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권수정, 홍아름 인터넷기자] 선수들은 본인의 기록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를 뛴다. 그러나 개인기록도 결국 그 흔적으로 남는다. 그래서 「점프볼 랭킹쇼 TOP 3」에서는 선수들의 한 경기, 한 경기가 축적된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괜히 신경 쓰이는 기록에 대한 선수들의 속마음을 엿보려 한 것이다.
농구는 구기 종목 중 가장 많은 점수를 내는 스포츠다. 따라서 여섯 번째 부문으로 그 지표인 ‘득점’을 택했다. 경기에 지지 않기 위해선 수비가 필수이지만, 이기기 위해서 ‘득점’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어느 슛이건, 어느 공격루트이건 모든 목표는 득점이다. 또한 득점은 이기기 위한 수단인 동시에 선수들의 노력이 빚어낸 산물이다.
모든 선수가 고른 득점을 하면 제일 좋지만 모든 팀마다 주득점원은 항상 존재하는 법. 부모들이 밥 잘 먹는 자녀들을 보며 ‘맛있게 먹어. 엄마(아빠)는 너희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라고 말하듯 팬들 또한 응원하는 팀의 주득점원 선수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너희 슛 넣는 것만 봐도 이 팬은 배가 부르단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맛있는 득점을 꾸준히 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득점 비중이 큰 선수들은 상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1호 경계대상’이 되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팀의 승리를 위해 그 관심을 이겨낸다. 이러한 코트위의 득점 포식자 TOP 4에는 누가 있을까.
※ 선수들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표현을 그대로 옮겼음을 밝힌다.
※ 이번 득점에서는 국내·외 선수 TOP 2씩을 선발, TOP 4로 진행했음을 밝힌다.
※ 외국 선수 득점 2위인 애런 헤인즈는 부상인 관계로 3위 안드레 에밋으로 대체했음을 밝힌다.
<외국 선수>

1위 트로이 길렌워터 (창원 LG, 포워드)
42경기, 1113점, 경기 당 26.50득점, KBL 통산 2100득점 달성
Q. 득점 통합 1위에요. 이 소감을 수상소감처럼 전해주세요.
그럼 수상소감처럼 말해볼게요.(웃음) 팀원들한테 가장 먼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팀원들이 잘 도와주고 저를 믿어준 덕분에 이렇게 많은 득점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길렌워터 선수가 생각하는 ‘내 생에 최고의 득점 순간’은 언제였나요?
전자랜드 전 이었나요?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50득점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져갈 만큼 치열했었고, 그런 접전경기에 제가 많은 득점을 했었기에 그 경기가 유독 떠오르네요.
-여기서 잠깐! 길렌워터의 그 경기!
지난 2015년 10월 3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 그날 길렌워터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며 50득점(3점1개) 13리바운드 5어시스트라는 이번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LG는 길렌워터의 1쿼터부터 시동 걸린 공격력을 앞세웠지만 전자랜드의 두 외국선수의 득점 합작을 이겨내지 못하며 3쿼터까지 밀렸다. 그러다 4쿼터에 들어서며, 길렌워터는 허버트 힐에게 4득점만을 내어주었다. 경기 종료 26초를 남기고는 파울자유투 3구 중 2구를 성공, 86-86 동점을 만들며 연장전에 돌입하게 했다. 연장 1차전에서도 길렌워터는 지치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 101-101, 승부를 연장 2차전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이후 112-114, 2점 차로 패하며 고군분투했던 길렌워터의 50득점 대기록은 빛이 바랬다. 하지만 팬들은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Q. 길렌워터 선수가 생각하는 KBL 득점왕은 누구인가요?
안드레 에밋(전주 KCC)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골대 근처에서 볼을 마무리하는 능력이 상당하거든요. 또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도 부상 전 건강할 때 득점력이 아주 뛰어났죠. 그 두 선수가 참 인상 깊어요.
Q. 주득점원으로 경기를 소화하다보면 체력 소모가 클 것 같아요. 언제 제일 힘들었어요? 그리고 체력 관리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가 박빙의 경기에서 마무리를 잘 짓지 못하고 패한 경기가 많아요. 그런 부분이 아쉽고 힘들었어요.
(지난 2015년 12월19일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2점차로 패배한 후, 아쉬움이 컸던 길렌워터는 호텔까지 걸어갔다는 소문이 있었다.)
아, 소문이 거기까지 났나요?(웃음) 경기 끝나고 실망했던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힘없이 걸었던 건 아니에요. 호텔 쪽으로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간 적이 몇 번 있긴 해요.
그리고 체력관리는 시즌 내내 선수가 갖춰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저에게서 올 시즌이 시간상으로 가장 많이 뛰는 시즌인 것 같은데요, 그에 맞게 적응하다 보니 체력관리가 자연스레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체력 유지를 잘 하려는 노력은 해야 되고요. 큰 비법은 없어요.
Q. 앞으로 만들고 싶은 득점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있다면요?
사실 득점 욕심이 없어요. 그런 부분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기록을 생각하기보단 ‘언제 어디서든 농구에 최선을 다해 임하자’는 자세는 똑같거든요. 하지만. 제 득점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생겨나는 것에 있어서는…더 많이 생겼으면 하네요(웃음).
-여기서 잠깐! 길렌워터가 밝히는 상승세의 비결?
길렌워터는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의 유니폼을 입으며 KBL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그리고 그 첫 시즌에 53경기 동안 평균 22분 30초를 뛰며 경기당 19.74득점 5.9리바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시즌은 10분 정도 출전시간이 더 증가하며 평균 33분 8초를 소화하고 있다. 기록적인 면에서도 경기당 26.10득점(지난 시즌에 비해 약 1.4배 증가) 9.1리바운드로 LG의 주득점원으로서 맹활약중이다. 이번 시즌 지금까지의 42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13일부터 22일까지는 연속 4경기 30득점 이상을 달성, 득점 고공행진을 하기도 했다. 길렌워터의 이러한 상승세에는 늘어난 출전시간이 한 몫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살이 좀 더 빠져서’라는 위트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는 사실!
-여기서 잠깐! 길렌워터는 ‘전자랜드’에 강하고 ‘동부’에 약하다?
득점왕 1위 길렌워터에게도 상대에 따른 편차는 존재하기 마련. 이번 시즌으로만 보자면, 길렌워터는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평균 37.25(29-50-35-35)점을 기록하며 가장 강했다. 개인 한 경기 역대 최다득점(50점)도 전자랜드를 상대로 달성했다. 이에 반해 가장 약한 팀은 ‘원주 동부’였다. 이번 시즌 평균득점보다 6점이나 낮은 20.6득점을 보였던 것(12-28-24-16-23). 이번 시즌 개인 최소 득점인 12점 또한 2015년 9월17일 원주 동부를 상대로 나왔다.

3위 안드레 에밋 (전주 KCC, 포워드)
44경기, 1063점, 경기 당 24.16득점, KBL 통산 1060점 달성
Q. 득점 통합 3위에요. 이 소감을 수상소감처럼 전해주세요.
일단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에 제 득점 순위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팀이 이기기 위해 제 득점을 많이 필요로 한다면 저는 앞으로도 계속 많이 할 거에요. 팀을 위해서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선수들과 관련하자면, 저희 팀에는 ‘김태술’이라는 대한민국 TOP3안에 드는 포인트가드가 있어요. 저에게 패스를 굉장히 잘해주죠. 또 하승진 선수도(에밋은 하승진을 ‘브라더’라고 칭했다) 제게 찬스가 많이 나게끔 만들어줘요. 팀 동료 모두 다 스크린도 잘 걸어주고 패스도 잘 해줘요. 그 덕에 제 득점이 많은 게 아닐까요?
Q. 에밋 선수가 생각하는 ‘내 생에 최고의 득점 순간’은 언제였나요?
삼성이었을 거예요. 끝에 가서 2점차였나? 근소하게 이겼거든요. 그 경기의 마지막 득점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 여기서 잠깐! 에밋의 ‘내 생에 최고 득점 순간’을 찾아서
에밋의 말을 토대로 이번 시즌 KCC의 경기 이력을 다 찾아보았으나 에밋이 말한 삼성 전 2점 차 경기는 나오지 않았다. 삼성과의 가장 적은 점수 차 승리는 ‘5점’차 승리(2015년 12월 6일). 2점 차 승리의 상대는 ‘모비스’(2015년 12월 31일)였다. 에밋이 떠올린 그 경기는 그렇게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여기서 잠깐! 기자가 꼽은 에밋의 득점리포트!
KCC의 득점기계인 에밋. KCC를 향해 에밋의 원맨 득점 팀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에밋은 자타 공인 KCC의 최고의 득점원이다. 에밋의 한 자릿수 득점은 현재까지의 44경기 중 1라운드의 6득점(2015년 9월 16일, 對 케이티), 2득점(2015년 9월 27일, 對 LG), 8득점(2015년 10월 3일, 對 동부) 단 세 경기뿐이다. 그렇다면 에밋의 최다 득점 경기는 언제였을까? 바로 지난 1월 17일. 에밋은 이날 SK와의 경기에서 41점을 달성, 본인의 최다 득점이었던 40점(2015년 12월 24일, LG 전)을 한 달도 안 돼 갈아치웠다.
Q. 에밋 선수가 생각하는 KBL 득점왕은 누구인가요?
트로이 길렌워터(창원 LG)죠. 기록으로 봐도 득점이 제일 좋잖아요. 경기 뛰는 걸 보면 득점력이 좋은 게 여과 없이 드러나더라고요.
Q. 주득점원으로 경기를 소화하다보면 체력 소모가 클 것 같아요. 언제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리고 체력 관리에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경기보다 연습 때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그래서 경기 때는 체력적인 문제가 많이 없어요.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휴식 시간을 잘 주시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됩니다.
Q. 앞으로 만들고 싶은 득점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있다면요?
일단 우승하고 싶어요(웃음). KCC가 상위에 있게 되는 것이 저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하이라이트이지 않을까요?
<국내 선수>

1위 문태영 (서울 삼성, 포워드)
36경기, 579점, 경기 당 16.08득점, KBL 통산 6300득점(12호) 달성
Q. 국내 선수 득점 1위에요. 소감을 수상소감처럼 전해주세요.
개인적으로 팀의 승리와 관련이 있지 않으면 제 득점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득점에 있어서 저희 팀 선수들 중에는 주희정 선수가 제 찬스를 많이 봐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문태영 선수가 생각하는 ‘내 생에 최고의 득점 순간’은 언제였나요?
옛날에 독일에서 뛸 때 마지막에 자유투를 넣어서 이긴 순간이 기억나요. KBL에서는 LG에서 뛸 때, 2초 정도 남기고 쏜 마지막 슛이 기억에 남아요. 이번 시즌 전자랜드 전에서 한 쿼터에 3점 세 개를 넣었을 때도 생각나네요(웃음).
-여기서 잠깐! 문태영의 그 경기! (1) 케이티전 버저비터?
2010년 1월 14일, 케이티와의 4번의 맞대결에서 패한 LG는 독이 오른 상태였다. 1쿼터부터 앞섰던 LG는 2쿼터 문태영의 골밑슛과 조성현의 3점슛으로 치고 나갔고 전반전 종료직전 하프라인을 넘어 달리며 쏜 문태영의 3점 버저비터로 44-28, 전반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러나 후반 케이티에 추격을 허용했고, 경기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김영환의 3점으로 71-72로 리드마저 뺏기고 말았다. 이 때 문태영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득점을 통해 재역전을 성공시켰고 11초 남은 상황 김영환의 돌파를 블록으로 막기까지 했던 것. 종료 4초를 남기고 자유투 1구를 성공시키며 76-74로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문태영은 30점 9리바운드 3스틸 2블록슛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문태영의 그 경기! (2) SK전 버저비터?
2011년 11월 20일, 38-50, SK의 우세 속에 LG는 후반 추격을 시작했다. LG는 3쿼터 63-64까지 바짝 추격 했고, 4쿼터 시소게임 끝에 86-86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차 연장에서 SK가 앞섰지만 1분여를 남기고 문태영이 자유투와 골밑슛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차 연장, LG의 문태영과 SK의 김효범의 대결이 펼쳐졌다. 슛을 주고받던 끝에 LG가 101-102로 뒤쳐졌으나 종료 직전, 문태영이 던진 중거리 슛이 림을 가르며 접전 끝에 LG는 기적 같은 승리를 맛봤다. 문태영은 이날 결승 버저비터를 포함 31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여기서 잠깐! 문태영의 그 경기! (3)
지난 12월 4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삼성은 73-62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처음부터 평탄하게 리드를 잡아갔던 것은 아니다. 1쿼터를 21-12로 마치며 우위를 점한 삼성이지만 2쿼터 3분 48초를 남기고 정효근의 3점슛으로 27-28, 리드를 내어주게 됐다. 이후 삼성은 29-32로 후반을 시작하며 역전을 노려야 했고 그 역전의 발판은 문태영의 3점슛 3개였다. 4분 53초를 남기고 41-41 동점을 만든데 이어 29초만에 다시 터진 3점은 리드를 잡게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28초 만에 터진 3점슛은 계속해서 삼성이 우위를 사수 하는 것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동점’과 ‘역전’, 그리고 승리 ‘사수’ 이 모든 것이 문태영의 3점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여기서 잠깐! 문태영과 3점슛, 그 둘의 상관관계
문태영은 2009-2010시즌, 창원LG에 입단한 후로 7시즌 째 KBL에서 뛰고 있다. 평균득점은 2010-2011시즌 창원 LG 때 가장 높은 기록(22.04점)을 세웠던 것에 비해 현재는 평균16.08로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문태영에게 발전한 것이 있다. 3점슛 성공 부문이 그것. 문태영은 주로 2점슛을 쏘는 선수이지만 이번 시즌 삼성으로 오며 이상민 감독의 주문에 맞게끔 변화를 주게 됐다. 김준일, 라틀리프, 문태영의 동선이 페인트 존에 밀집됐기에 문태영은 공격지점을 외곽으로 끌어내게 됐다. 이후 문태영은 3점슛 장착을 위해 ‘매일 100개 성공’을 목표로 두고 연습에 매진했고 이윽고 47.3%성공률을 기록하게 됐다.
Q. 문태영 선수가 생각하는 KBL 득점왕은 누구인가요?
(문태영과의 인터뷰는 24일 삼성과 고양 오리온의 경기 후에 진행됐다.) 조 잭슨? 오늘 진짜 잘하더라고요. 부상당하기 전의 애런 헤인즈 또한 훌륭하죠. 안드레 에밋은 빼놓을 수가 없죠. 막기가 쉽지 않아요.
Q. 주득점원으로 경기를 소화하다보면 체력 소모가 클 것 같아요. 언제 제일 힘들었어요? 그리고 체력 관리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 KBL에 오며 득점원으로서의 역할을 맡아 왔기에 체력적으로 더 부담되는 것은 없어요. 뭐 따로 힘들 때가 있다면 4쿼터에 지는 상황에서 내가 득점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때가 힘들어요. 팀이 나에게 뭔가 해주길 바라는 상황일 때랄까요? 체력 관리는 다른 건 없고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충분히 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겠죠?
Q. 앞으로 만들고 싶은 득점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있다면요?
KBL에서 제 최고 득점이 43점이에요. 한번 넘겨보고 싶어요. 그리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위닝샷을 많이 넣어보고 싶어요(웃음).

2위 이정현 (안양 KGC인삼공사, 포워드)
36경기, 548점, 경기 당 15.22득점, KBL 통산 2500득점 달성
Q. 국내 선수 득점 2위에요. 소감을 수상소감처럼 전해주세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비시즌부터 연습해 온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서 제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어요. 득점을 비롯해서 기록에 대해 신경쓰다보면 플레이가 안 되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팀플레이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저희 팀 공격이 모션 오펜스인데, 다른 선수들이 저에게 많이 양보해주고 믿어주기에 기회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팀원 전체에게 고맙습니다.
-여기서 잠깐! 식스맨에서 메인 스코어러(scorer)로! 이정현의 진화
이정현은 지난 2010년 1라운드 2순위로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안양 KT&G 카이츠에 입단했다. 케이티의 부름을 받았지만 외국 선수의 트레이드 조건에 따라 KT&G로 가게 된 이정현은 1순위로 KT&G 지명을 받은 절친 박찬희와 나란히 같은 팀이 됐다. 신인임에도 45경기에 선발로 나선 이정현은 2011-2012시즌 들어 식스맨 역할에 적응해야했다. 그러나 특유의 근성으로 이정현은 적응을 완료했다.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9.5득점 2.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식스맨상의 영예를 안은 것. 그후 이정현의 꾸준한 노력은 그를 이번 시즌 팀의 주득점원으로 만들었다. 또한 득점 뿐 아니라 스틸(1.58개/3위)과 3점슛(2.28개/1위)에서도 순위권에 들며 잊지 못할 시즌을 보내고 있다.
Q. 이정현 선수가 생각하는 ‘내 생에 최고의 득점 순간’은 언제였나요?
(통합)우승했을 때, 그 챔피언 결정전 6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17점? 정도로 지고 있었는데 그때 제가 3점을 세 개 연속 넣으면서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그 경기를 잡으면서 우승할 수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3쿼터에서의 그 득점들이 가장 생각이 나요.
-여기서 잠깐! 이정현의 그 경기!
2012년 4월 6일, 이날은 2011-2012시즌 원주 동부와의 챔피언 결정전 6차전이 열린 날이었다. KGC인삼공사(3승2패)가 이 경기를 잡으면 우승인 상황. 그러나 이날 KGC인삼공사는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뺏겼고 3쿼터 4분 25초간 무득점으로 묶이며 26-43, 17점 차까지 리드를 내줬다. 계속된 공격의 침묵을 깬 것은 이정현이었다. 3점슛까지 연이어 가동하며 동부를 추격하기 시작한 것. 이에 다른 선수들의 공격력도 점점 활기를 되찾았고 4쿼터 1분 29초를 남기고는 64-64, 극적 동점에 성공했다. 이후 양희종의 위닝 슛으로 KGC인삼공사는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이정현은 이전 챔피언 결정전 5경기 동안 평균 19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3.8득점 3점슛 0.6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14득점(3점 2개) 2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이정현은 “슛 감각이 좋았다기보다 점수 차이가 많이 나서 6차전을 크게 지면 7차전에 영향이 크니까 조금 더 빠르게 공격하려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라고 그 경기를 회상했다.
Q. 이정현 선수가 생각하는 KBL 득점왕은 누구인가요?
이번 시즌만 생각해서는 에밋이 아닐까요? 초반에는 KCC에 워낙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아서 주춤 했다면 힐이 오면서 득점력이 물 오른 것 같더라고요. 경기를 보고 있으면 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와 급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득점 성공 능력이나 클러치 능력이 좋아서 많이 보고 배우고 있어요.
Q. 주득점원으로 경기를 소화하다보면 체력 소모가 클 것 같아요. 언제 제일 힘들었어요? 그리고 체력 관리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팀이 졌을 때가 제일 힘들죠. 많이 뛰어도 팀이 이기면 승리했다는 것 때문에 체력도 더 좋아지고 하는데, 아쉽게 원래 저희의 플레이를 못하고 어이없게 지면 분위기도 다운되고 선수들끼리 기분도 안 좋아요. 그때 체력문제가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체력관리는 따로 하는 것은 없어요. 그냥 잘 먹고 잘 쉬는 거예요. 진짜. 특별히 챙겨먹는 건강식은 없고 밥을 많이 먹어요. 밥심으로 뛰고 있어요.
Q. 앞으로 만들고 싶은 득점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있다면요?
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결정적일 때 역전 3점슛?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버저비터로 이긴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버저비터로 이긴다는 것이 경기가 아슬아슬하게 진행됐다는 것이겠지만 살면서 그런 경기가 한 번 쯤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시소게임에서 중요할 때 내 득점으로 이긴다.’ 저 뿐만 아니라 농구선수들 다들 꿈꾸지 않을까요? 그래도 안정하게 크게 이기는 것이 더 좋겠죠?
사진_유용우 기자,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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