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의 농구人터뷰④] ‘하킬’ 하승진 “KCC 외 다른 팀은 상상도 하지 않았습니다”

점프볼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1 12: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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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킬' 하승진(36·221cm)은 국내 농구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선수다. 대한민국 농구 역대 최장신 센터로서 NBA까지 경험한 유일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닌 웨이트도 탄탄해 한창때는 외인 빅맨들도 맞상대를 버거워했다. 거구의 흑인 센터가 하승진과의 몸싸움 끝에 힘에서 밀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모습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일 수 있다.

 

잦은 부상 등으로 인해 전성기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롱런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플레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건강한 하승진’이라면 외국선수 포함 역대 어떤 빅맨보다도 위력적이다는데 동의한다. 실제로 데뷔 첫해 신인상을 수상하며 팀에 첫 우승을 안겨준 것을 비롯해 소속팀 전주 KCC 이지스에 총 2번의 파이널 우승을 선물했다. 그 뒤로도 출전시간을 꾸준히 가져가는 동안에는 하승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늘 KCC는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승진의 커리어를 언급할 때 일부에서는 단순한 ‘사이즈빨(?)’로 저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농구는 단순히 크다고 끝나는 스포츠가 아니다. 실제로 2m가 넘는 농구 유망주들은 꾸준히 프로 무대를 밟았지만 그중에서 개인커리어와 우승까지 모두 거머쥔 케이스는 서장훈, 김주성, 오세근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테크닉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을지 모르겠으나 승부처에서 큰 덩치를 과감하게 날리는 등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플레이를 했기에 ‘하킬’이라고 불리는 하승진이 존재할 수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는 9시즌 동안 전주 KCC 이지스 한팀에서만 뛰며 정규리그 347경기 동안 평균 11.6득점 8.6리바운드 1.1블록슛을 기록했다. 명성에 비해서는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하승진의 진정한 가치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존재감에 있다는 평가도 많다. 그가 골밑에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에서는 부담스럽기 그지없었으며 주로 외국인센터와 매치업되는 관계로 KCC는 외국인 자원을 좀 더 유동적으로 활용하는게 가능했다.

 

하승진이 경기중 신바람이 나는 날은 상대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특유의 몰아치기는 물론 다양한 리액션을 통해 동료들의 사기까지 올려주며 경기 분위기를 확 바뀌버리기 일쑤였다. 만화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그렇듯 승부처에서의 집중력도 유달리 높았다.

 

하승진은 흡사 명랑소년같은 캐릭터였다. 농구장 안팎에서 늘 밝은 얼굴로 임하며 누구보다도 많이 웃고 장난기도 가득했다. 잘 모르는 이들이 오해할 수 있는 큰 체격의 험상궂은 선입견(?)과 다르게 말도 엄청 잘하고 무엇보다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다. 짧았던 NBA 시절을 비하해 ‘폭풍 2도움’이라고 놀리는 이들에게도 기꺼이 함께 웃어주며 추억의 소재로 삼기도 하는 등 늘 긍정적인 마인드가 돋보인다. 그러한 성격을 살려 현재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것은 물론 유투버로도 팬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잦은 부상과 싸우며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선수 생활을 했고, 큰 체격만큼이나 마음도 넓은 전직 NBA리거이자 KCC프랜차이즈 스타 하승진! 그의 유쾌한 추억과 현재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국내 최장신 유튜버 하승진

 

안녕하세요. 현역 때도 은퇴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농구인 하승진을 인터뷰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 꾸준하게 업데이트 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튜브 촬영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일을 벌이고 있어요. 간간이 방송촬영도 하고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솔직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저것 빨리빨리 팍팍 적응을 하는 편이 아닌지라 정신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중입니다.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데로 팬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현역때부터 예능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 같아요. 다소 무뚝뚝했던 서장훈님도 은퇴 후에 예능에서 맹활약중인데, 하물며 하승진님은 끼가 넘쳐 보이는 이미지였던지라 더욱 그랬지 않나싶습니다.

 

-저야 감사하죠. 끼가 많은지 적은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예전부터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뭔가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어떤 자리든지 이왕이면 분위기가 밝으면 좋잖아요. 아직 시작이고 배우는 단계지만 무엇을 하든 팬분들과 연결된 것이라면 최대한 유쾌하게 하고 싶습니다. (서)장훈 형님께서는 워낙 말솜씨도 좋으시고, 제가 따라가려면 아직 너무도 먼 벽같아요. 언젠가 비슷하게라도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장신…, 이제는 지겹지도 않으실 것 같아요. 뭐만하면 최장신, 최장신이 따라붙으니까요. 하승진에게 ‘키가 크다’, ‘최장신이다’는 등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눈에 자꾸 띈다는 점에서 어린 시절부터 불편하거나 그런 점은 없으셨나요?

 

-사실, 저는 특별하게 불편하고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받아들여서 그런지 거기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외모적으로 눈에 띄면 움츠려 들기도할 것 같기는 해요. 다행히 부모님께서 자신감있게 키워주셔서 밝은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아요.

 

성격의 형성에는 가족 분위기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예능 등에서 비쳐진 모습만 봐도 정말 밝고 유쾌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 것 같습니다. 인생을 처음 시작하고 배워가는 장소가 가정 아닙니까. 타고난 성격, 기질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가정만큼 큰 영향을 끼치는 장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아버님, 어머님께서 많은 사랑을 주셨고, 어릴 때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큰 것은 큰 행복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체격이 크다 보니 잘 모르는 분들 중에서는 조금 무섭게 보는 시선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만 하승진님을 겪어봐도 매우 유쾌하고 밝은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커온 것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워낙 밝고 유쾌한 성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유튜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자연스럽다고들 말해줘요. 본인들이 원래 알고 있는 그 캐릭터 그대로 방송을 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농구를 하던 시절은 덩치도 크고 인상도 험악하고 하다 보니까 선입견도 있을 수 있었겠죠. 경기를 하다 보면 항상 밝은 얼굴로 플레이를 할 수 만도 없구요. 소리 지르고 찡그릴 때도 있을 것 아니에요. 다행히 유튜브를 통해 저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요새 유튜버로 핫하시더라구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시게 됐으며, 주된 컨텐츠는 어떤 방향인지 궁금합니다.

 

-이전 질문에서도 답한 것처럼 저에 대해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신지라 진솔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구요. 더불어 저는 1년 365일 즐겁게 살고 싶어하는 스타일이에요. ‘밝은 에너지를 보여드리면 보시는 팬분들께 잠깐이라도 웃음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접근한 부분도 있어요. 지금은 조금 바빠졌지만 막 은퇴하고 나서는 할 것도 딱히 없었구요.(웃음)

 

각종 인터뷰에 과거 회상, 많은 이들을 빵 터지게 만든 ‘거인간극장’까지, 컨텐츠가 무척 다양하던데요. 그중에서도 게임에 관한 컨텐츠가 눈에 띄더군요. 본래부터 게임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가장 즐겨하는 게임은 무엇일까요?

 

-어릴 때부터 워낙 게임을 좋아했어요. 슈퍼마리오, 고인돌 등 고전 게임까지 섭렵했을 정도로 정말 광이었죠. 특히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NBA게임이 인기가 많거든요. 저도 농구인인지라 즐기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유튜브에서 한번 다뤄봤는데 반응이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시리즈로 쭈욱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까지는 농구게임 위주로 즐겼는데, 스케줄이 늘어나면서 게임할 시간도 없어진 상황이에요. 어찌보면 이런 시국에 저를 필요로 하고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죠.

 

가장 호흡이 척척 맞았던, 혹은 인상깊었던 게스트로는 누가 있었을까요?

 

-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은 아무래도 제 채널에 가장 많이 나왔던 (전)태풍이 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낙 친하고 집도 가깝고 그렇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만나는 친구같은 사이입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편하고…, 그냥 딱 호흡 이야기하면 태풍이 형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종의 원플러스원 느낌으로 가고 있죠.(웃음) 인상 깊었던 게스트로는, 으음…, 아무래도 쏘대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그분 키가 147cm에요. 저하고는 완전 극과 극인지라 그분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 반응도 좋았구요. 제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계획 중이거나 해보고 싶은 컨텐츠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실 몇 번 기획을 하다가 코로나에 막혀서 다시 뒤로 밀려난 컨텐츠가 있어요. 농구 대회 같은 것을 해보려구 오디션도 보고 그랬었는데, 사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잠정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도 진정되고 그러면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KCC 프랜차이즈 스타

 

골 밑에서 자리만 제대로 잡으면 무적일 것 같았는데, 의외로 기름 손의 모습도 종종 노출했어요. 그럴 때마다 KCC 팬들의 마음도 미끄덩거렸습니다.

 

-주식도 항상 상승곡선을 그리며 나아가지는 않잖아요. 인생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하는 농구는 인생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희노애락이 다 담겨져 있는…, 항상 좋을 수 만은 없는, 여러 가지 부분이 다 담겨져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팬분들 입장에서 보자면 제가 맹활약하게 되면 너무 신나고 좋다가도, 부진한 날은 보는 것 만으로도 씁쓸한 마음이 들 수도 있구요. 그만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하는 마음이 크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선수 하승진이 한번 흥이 나면 상대 수비진을 초토화시킨 것을 넘어 분위기 자체를 지배했던 것 같아요.

 

-아…, 말씀을 들으니 선수 시절이 생각이 나네요. 정말 즐거운 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분위기를 지배한다라? 그런 날이 확실히 있기는 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일종의 시너지가 난거죠. 저의 열정과 팬분들의 열기가 함께 달아오르면 상대팀 입장에서 분위기를 빼앗기지 않을 수가 없었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건 저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 팀도 마찬같아요. 뭘해도 잘되는 날이 있잖아요. 아니면 갑자기 확 사기가 올라간다거나. 야구 투수로 따지면 긁힌 날이라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 올스타게임에서 부상 당해서 팀도, 개인도 아쉬움이 큰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올스타게임 전에 종아리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팀에서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올스타전게임을 나가지 말아라 만류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제 선택은 달랐습니다. 당시 제가 올스타 팬투표 센터 부분에서 1위를 했던 것으로 기억을 해요. 그러다보니, ‘이렇게까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팬들의 기대를 뒤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라는게 팬이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잖아요.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팬들을 위한 행사고, 저는 프로 선수니까요. 그런 축제를 뛰지 않는다는 것은 프로답지 않을 것 같더라구요. 안타깝게도 올스타게임을 뛰게 된 결과로 종아리 근육이 크게 찢어지고 말았죠. 이후 팀에게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엄청 크게 죄송했습니다.

 

언젠가, 화려한 움직임에 이어 자연스럽게 3점슛을 적중시켰습니다. 좀 더 자주 쏘실 생각은 없으셨을까요? 최장신 슈터 ‘하 커리’ 멋지잖아요.

 

-사실 그 경기에서 슛이 그렇게 들어갔던 것은 운도 좀 따랐던 것 같구요.(웃음) 아마, 지금의 농구트랜드라면 그래도,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3점슛도 따로 연습하구요. 현재는 스트레치 빅맨이 대세잖아요. 당시에는 빅맨이 골밑을 벗어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저 역시 많이는 아니더라도 한번씩 쏘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당시 저희팀 사정상 제가 그렇게 플레이하면 리바운드를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던지라 자제해야만 했습니다.

 

자유투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어요.

 

-자유투같은 경우는 선수 시절 내내 이른바 ‘입스’가 왔었던 같아요. 아주 잘 던진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연습 때는 잘 들어가는 편이었어요. 실제 경기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적중률이 떨어져서 던지는 저는 물론 지켜보는 분들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주로 외국인선수와 매치업이 많이 하셨는데 ‘아…, 이 선수는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라고 느낀 선수가 있으신가요?

 

-나이젤 딕슨(205cm‧160kg)요. 제가 발이 느린 관계로 내외곽을 오가며 슛을 쏘는 선수도 어려웠지만 딕슨은 정말 다른 의미였어요. 제 강점인 몸싸움에서부터 힘들게 하는 선수였거든요. 딕슨은 정말 ‘벽’이랑 부딪히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어디 가서 힘으로 크게 안 밀리는 편이었지만 딕슨의 파워는 급이 달랐어요. 한번은 충돌한 후 골대까지 나가떨어진 적도 있었던 기억이 나요.

 

신인 시절부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이 유력해지는 상황에서 카리스마있게 서있는 허재 감독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서 하이파이브를 하셨어요. 루키로서 감독님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물론 보는 팬들은 즐거웠습니다.

 

-당연히 어려웠죠. 저는 신인 신분이었고 첫 시즌이었는데요. 농구로도 대 선배님이시구요, 솔직히 저도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프로 선수에게 자신의 팀이 우승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축제잖아요.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 같아요. 다들 축제 분위기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감독님께서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게 무게를 잡고 계시더라구요. 감독님과 제자 그런 것을 떠나 ‘허재라는 분을 이 축제에 동참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즐기시게요’라는 의미에서 하이파이브를 권유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해준 것에 비해 은퇴가 다소 아쉬웠습니다. 충분히 서운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구단과 팬을 배려해준 모습에 감동했다는 의견도 많아요.

 

- 사실 타팀 이적 등 다른 선택지도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일단 KCC라는 팀과 전주라는 지역을 너무 사랑했어요. 여기를 떠나 다른 지역, 다른 팀에서 농구를 한다는 것은 상상이 가지 않더라구요. 가족들도 제 뜻을 따라줬어요. 지나치게 감성적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팀으로 가서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팀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의 KBL 인생에서 유일한 프로팀은 전주 KCC뿐입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조성원 선수와 더불어 하승진 선수의 영구결번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요. 스스로 생각할 때, 하승진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격이 없습니다.(단호한 어조) 많이 부족했던 제가 영구결번을 입에 올린다는 자체로 송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롱런하지도 못했고, 속도 많이 썩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는 KCC선수로 뛰었다는 자체만으로 이미 인생의 큰 영구 훈장을 달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가족, 지인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향후 지도자 쪽 등에도 생각이 있으실까요?

 

- 기회가 되면 하겠지만 저에게 기회가 올까 싶어요. 하지만 인생을 늘 도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진짜로 그런 기회가 온다면 신중히 생각해볼 것 같습니다. 좋은 도전이고 배움일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현재 생활에도 만족하기 때문에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특별히 아쉽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요.

 

솔직히 하승진 선수를 아끼는 팬 상당수는 지도자는 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잘할 것이다 못할 것이다를 떠나,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선수 시절 명성까지 깎아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표적 예로 팀선배와 감독으로 함께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추승균 전감독의 경우도 있구요.

 

-아무래도 그런 점도 있을 것 같기는 해요. 선수와 지도자는 다른 영역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추승균 감독님에 대해서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외부에는 그렇게 비쳤을지 모르겠지만 함께 뛰어보고, 지도도 받아본 입장에서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부에서는 추감독님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너무도 많은 존경을 받아온 분이시기 때문에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각각의 입장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승진에게 ‘전태풍’선수는 어떤 의미일까요?


-한마디로 소울메이트라고하는 것이 적절 할 것 같아요. 한국에 왔을 때부터 잘 맞았다고 하기보다는 잘 맞으려고 제가 노력한 부분도 있어요. 저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타지에서 느끼는 외로움 등을 절실히 느꼈던지라 (전)태풍이 형 적응을 돕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글 쓰고 그런 것도 좋아하다 보니 태풍이 형을 소재로 장난스럽게 ‘공개 일기(?)’도 쓰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태풍이 형도 잘 받아줬고, 그러다 보니 절친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승진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가족은 제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표 그 자체입니다.

 

혹시 아드님이 운동에 관심이 많다고 하면 농구를 시키실 생각도 있으실까요?

 

-자기가 좋아한다면 시키겠지만 그렇지않다면, 단순히 키가 커서 등 다른 이유로 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구태여 운동이 아니라고 해도 할 수 있는 것도 많구요. ‘단순히 아빠의 뒤를 이어서 농구를 시켜야겠다?’ 그런 생각은 눈꼽 만큼도 없습니다. 얼마나 그 과정이 힘든지 알고 있기에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체격조건이 그대로라는 전제하에 다시 태어나셔도 농구선수를 하실 것 같으신가요? 더불어 만약에 하신다면 어떤 포지션이 욕심나실까요?

 

-무조건요. 농구라는 스포츠가 정말 매력이 많아요. 제 성격이랑도 잘 맞는 것 같구요. 저는 다음 생에 이 신체조건이 아닌 160cm로 태어나도 농구를 무조건 하고 싶습니다. 아마 이 키로 태어난다면 똑같이 빅맨을 해야 될 것 같구요.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외곽에서 3점도 던질 수 있는 스트레치 빅맨이 되고싶네요. 그렇지않고 작은 신체를 가지게 될 경우, 그것은 또 포지션에 맞게 고민해봐야 될 것 같아요.

 

#사진 | 본인 제공

 

◇ ◇ 필자는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농구를 사랑하던 오랜 팬으로 2002-2003년 본지에 농구 무협소설 '해동전설(海東傳說)''을 연재한 바 있으며 데일리안, 홀로스, 올레, 오마이뉴스 등 다양한 인터넷 매체에서 스포츠 객원기자로 활동한바 있다. <김종수의 농구人터뷰>를 통해 전현직 농구인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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