑에서 잘 버텨줘야 했고, 도움수비 등 조직적인 수비가 필요했다.


오리온은 시즌 전 기우를 딛고 고공행진을 보였다. 애런 헤인즈를 중심으로 포워드농구가 위력을 보인 것이다. 보이진 않지만, 상대 빅맨을 잘 막아준 이승현의 공헌도도 컸다. 외곽에선 장신슈터들이 활약했고, 문태종은 고비마다 한 방을 넣어줬다.


고민거리도 있었다. 바로 조 잭슨이었다. 잭슨은 한국농구 특유의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 하며 기복을 보였다. 시즌 중 수차례 교체 의혹을 받았지만, 추일승 감독은 끝까지 잭슨을 믿었다.


그리고 잭슨은 정규리그,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점차 위력을 보였다. 4강에선 국내 최고의 선수 양동근과의 대결에서 압도하며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잭슨 뿐 아니라 오리온 팀 자체가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챔프전 상대는 KCC였다. KCC는 정규리그 우승팀인데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무서운 기세로 KGC인삼공사를 제압하는 등 상승세가 대단했다. 오리온도 정규리그에서 KCC를 상대로 고전을 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오리온은 정규리그 때보다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보였다. 오리온은 에밋에 대한 협력수비가 완벽하게 맞아 들어갔고, KCC의 골밑 공략을 최대한 제어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조 잭슨이 KCC의 수비 진영을 마음껏 헤집었고, 이승현은 하승진을 페인트존 밖으로 밀어냈다. 김동욱은 에밋을 잘 막아내는 것은 물론 중요할 때 득점을 해주며 활약했다.


결국 오리온은 이번 6차전에서 KCC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1-2002시즌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오리온이다. 추일승 감독은 프로 감독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포워드 농구’로 우승을 차지한 오리온. 그 동안 프로농구의 고정관념을 깬 의미 있는 우승이라고 할 수 있다. 오리온의 우승은 그 동안 뿌리 깊게 박혀 있던 편견들을 바꾸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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