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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미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박지현(빨간 원) |
[점프볼=홍성한 기자] “포기하고 돌아갔을 때 후회하는 제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
꿈 같던 무대가 현실이 됐다. LA 스팍스 유니폼을 입은 박지현이 마침내 WNBA 정규시즌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LA 스팍스는 8일(한국시간) 2026시즌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고, 박지현 역시 포함됐다. 정식 데뷔 경기를 치를 경우, 그는 정선민, 박지수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한국인 WNBA 리거가 된다.
박지현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아산 우리은행을 떠나 해외 무대에 도전했다. 뉴질랜드와 스페인 2부리그, 호주 리그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지난 4월 LA 스팍스와 루키 계약을 체결하며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결국 생존 경쟁을 뚫어냈다.

다음은 계약 직후 가졌던 국내 취재진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박지현의 일문일답이다.
Q. 최종 로스터 포함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사실 공식 발표 전, 3일 정도 먼저 결과를 알게 됐다. 그때 감정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무엇보다 이 결과와 감정을 빨리 팬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Q. 구단은 어떤 점을 좋게 봤다고 생각하나.
“정확히 어떤 부분을 높게 평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웃음). 다만 프리시즌뿐 아니라 캠프 기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임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가졌는데, 그런 모습들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
Q. 어린 시절 직접 봤던 무대에 선수로 서게 됐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 부분이 저한테 가장 크게 와닿았다. 예전에 LA에서 LA 레이커스 경기를 본 적이 있었다.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감정과 꿈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제 제가 그 꿈을 꾸게 해준 팀에서 직접 뛰게 된다는 게 정말 말이 안 되는 기분이었다. 캠프 기간 모든 순간이 크게 다가왔다.”

Q. 해외 생활 동안 힘든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솔직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포기하고 돌아갔을 때, 나중에 후회하고 있을 제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제가 포기해버리면 어린 선수들에게 주고 싶었던 희망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주변에서 도와주신 분들도 정말 많았고, 그런 힘들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Q. 영어 소통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
“처음 해외에 나갔을 때는 영어를 정말 거의 못했다. 그래서 어려움이 컸다. 그런데 그 시간들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때만큼 힘들진 않다. 또 한국에 돌아왔을 때 따로 영어 과외도 받으면서 준비했다. 그런 과정들이 다 도움이 됐다.”
Q. 국내에서는 1, 4번, 국가대표팀에서는 9번을 달았다. 이번에 선택한 등번호 6번은 어떤 의미인가.
“의미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딱 맞는 건 없더라(웃음). 그래도 첫 시즌, 그리고 이 팀이 저에게 준 번호라는 것 자체가 큰 의미다.”
Q. 해외 무대를 경험하며 가장 중점적으로 발전시키려 한 부분은.
“해외에 나오고 나서 느낀 건 모든 부분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거였다. 피지컬, 슈팅, 스피드 전부 다. 그중에서도 가장 집중했던 건 슈팅이었다. 또 해외에서는 2~3번 역할을 많이 맡게 되다 보니 외곽 움직임이나 플레이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했다.”
Q. 처음 해외에 나갔을 때와 지금의 외로움은 많이 다른가.
“처음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낯설었다. 한국에서는 늘 팀원들과 함께 생활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소중하게 느껴진다. 혼자서 이겨내며 배우는 것도 정말 많았고, 그런 부분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Q. 팀 동료들이 부르는 별명도 생겼나.
“다들 저를 ‘JP’라고 부른다. 처음엔 이름을 불러주려고 했는데 발음이 어렵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지금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JP라고 부른다.”
Q.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
“청소년 대표팀 시절 미국 선수들과 붙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선수들이 지금 WNBA에서 뛰고 있다. 케이틀린 클라크이나 페이지 베커스 같은 선수들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WNBA에서 만나게 된다면 정말 신기할 것 같다.”
Q. LA 생활에 대한 기대도 클 것 같다.
“LA는 한국분들도 정말 많고, 실제로 다니면서도 한국분들을 자주 만난다. 저 보러 오고 싶다고 말씀해주시는 팬분들도 많아서 그런 부분이 정말 기대된다. LA에서 팬분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Q. LA 스팍스의 환경은 직접 경험해보니 어땠나.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받아본 지원 중 최고 수준인 것 같다. 정말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배운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Q. 계약 직후 블로그에 글을 남겼더라. 어떤 마음으로 썼나.
“생각 정리가 잘 안 되더라. 너무 기쁘고 벅찼다. 그런데 이 순간을 기록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흐려질 것 같았다. 그래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공식 발표 전이었지만, 발표가 나면 팬분들께 빨리 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Q. WNBA 첫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은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싶다. WNBA에 아시아 선수가 많지 않다 보니 임팩트를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팀이 저를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고, 최대한 빨리 시스템에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Q. 도전하려는 후배 선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에는 저도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안 될 것 같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순간들이 있더라도 결국 지나고 나면 ‘다 필요한 시간이었구나’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온다. 목표를 이루는 것만큼 그 과정도 정말 소중하다는 걸 어린 선수들도 느껴봤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몇 분 몇 초를 뛰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코트를 밟는 순간 보여드릴 수 있는 걸 최대한 보여드리고 싶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응원과 관심 보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없었으면 절대 여기까지 못 왔다.”
#사진_점프볼 DB, 에픽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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