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끝’ 디안젤로 러셀, 이제 비상할 때!

양준민 / 기사승인 : 2016-01-01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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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고진감래(苦盡甘來).’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또는 고생 끝에 낙이 찾아온다. 즉, ‘어렵고 힘든 일이 지나면 즐겁고 좋은 일이 오기 마련이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NBA 2015-2016시즌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LA 레이커스의 신인 디안젤로 러셀(19, 196cm)에게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2015 NBA 드래프트 2순위로 레이커스에 입단한 러셀은 196cm의 키에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포지션을 오가는 유망주다. 드래프트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레이커스가 빅맨 유망주인 자릴 오카포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을 깨고 러셀이 선택을 받았다.


드래프트 인터뷰 당시 러셀은 “내가 2015년 드래프트 최고의 선수”라고 거침없이 말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대학시절 가장 큰 강점은 ‘정교한 패스능력’과 ‘안정적인 경기운영’이다. 더불어 러셀은 슛이 좋고,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다.


실제로 러셀은 2014-2015시즌 대학무대에서 3점슛 성공률 41.1%(평균 2.7개)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러셀의 평범한 운동능력은 앞으로 그가 NBA 생활을 해나가는데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으로 꼽히기도 했다.


디안젤로 러셀 오하이오 주립대학시절 기록
35경기 평균 33.9분 19.3득점 5.7리바운드 5어시스트 FG 44.9% 3P 41.1%


오프시즌 코비 브라이언트 역시 자신을 대신할 레이커스의 미래로 러셀을 꼽았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러셀이 태어난 지 8개월 11일째 되던 날, NBA에 데뷔한 코비는 러셀과의 세대차를 극복하고 훈련이 끝난 뒤 러셀에게 조언을 건네는 등 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러셀 역시 특유의 친화력으로 응답하는 등 코비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려 노력했다.


미운 오리


그러나 팬들과 구단의 높은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한 탓일까. 시즌 초반 러셀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많은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반면, 러셀보다 낮은 순위로 지명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4순위, 뉴욕), 오카포(3순위, 필라델피아)가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실망한 레이커스 팬들로선 더욱 러셀이 미워보였을 것이다. 레이커스의 기대주에서 한순간에 ‘미운 오리’로 전락한 19살 신인에게 지난해 11월은 누구보다 가혹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실 시즌이 두 달여 지난 현재도 러셀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구단의 미래로 러셀을 뽑은 것은 구단과 감독의 실수”라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이들은 “러셀에게 좀 더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코비 은퇴 이후 그를 재평가해야한다”라 말하고 있다.


물론 부진과 더딘 성장에 대해 러셀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러셀은 공을 잡고 하는 플레이에 능한 선수라 많은 시간 공을 소유해야 하는 유형의 선수다. 대학시절 러셀은 코트에서 자율권을 부여받아 날카로운 패스,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팀을 이끌어가던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 시즌 초반 레이커스의 공격은 코비의 공 소유욕으로 인해 뻣뻣한 모습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러셀에겐 농구를 시작한 이래로 자신이 그동안 펼쳐왔던 농구와 전혀 다른 스타일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또한 바이런 스캇 레이커스 감독의 ‘일관성 없는 활용법’ 역시 러셀의 성장을 막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의견도 줄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캇 감독은 “포르징기스 대신 러셀을 뽑은 것을 후회한다”, “러셀은 크리스 폴만큼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라 말하는 등 매스컴으로부터 신인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러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러셀은 지난해 11월말부터 점점 리그에 적응, 자신감이 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데뷔 후 첫 더블 더블(16득점 10어시스트)을 기록하는 등 러셀은 많은 이들이 바라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러셀은 최근 선발에서 벤치멤버로 내려간 이후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8일 토론토 랩터스전부터 벤치멤버로 뛰기 시작한 이후 벤치멤버로 나선 10경기에서 평균 12득점을 기록했다.


디안젤로 러셀 벤치멤버 출전 후 성적
10경기 평균 26.2분 12득점 3.1리바운드 3.5어시스트 FG 39.8% 3P 30.9%


무엇보다 ‘자율권’이 주어졌다는 것이 러셀에게 있어선 가장 큰 기쁨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러셀 역시 “벤치에서 시작할 때 더 공의 흐름이 좋은 것 같다”라는 말하며 간접적으로 코비와 뛰었던 것에 대해 귀여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비 역시 이전과 달리 클러치타임에서 러셀 등 유망주들에게 공격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의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10일 있었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 4쿼터 클러치타임에 팀의 공격을 러셀에게 맡기는 등 코비는 러셀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셀은 최근 4경기 평균 12.3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NBA 루키랭킹에서 점점 상승세를 보이며 3위까지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랭킹발표와 함께 “최근 러셀은 매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최근 러셀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코멘트와 함께 향후 러셀에 대한 기대감도 전망됐다.


디안젤로 러셀 최근 4경기 성적 * 2015년 12월 31일 보스턴전 미반영
평균 12.3득점 3리바운드 2.5어시스트 1.5스틸 FG 45% 3P 40%


또한 최근 미치 컵첵 레이커스 단장 역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를 스카우트했을 때, 그리고 드래프트에서 지명했을 당시 우리는 그가 리그에서 굉장히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직감하고 있었다”라는 러셀의 활약상에 만족감을 표했다.


디안젤로 러셀 12월 기록
평균 13.1득점 3.6리바운드 3.7어시스트 FG 39.9% 3P 33.0%(1.9개)


다만, 아직 조급함에서 비롯된 기복 있는 플레이는 앞으로 러셀이 극복해야 할 숙제다. 대학시절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던 것과 달리, 최근 경기에서 러셀은 종종 조급함을 보이며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셀이 자신에게 붙은 2순위라는 꼬리표와 함께 자신보다 낮은 순위로 선발된 선수들의 맹활약이 이어지며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언론에서 “러셀이 평균 2.3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가 19살의 어린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수를 통해 점점 배워나갈 것”이란 말로 변호하고 있지만, 러셀의 조급함이 기복으로 이어지고 성장 또한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러셀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러셀이 지금은 벤치멤버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 그는 레이커스의 가드진을 짊어지고 나갈 위치에 서있을 것이다. 러셀 역시 올 시즌 선발로의 복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러셀은 토론토전 이후 2경기 만에 선발라인업에 복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드는 성장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회자되고 있는 스티브 내쉬 역시 데뷔시즌부터 특급 포인트가드의 면모를 보인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러셀의 조급함은 시간이 지나 리그에 적응할수록 충분히 고쳐질 수 있는 것이기에, 앞으로 러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러셀 본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팬들에게 실력으로 보여줘야 할 프로선수이기에 동시대의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는 숙명이다.


러셀 역시 사람인 만큼, 자신보다 낮은 순위의 선수들이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에 충분히 조급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러셀은 앞으로 NBA에서 뛸 시간이 더 많다. 조급함은 오히려 그에게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코비의 조언 “지명순위, 신경 쓰지 마라”


오프시즌 코비는 훈련이 끝난 뒤 젊은 선수들에게 “1순위든 2순위든, 드래프트 순위에 신경 쓰지 마라, 드래프트 순위가 앞으로 NBA 커리어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상위 지명선수들 역시 충분히 커리어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코비 역시 1996 NBA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지명되는 등 명성에 비해 지명순위는 비교적 낮았다. 코비는 1~2순위가 아니었지만, 데뷔 후 늘 최고를 향해 달렸고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을 벌였다. 코비의 말은 NBA 통산 득점 3위, 5번의 파이널 우승, 별명 ‘Mr.81’ 등 수많은 기록으로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


코비에서 말에서 알 수 있듯 NBA에서의 성공은 드래프트 순위가 아닌, 바로 ‘뼈를 깎는 자신만의 노력“이다. 러셀 역시 지금의 상승세에 만족해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언제 다른 선수들에게 뒤처질지 모른다. 러셀뿐만 아니라 이는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다른 신인 선수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시즌 초반 코비가 러셀의 성장을 방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러셀에게 있어 코비와 함께 한 이번 시즌은 앞으로 그의 농구인생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과연 러셀은 남은 시간 코비의 장점을 흡수, NBA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가드가 될 수 있을까. 코비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 외에도 레이커스를 지켜봐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생긴 것 같다.


디안젤로 러셀 프로필
1996년 2월 23일 미국 태생, 196cm/82kg, 포인트가드-슈팅가드, 오하이오 주립대학
2015 NBA 드래프트 2순위 LA 레이커스 입단
2015-2016시즌 평균 11.2득점 4.2리바운드 3.3어시스트 FG 40.4% 3P 32.1%


# 사진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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