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권수정, 홍아름 인터넷기자] 선수들은 본인의 기록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를 뛴다. 그러나 개인기록도 결국 그 흔적으로 남는다. 그래서 「점프볼 랭킹쇼 TOP 3」에서는 선수들의 한 경기, 한 경기가 축적된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괜히 신경 쓰이는 기록에 대한 선수들의 속마음을 엿보려 한 것이다.
선수들이 골밑에서 슛을 쏘기 위해 멈칫하거나, 페이크 동작을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상대에게 타이밍을 읽히지 않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타이밍을 읽히려 하지 않는 이유는? 그 답은 바로 랭킹쇼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부문, ‘블록’에서 찾을 수 있다.
상대에게 타이밍을 읽히는 순간 슛은 블록을 당하기 마련. 그러나 당하지 않고 내가 상대의 슛을 블록 한다면 어떨까. 상대의 슛 타이밍을 읽고 순간의 판단으로 상대의 공격시도를 무력화 시키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블록 한 방은 상대의 사기를 꺾으며 경기의 흐름까지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블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블록과 파울은 정말이지 한 끗 차이기 때문. 블록을 하려다 오히려 파울을 범하면 상대에게 분위기를 더 넘겨 줄 수도 있다. 블록과 파울 그 경계에서 파리채 손바닥으로 팀의 림을 사수하는 수문장, 블로커(Blocker) TOP 3에는 누가 있을까?
※ 외국 선수들이기에 통역을 통해 각색했음을 밝힌다.
※ 순위는 경기 당 성공 평균 순위를 따랐다.
※ 랭킹쇼는 여덟 번째 부문 ‘블록’으로 막을 내린다. 허나 번외편으로 독자의 아쉬움을 달래줄 것을 밝히는 바다.

1위 데이비드 사이먼(서울 SK, 센터)
2015-2016시즌 47경기 블록 평균 1.79개
Q. 블록의 매력은 뭔가요? 본인만의 블록에 대한 노하우가 있나요?
슛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잖아요. 그렇다보니 다음에 블록을 당했던 선수가 같은 슛을 던지게 되면 또 블록을 당할까 변화를 주게 되고 그러면서 실수가 많이 유발되지 않나 싶어요. 그런 면이 매력인 것 같아요. 제가 전에 배구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점프 타이밍이 조금 빨라요. 그 점이 블록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블록은 타이밍이 중요하잖아요. 슈팅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대가 있다면요?
웬델 맥키네스(동부)선수요. 몸을 기대면서 블록을 피하고 슛을 많이 쏴요. 아무래도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어요.
-여기서 잠깐! 사이먼, 맥키네스 막기 힘들다?
사이먼의 역대 최다 블록 기록은 지난 2월 6일에 기록한 ‘6개’. 이날은 SK가 원주 동부를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치른 날이었다. 사이먼은 이날 1쿼터부터 2개의 블록을 기록했고, 2쿼터와 4쿼터에도 각각 2개씩의 블록을 기록하며 동부의 슛을 위협했다. 경기는 68-85, SK의 패배로 끝이 났기에 사이먼 입장에서는 조금은 아쉬웠던 경기였을 터. 이날 사이먼이 막아낸 6개의 슛 중 4개가 한 선수에게 집중되었다. 그 선수는 바로 사이먼이 슈팅 타이밍 맞추기 힘들어 블록하기 어렵다고 한 맥키네스였다. 사이먼은 정말 맥키네스의 슈팅타이밍을 잡기 힘든 것일까? 아니면 조금의 엄살이 곁들여져 있는 것일까?
Q. 사이먼 선수는 본인의 블록 중 ‘언제’, ‘무엇’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하승진(전주 KCC) 선수를 블록한 기억이 있어요. 키가 상당히 큰 선수를 상대로 블록을 해서 제 블록 중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여기서 잠깐! 사이먼의 그 경기!
지난 1월 17일, 사이먼이 속한 SK는 KCC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전반까지 SK는 KCC를 상대로 41-46, 지고 있던 상황. 3쿼터 들자 사이먼의 활약은 51-50, 팀에게 역전을 선물했다. 이에 KCC는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하승진이 림을 향해 공을 던졌으나 그 순간 사이먼이 막아섰다. 하승진의 슛을 블록해낸 것. 상대에게 재역전을 손쉽게 허용하면 팀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기에 사이먼의 블록은 팀 사기를 증진시키기 충분했다. 이후 SK는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그대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203cm인 사이먼이 KBL 최장신인 하승진(221cm)의 슛을 블록했고 승리로 그 경기가 매듭지어졌기에 사이먼에게는 잊지 못할 블록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되기 충분했을 터.
Q. 블록 TOP 1로서 많이 블록을 해왔지만 블록을 역으로 당하는 순간도 있잖아요.‘블록을 할 때 VS 블록을 당할 때’ 느낌을 비교해 주세요.
블록을 당하면 기분이 안 좋은 것이 당연한데요, 블록을 하게 될 때는 다른 선수가 제가 느낀 감정을 똑같이 느낄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Q. KBL에서 ‘이 선수의 슛만큼은 막아내고 싶다’ 하는 선수가 있나요?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 이요. 득점력이 좋은 선수인 만큼 나중에라도 꼭 한 번 블록해보고 싶어요(웃음).

2위 허버트 힐(전주 KCC, 센터)
2015-2016시즌 37경기 블록 평균 1.73개/ 통산 430개 블록 달성 (KBL 전체 5위)
Q. 블록의 매력은 뭔가요? 본인만의 블록에 대한 노하우가 있나요?
팀 동료들을 수비적으로 제가 도와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 돼요. 블록을 시도 하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의 슈팅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블록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보다 윙스팬이 길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또 타이밍이 좋은 것 같아요.
Q. 블록은 타이밍이 중요하잖아요. 슈팅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대가 있다면요?
특정선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페이크를 많이 쓰는 선수가 블록하기 힘든 것 같아요. 블록은 순간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데 페이크를 하게 되면 그 짧은 순간에 두세 번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Q. 힐 선수는 본인의 블록 중 ‘언제’, ‘무엇’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대학졸업반 때 ‘시라큐스’와의 경기에서 9개 블록을 기록 했었어요. 또 그 경기가 전국으로 방송되었거든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고, 그 경기가 방송으로 알려져서 제 입장에서는 기억에 많이 남는 추억인 것 같아요.
Q. 블록 TOP 2로서 많은 블록을 해왔지만 블록을 역으로 당하는 순간도 있었잖아요. ‘블록을 할 때 VS 블록을 당할 때’ 느낌을 비교해 보신다면?
블록을 당하면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해요. 슛 동작에 있어서 페이크를 더 써야 할지 아니면 그냥 빠른 슛 타이밍을 가져가야될 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블록을 할 때도 그 선수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 생각을 읽어내야 더 블록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서 잠깐! 힐은 코트 위와 다른 성격의 소유자?
상대의 슛을 무력화 시키는 블록. 블록 TOP2라면 웬만한 자신감을 가진 선수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가끔은 우리의 예상을 깨기도 한다. 추승균 감독은 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덩치에 안 맞게 성격이 조금 소심해요.” 원래 가진 성격에 트레이드 후 쏟아진 관심까지 겹쳤기 때문일까. 힐은 KCC에 온 후 감독, 코치, 선수들의 눈치를 많이 살폈다고. 그러나 이후 그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힐과 동료들의 호흡은 맞아갔고 KCC는 ‘힐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추 감독도 힐에게 용기를 많이 불어넣어줬다. 그래서인지 최근 자신감을 많이 찾은 힐에게선 웃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다는 후문이 들리곤 한다. 추 감독은 리바운드며 블록이며 묵묵히 궂은일을 해주는 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Q. KBL에서 ‘이 선수의 슛만큼은 막아내고 싶다’ 하는 선수가 있나요?
특정선수에 한정 시키고 싶지 않아요. 항상 경기 때마다 제가 수비하는 선수가 득점을 많이 하지 못하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블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최대한 막아내도록 할 겁니다.
-여기서 잠깐! 힐의 역대 그 경기!
2009-2010시즌 대구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었던 허버트 힐은 현재까지 7시즌을 뛰며 평균 2.1개의 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1-2012시즌 인천 전자랜드 시절에는 31경기 동안 평균 2.5개의 블록을 기록, 시즌 별 가장 높은 평균 블록수를 자랑하기도 했다.
힐은 이번 시즌 들어 역대 한 경기 최다 블록을 달성했다. 지난 2015년 12월16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블록 7개를 기록한 것. 1쿼터부터 마리오 리틀의 2점슛 시도를 제지하더니 2쿼터엔 무려 KGC인삼공사의 슛 시도를 3차례나 막아냈다. 후반에도 힐의 손은 뜨거웠다. 4쿼터에도 3번의 슛을 블록하며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힐이 지키고 있는 포스트의 높이를 이겨내진 못한 KGC인삼공사는 이날 패배를 안았다. 이날 힐이 만든 7개의 블록 중 3개의 피해자(?)였던 마리오에게 이날은 기억하지 싫은 경기였지 않았을까.

3위 찰스 로드(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2015-2016시즌 45경기 블록 평균 1.58개/ 통산 437개 블록 달성 (KBL 전체 4위)
Q. 블록의 매력은 뭔가요? 본인만의 블록에 대한 노하우가 있나요?
팀 디펜스에서 블록은 가장 최후의 수비 방안입니다. 제 역할은 상대 빅맨 외국선수를 매치 업하는 것입니다. 또한 동료가 돌파를 허용했을 때 헬프 디펜스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 두 상황에서 블록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수비를 성공하여 실점을 최소화 및 방지하여 팀 승리에 기여 할 수 있는 점이 블록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하우는 얼마만큼 상대팀 공격루트를 잘 읽느냐가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슛이 어느 타이밍에 어느 지점에서 이루어질 지 예측하고 준비를 해야 좋은 블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블록은 타이밍이 중요하잖아요. 슈팅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대가 있다면요?
전태풍(KCC) 선수가 어렵습니다. 비록 신장은 작지만 준수한 스피드를 지녔으며 매우 영리하고 경험이 많아서 슈팅 타이밍을 잡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같은 팀 소속으로 지내봤기 때문에 저의 블록 타이밍 또한 잘 읽는 것 같습니다.
Q. 로드 선수는 본인의 블록 중 ‘언제’, ‘무엇’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이번 시즌에 달성한 400번째 블록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400’이라는 숫자를 생각해보니 ‘참 많은 블록을 기록했고, 많은 경기에 나섰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외국 선수 최다 블록 기록을 반드시 달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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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로드의 그 경기!
지난 11월 10일 로드는 전주 KCC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블록 1개를 추가, 통산 4번째, 정규리그 400블록의 주인공이 됐다. 1쿼터 4분 50초 안드레 에밋의 슛을 블록하며 이루게 된 것. 이날 로드는 400블록까지 블록 1개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에밋이 그 표적이 됐다고도 밝혔다. 동료들이 잘 몰아준 덕이라며 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로드는 KBL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난다며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에밋의 슛을 블록한 후 전매특허 블록 세리머니로 코트를 달군 로드는 29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서 잠깐! KBL 외국 선수 최다 블록을 노리는 로드
로드는 현재 KBL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 선수들 중 블록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 모든 선수들을 포함한다면 4위(1위 김주성, 2위 서장훈, 3위 재키 존스)에 해당하는 성적. 로드가 목표로 삼은 외국 선수 최다 블록 기록은 존스를 넘어야 가능하다. 존스의 역대 통산 기록은 443개. 현재 로드의 437개와 비교하면 6개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다. 앞으로 남은 정규리그 5경기에서 6개 이상을 기록한다면, 1위를 사수함과 동시에 본인의 기록을 계속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 역대 2위 서장훈(463개)의 기록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 로드. 로드는 블록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기 위해 오늘도 코트에서 땀을 흘린다.
Q. 블록 TOP 3로서 많이 블록을 해왔지만 블록을 역으로 당하는 순간도 있잖아요. ‘블록을 할 때 VS 블록을 당할 때’ 느낌을 비교해 주세요.
‘짜릿함’ 그 자체 입니다. 그래서 매 경기 블록을 몇 개나 했나 스스로 기록 중입니다. 개인적 기록 중에 블록은 가장 소중한 기록입니다. 반면, 블록을 당할 때 느낌은 씁쓸합니다. 제 자신의 슈팅 타이밍, 릴리스 포인트 등에 대해서 반성하는 계기가 됩니다.
Q. KBL에서 ‘이 선수의 슛만큼은 막아내고 싶다’ 하는 선수가 있나요?
특별히 블록을 하고 싶은 선수는 없습니다만 향후 매 경기에서 2~3개정도의 블록은 꾸준히 기록하고 싶습니다.
사진_유용우 기자,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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