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영화 기획제작자 박인택, 배우처럼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드러내거나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큐!’를 하지 않는 관계로 그 이름이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기획 제작한 작품들을 보면 ‘아…’하고 무릎을 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전남 완도 청산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섬중 하나가 되도록 기여한 드라마 <봄의 왈츠>, 실존하는 야채가게 총각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청춘들의 직업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돌아보게 했던 <총각네야채가게>를 비롯 <눈의 여왕>, <솔약국집 아들들>, <인생은 아름다워> 등 14편의 드라마, 7편의 영화를 기획제작했다. 그중에는 한일협력, 한중협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있다.
특히 <제빵왕 김탁구>는 2010년 이후 발표된 한국드라마 최고시청률 50.8%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당시 박인택은 해당 드라마 작가분의 시놉시스, 전체 시나리오의 검토, 신인배우의 전격 주인공 캐스팅, 청남대 로케이션 확보, 제빵 촬영 협력을 위한 파티시에, 제작 파트너 확보, 드라마를 방송할 방송사 결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들을 진행했다.
현재는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모티브로 하는 드라마 <활빈>을 비롯 <오랑캐하멜>등의 글로벌 OTT 드라마 영화 등을 기획개발하여 새만금부안, 지리산 함양에 산채(던전) 촬영장을 준비하여 2022~23년 사이에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작자 박인택은 농구를 좋아한다.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다. 또 다른 자신의 삶이라고 할 정도로 농구에 엄청나게 빠져살았다. 선수생활은 해본적이 없지만 아마추어로서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며 40대 후반까지 동호인 농구를 즐겼다. 현재도 승용차에 농구공을 넣고 다닐만큼 농구를 즐겨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농구 중계를 시청하는 소문난 농구 매니아다.
오랜 시간 농구를 사랑했던 열성 팬답게 예전 선수들의 활약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있는 그에게 <스타의 스타>를 부탁해봤다. 좋아했던 선수가 한두명이 아니라고 운을 뗀 것도 잠시 이내 한명을 콕 집어낸다. NBA를 목표로 현재 미국 대학농구에서 활약 하는 데이비슨대 3학년 이현중(22·201cm)의 어머니 성정아(56‧184㎝)다.

Q.드라마, 영화 제작자라고 하시는데, 모르는 사람들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 한번 부탁할 수 있을까요?
하하하…, 한국은 세계적인 한류 드라마의 나라여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마, 영화, 뮤지컬 기획 제작자라고 하면 웬만큼은 뭐하는 사람인지 바로 아십니다. 저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드라마가 될 만한 꺼리, 소재를 우리 역사, 생활, 또 사회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과제 속에서 찾아내고 이를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만들만한 값어치가 있을지를 판단하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제작비를 조성할 적절한 파트너를 찾아내고 작품으로 만들어져서 세상 빛을 보게 하는 일을 합니다.
Q.농구는 어릴 때부터 좋아하신건가요?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충희, 김현준, 최철권, 박찬숙, 정미라, 김화순, 조영란, 전미애 등 이런 선수들이 좋아서 저도 열심히 농구공을 림에 던졌죠. 거의 모든 용돈은 주말에 친구들과 아이차바 내기 농구시합에 올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 3게임~5게임도 뛴것 같아요. 심지어 친구들끼리 등을 밟고 덩크슛 해보려는 무모한 시도까지…(웃음)
Q.‘보는 농구’를 넘어 ‘하는 농구’에도 열정이 많으셨군요?
연세대학교에 합격해서 오리엔테이션 소집도 하기 전에 농구장부터 찾아가 대학생 형들과 농구 시합을 할 정도였습니다. 정말 신나더군요. 대학에 다닐 때는 선수들이 체육관을 쓰지 않는 시간에 정규 코트에서 마치 선수가 된 기분으로 신나게 농구했어요. 군대에 가서는 미군들과 농구를 자주 했어요. 드리블은 많이 뒤졌지만 타이밍 뺏는 3점슛팅 만큼은 왠만한 흑인 병사들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정확했다고 자부합니다. 겁먹을 것 없더라고요. 어차피 그들도 아마추어에요. 선출과는 차원이 다르긴하죠.
Q.어릴적 우상이 궁금합니다.
이충희 선수의 페이드어웨이 슛은 언제나 감동적이었고, 고 김현준 선수의 언제 어떤 자세에서든 기어코 슛을 성공시키고 마는 모습이 정말 멋지게 보였어요. 저도 아마추어팀에서 엄청 공격성이 강한 슈터로 활약했던터라 그분들의 플레이가 정말 좋았어요. 박인규, 박수교, 임정명, 전창진, 정인교, 유재학, 허재 선수도 좋아했어요. 그후 세대로 조성원, 조상현, 추승균도요. 쭉 회상해보니까 슛이 좋고 수비도 잘하던 선수들에게 매력을 많이 느꼈던 것 같네요.
Q.당시 여자농구도 스타가 많았어요.
그럼요. 여농은 특히 국제대회 성적도 좋아서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라서 팬들이 정말 많았죠. 박찬숙, 조영란 등을 좋아하다가 차츰 제가 직접 농구 할 때는 정미라, 김화순, 성정아 선수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Q.오늘 시리즈의 주인공 성정아라는 선수는 언제 처음 알게된 것일까요?
성정아 선수의 이름은 성선수가 중학교시절부터 알았고, 삼천포여종고 1학년때 TV 중계를 봤죠. 당시부터 이미 유명했던 것 같아요. 삼천포여종고라는 학교 이름도 특별난데다 여고 1학년 선수가 워낙 모든 플레이에 뛰어나서 그때 이미 대적할 만한 선수가 없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전까지 좋아했던 김화순 선수(나중에 저의 직장 선배와 결혼했죠)를 제치고 저의 최애선수가 되었죠. 성정아 선수가 190cm대로 컸더라면 우리나라 여농역사에 세계대회나 올림픽 금메달 몇개 정도는 따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커트머리에 땀에 절은 선머슴아 같은 성정아 선수는 깡다구도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Q.어린 나이부터 정말 잘했나보군요?
우리나라 역대 여농 선수 가운데 탄력이 가장 좋았던 선수가 아닐까 싶어요. 1979년인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대회 첫날, 우리 선수들을 속수무책으로 무너뜨리며 충격패를 안긴 캐나다의 빅스타 블랙스완 실비아 스위니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선수가 나타났는데 바로 성정아선수였어요. 적어도 제 눈에는 성정아 선수가 실비아 스위니로 보였어요. 키, 탄력, 스피드, 다부진 성격, 낚아채듯 공중에서 걷아가는 리바운드와 유려한 슈팅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걸출한 선수였습니다.
Q.요즘 선수 중 성정아와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요?
박지현 선수가 떠오릅니다. 신장도 얼추 비슷하고 가드부터 센터까지 모든 포지션이 소화가능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스타일까지, 포지션은 다르지만 성정아 선수의 현역 시절 플레이를 보지 못했던 팬들은 박지현 선수를 보면 조금이라도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으면서도 두루두루 재능이 많은 선수였어요. 성정아 선수가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것에 비해 박지현 선수는 소속팀과 국대에서 조금은 틀에 박힌 시스템농구, 수비농구를 강요받는 상황은 아닌가 싶기도합니다. 박신자, 조영란, 박찬숙, 김화순, 성정아, 정선민 등 처럼… 박지현 선수도 본인 스타일의 농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어요. 재량을 주고 옥죄지않는게 한국농구발전에 좋지않을까 싶습니다.
Q.아들인 이현중 선수가 최근 농구 팬들 사이에서 아주 핫해요. 어머니와 많이 닮은 것 같나요?
이현중 선수가 외모는 갸냘퍼보이고, 조금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ᆢ 속은 강철에 고래심줄같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 점이 바로 어머니 성정아씨를 가장 많이 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 기억에 성정아 선수는 강단이 최고인 선수에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당찬 선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온화하고 인품이 아주 좋으신 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Q.팬으로서 농구인 성정아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정아씨 아프지 마세요. 무릎 안아픈가요? 항상 무릎보호대 차고 뛰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농구를 즐기면서 무리하게 점프하고 그러다보니 발목이 자주 돌아가고 접질리고는 했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아들 경기를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이제부터 그 이상은 하늘의 뜻이고, 이현중 본인의 할 탓입니다. 우리의 젊은 시절에 가장 빛나던 선수인 성정아씨와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게되어서 참 좋았습니다.
Q.아참! 농구 드라마 등은 관심없으실까요?
그렇지않아도 여중고 농구선수들의 농구 웹툰을 만들고 글로벌 OTT드라마로 기획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삼천포여중, 삼천포여종고 농구팀 이야기 같은 드라마 아니면 이현중, 여준석처럼 NBA 무대에 도전하는 꿈을 안고 노력하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도 좋습니다. 성정아씨께서 꿈이 있는 아이들의 드라마에 스토리텔러가 되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국 여자 농구가 지금의 일본 수준으로 아니 그 이상 부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꿈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쉽게 그 사람을 재단해버리고 장점보다는 단점부터 보려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키 작다고 안된다. 깡말라서 안된다. 느려서 안된다. 그러면 도대체 누가 된다는 것입니까? 당장의 승리에 목말라 하지말고 아이들의 꿈이 세계를 달리도록 날개를 달아주자고요.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인택님, 성정아님 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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