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홈인 춘천호반체육관.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 하는 훤칠한 남자 둘이 눈에 띄었다.
선수들의 플레이가 잘 될 때는 박수를, 반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 이들. 바로 우리은행의 유이한 유부녀인 임영희(35)의 남편 유재선(36)씨, 양지희(31)의 남편인 김창훈(32)씨다.
이들은 아내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체육관을 자주 찾는다. 시즌 때면 경기 스케줄이 뻑뻑하기 때문에 집에서 아내를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 일주일에 하루가 될까 말까란다. 때문에 경기가 있는 날 체육관에 와 아내의 경기를 지켜보고, 경기 후에는 잠깐이지만 애틋한 시간도 갖는다.
이들은 30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나란히 앉아 아내의 경기를 응원했다.
“조마조마하죠. 다칠까 봐요. 농구란 스포츠가 부상이 많잖아요. 한편으로는 플레이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응원하죠. 즐기면서 못 봐요. 진지하게 보죠(웃음).” 임영희의 남편 재선 씨의 말이다.
“항상 미안한 마음이에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지금 몸이 안 좋다 보니 많이 힘들어해요. 그게 코트에서 보여지니까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죠. 아무래도 외국선수들을 수비하다 보니까 힘들고 부상도 많아요. 제가 외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양지희의 남편 창훈 씨 역시 부상이 많은 아내의 건강을 염려했다.
1980년생인 임영희는 WKBL 최고참급에 속한다. 하지만 여전히 30분을 넘는 출전시간에 득점 부문에선 13.33점으로 국내선수 중 첼시 리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선수로 꼽힌다.
재선 씨는 아내에 대해 “자기 관리를 참 잘 해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강훈련도 하려고 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선 걱정을 안 해요. 다칠까봐 걱정이죠. 체력에 있어선 다른 선수들보다 좋은데, 아무래도 젊을 때 같진 않으니까요. 가끔 집에 오면 그냥 뻗는데,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요. 존경스러운 부분도 있죠. 자기 관리를 잘 하면서 직업에 충실한 거니까요”라고 칭찬했다.
직접 농구하는 것을 즐기는 창훈 씨는 동호회농구에서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여러 대회에참가해 우승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내에게 보다 전문적인 조언도 해줄 수 있을 듯 보인다.
“남자와 여자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세밀한 면을 얘기하진 않아요. 대신 자신감을 강조하는 편이죠. 센터지만 슛을 갖고 있는 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해요. 자유투나 잘 넣어야 하고, 중거리슛 등 찬스가 나면 자신 있게 던지라고 얘기해줘요. 저도 포지션이 센터라서 연습경기도 같이 하고, 같이 하면서 얘기를 많이 해줘요. 힘에서는 오히려 제가 밀려요(웃음).”
워낙 훈련이 강하기로 유명한 우리은행. 남편들 입장에선 힘든 훈련에 하소연을 하는 아내를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죽겠다고 하죠. ‘오늘 어땠어?’라고 물어보면 기어다녔다고 하기도 해요(웃음). 우리은행 훈련이 워낙 힘드니까요. 안쓰러워요.” 재선 씨의 말이다.
창훈 씨는 “자주 하소연 해요. 경기에서 플레이가 안 되거나 많이 혼났을 때는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요. 그럴 때는 아내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하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훈련은 힘들지만, 우리은행은 경기간 차이가 있을 때는 외박을 꼭 보내준다고 한다. 남편들은 위성우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 경기 사이 쉬는 날이 있을 때는 꼭 집에는 가라고 하세요. 저희한테 맛있는 것 좀 많이 먹이라고 하기도 하시고요.”
남편들이 아내들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였다. 바로 부상 없이 무사히 시즌을 잘 마치는 일이다. 아내들이 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외조를 잘 하는 것이 바로 본인들의 역할이라고도 말했다.
아내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재선 씨는 “이제 반환점을 도는 시기인데, 안 다치고 자기 플레이를 잘 했으면 좋겠어요. 전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말고, 본인 몸 잘 추리면서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창훈 씨는 “아프지 말고, 선수로서 시즌 잘 마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몸 관리 잘 했으면 좋겠고, 그 외적인 부분에 대해선 제가 도움을 줄 거고요. 지희가 경기에만 올인 할 수 있도록 외조하려고요”라며 아내를 응원했다.
#사진 - 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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