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성한 기자] 형은 갑작스럽게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동생은 그런 형의 헌신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제 문정현과 문유현은 함께 금메달을 바라본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4시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조별리그 A조 인도네시아와 2차전을 치른다. 승리한다면 8강 진출을 확정한다.
대한민국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82-66으로 승리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승리를 이끈 이는 너무나도 많았다. 에이스 이현중(23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중심으로 이우석(18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이 힘을 보탰고, 주장 이승현(13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도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여기에 또 한 명, 문정현의 허슬도 빼놓을 수 없었다. 출전시간은 6분 59초에 불과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헌신이 대단했다. 짧은 시간 안에 잡은 5리바운드 중 공격리바운드만 무려 3개. 2개의 어시스트도 곁들였다.

지난 7월 오른손가락 골절로 재활 기간을 보낸 문정현은 안영준의 부상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소속팀 수원 KT의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던 그는 현지에서 급하게 아이치로 향했다. 그리고 투입과 동시에 왜 자신이 대표팀에 필요한지 보여줬다.
그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이가 있었다.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동생 문유현이었다. 문유현은 이날 7분 55초 동안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11일 오전 점프볼과의 전화 통화에서 “형이 갑자기 합류해서 이렇게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팀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 다 보였다. 동생으로서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필요한 소금 같은 역할을 정말 잘해주더라. 경기 중에도 형들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형을 다시 한번 보게 됐다. 또 리스펙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짧게나마 형제가 아시안게임 코트를 누비는 순간도 있었다. 문유현은 “형이 나한테 공을 많이 줬는데 내가 매듭을 짓지 못했다(웃음).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찬스를 만들어서 꼭 매듭짓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형과 금메달을 따는 건 문유현에게도 특별한 의미다. 그는 “형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가문의 영광이지 않을까. 부모님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평생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 뛰고 있는 만큼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첫 경기에서 이겼지만 형들과 서로 만족하기보다는 보완해야 할 점부터 이야기했다. 이제 5경기 남았다고 계속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유현은 또 “처음 기억이 좋아야 나중 기억도 좋다고 하지 않나. 형들과 힘을 합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 마지막에는 다 같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면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에 함께하지 못하게 된 선수들도 잊지 않았다. 문유현은 “우선 부상으로 빠진 영준이 형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원석이 형에게도 정말 고생했고 감사했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사진_점프볼 DB, 대한민국농구협회, 김민석 작가(kwangjakga.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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