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기웅 인터넷기자] 최근 7시즌 중 최고 득점 기록 원인과 효과는?
프로농구는 지난 3시즌간 평균득점이 75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프로농구의 평균득점이 하락한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을 잘하는 팀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결국 우승 트로피의 주인은 수비를 잘하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플레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만큼 팬들의 볼거리도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올시즌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015-2016 KCC 프로농구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78.8점이다. 이 기록은 마지막으로 평균득점 80점 이상을 기록한 2008-2009시즌(82.4점) 이후로 최다 득점 기록이다.
100점 이상이 나오는 다득점 경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3시즌간 100점 이상 경기수는 2012-2013시즌 4경기, 2013-2014시즌 3경기, 2014-2015시즌 7경기에 그쳤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10경기나 나왔다. 그중 2경기는 양팀 모두 100점 이상을 기록했다. 1점이 모자라 한경기 99점에 그쳤던 경기도 6경기나 됐다. 올스타전처럼 수비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다득점 경기가 많이 나왔다. 75점도 넘지 못했던 지난 3시즌과 올시즌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첫 번째 원인 – 부족한 팀 훈련 기간
이른 개막 + 2015 FIBA 아시아선수권 출전 + 불법 스포츠도박
올시즌 프로농구는 역대 최초로 9월에 개막했다. 예년에 비해 개막이 한달 앞당겨졌기 때문에 각 팀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과 각종 연습 경기를 통해 호흡을 맞춰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손발 맞출 시간이 부족했는데, 각 팀의 에이스들이 2015 FIBA 아시아선수권 출전으로 인해 1라운드를 결장했다. 또한 시즌 직전에 불법스포츠도박 사건이 터져 KCC를 제외한 모든 팀 선수들이 연루됐고, 20경기 출장정지부터 영구 제명까지 중징계를 당했다. 시즌 전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10개 구단은 팀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이는 수비 조직력 저하로 이어졌다. 그리고 개막 2번째 경기에서 ‘동부산성’이라 불리는 원주 동부가 고양 오리온에게 100점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 새로운 스타들이 연이어 탄생하며 경기당 77.6점을 득점했다. 지난 2014-2015시즌 1라운드 평균득점인 72.9점과 비교했을 때 무려 4.7점이나 오른 수치다.
우리나라는 해외 리그에 비해 특히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각 팀의 수비조직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맨투맨을 사용하더라도 상대 에이스를 봉쇄하기 위한 협력수비가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도 수비 조직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앞서 언급했던 한 4달 빨라진 개막, 국가대표팀 차출, 불법스포츠도박사건으로 인해 10개 구단이 수비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프로아마최강전과 시즌 초반 각 팀 감독들이 가장 많이 했던 얘기도 조직력에 관한 부분이었다.
두 번째 원인 - 외국선수 규정 변경
KBL은 2015-2016시즌에 기존 외국인선수에 관한 규정을 크게 두 가지를 바꿨다. KBL은 외국선수를 각 구단마다 2명씩 선발하는데 지난 시즌까지는 신장 제한 구분 없이 2인 선발 1인 출전 제도를 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외국선수 한명은 신장 제한 없이 선발할 수 있지만, 한명은 193cm 이하인 선수를 선발해야 했다. 장/단신으로 구분해 2명을 선발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평균 득점 상승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장신 선수가 40분 내내 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장신 외국선수가 빠져 있을 때 골밑 수비의 벽은 낮아졌다. 또한 단신 외국선수는 보통 테크니션 성향이 강해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조 잭슨, 안드레 에밋과 같은 선수들은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플레이도 함께 펼쳤다.
또 하나 바뀐 규정은 외국선수 2명이 제한적으로 동시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라운드는 3쿼터에 한해 같이 뛸 수 있고, 4라운드부터는 2,3쿼터에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외국선수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선수의 출전 쿼터가 증가함에 따라 평균 득점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외국선수가 동시에 출전이 가능한 쿼터에는 평균 득점이 19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특히 2라운드부터 3쿼터 평균 득점은 20점이 넘었다. 김영기 총재가 의도한 대로 외국선수가 동시에 출전하며 평균 득점은 확실히 올라갔다.
2015-2016시즌 평균 득점 상승은 KBL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평균 득점이 올라간 것도 그렇지만 잭슨, 에밋과 같은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로 인해 팬들이 원하는 경기가 늘어났고, 명승부도 늘어났다.
효과1.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 증가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 또한 좋아졌다. 물론 2,3쿼터는 외국선수들의 비중이 커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 또한 증가했다. 올시즌 평균 10점 이상을 기록한 국내 선수는 18명이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시즌간 평균 10점 이상을 기록한 국내선수의 숫자는 2012-2013시즌부터 17명, 15명, 14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올시즌보다 10점 이상 기록한 국내 선수가 많았던 시즌은 2010-2011시즌이다. 무려 5시즌 전의 일이었다.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이 증가했다는 증거다.
효과2. 팬들을 열광시킬 플레이 증가
득점이 증가함에 따라 멋진 플레이 또한 많이 나왔다. 특히 단신 외국선수제 도입으로 앞서 언급했던 잭슨, 에밋과 같은 선수들이 팬들을 열광시켰다. 잭슨은 180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27cm가 큰 김종규를 상대로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성공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타고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멋진 플레이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에밋은 올시즌 단신 외국선수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다. 에밋은 시즌 초반 리카르도 포웰과 똑같은 역할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폭발력을 보여줬고, 포웰과 허버트 힐이 트레이드된 12월 중순 이후에는 KBL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특히 승부처에서 그의 득점능력은 더 빛났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그의 득점능력을 앞세워 KCC는 12연승으로 막판 스퍼트를 보여주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단신 외국인선수 제도가 없었다면 에밋은 지명될 수 없던 선수였을 수도 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는 어떤 시즌보다 상위권과 하위권 팀간 격차가 적은 시즌이었다. 1위 팀과 10위 팀간 승률 격차가 가장 적었던 2001-2002시즌에 버금갈 정도였다. 외국선수의 동시 출전은 각 팀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메워줄 수 있었고, 팀간 격차를 줄이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이에 힘입어 올시즌 프로농구는 어떤 해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고양 오리온의 독주로 이미 시즌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곧이어 울산 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시즌 막판 중위권에 머물러있던 전주 KCC가 믿을 수 없는 막판 스퍼트를 보여주며 기적같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 18승 3패로 독주하던 오리온은 정규리그 3위에 그쳐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르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은 수비력이 좋은 팀들이 차지했다. 최소실점 1위부터 5위에 오른 팀들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최다득점 1위부터 5위에 오른 팀들중 창원 LG와 부산 케이티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올해도 공격력이 좋은 팀보다는 수비력이 좋은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공격력 1위에 오른 KGC인삼공사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4위에 그쳤다. 평균 득점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수비를 잘하는 팀이 실질적으로 강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정한 공격농구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팀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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