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L 홈페이지에서 홍경기의 시즌별 기록을 찾아보면 2011~2012시즌 데뷔한 걸 알 수 있다. 2011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0순위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선발된 뒤 원주 동부(현 DB)로 이적해 16경기 출전했다.
데뷔한 뒤 3시즌의 공백이 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돌아왔을 때 DB에는 홍경기를 위한 자리가 없어 은퇴했다.
그럼에도 부산 KT에서 2015~2016시즌을 보낸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KT의 수장이었던 조동현 현대모비스 코치는 팀 내 선의의 경쟁을 위해 간절함을 가진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었다. 그 가운데 2라운드 초반 즈음 홍경기를 영입했다.
2015년 11월 초 조동현 코치는 “선수가 없어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무빙슛이 좋은 선수인데 간절함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팀에 합류한지 3주 가량 지났는데 체력이 떨어져 몸부터 만들고 있다. 선수들 간에 경쟁 심리가 작용할 것이다”고 홍경기를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KT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두 번째 은퇴를 한 홍경기는 놀레벤트 이벤트라는 실업팀에서 농구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갔다. 2016년 전국체육대회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연세대를 꺾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홍경기와 김준성(전 SK)이 있었다. 홍경기가 한국가스공사의 전신인 전자랜드에서 한 번 더 기회를 받는 계기였다.
홍경기는 “전자랜드에서 선수 한 명이 필요했던 거 같다. ‘기회를 줄 테니까 들어올 생각이 있냐’고 여쭤보셔서 ‘무조건 가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KT로 복귀할 땐 다시 프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 못해서 어벙벙한 기분이었다. 전자랜드 연락을 받았을 때 집에서 소리 쳤다. 침대를 때리며 정말 좋아했다. 그 기분이 생각난다”고 2017~2018시즌 전자랜드로 복귀하는 순간을 전한 바 있다.
전자랜드에서도 출전기회가 많았던 건 아니다. 홍경기가 주로 활약한 무대는 정규리그가 아닌 D리그였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그럼에도 홍경기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줬다. 시즌 전에는 홍경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연습경기 등에서 기용하며 고민했다.
출전시간은 들쭉날쭉하다. 10분 이상 출전한 21경기에서는 평균 8.6점, 20분 이상 출전한 9경기에서는 1경기를 제외한 8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등 평균 13.0점을 기록했다.
홍경기는 유난히 부상 선수가 많았던 가스공사에서 출전 기회를 받아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경기는 이날 데뷔 후 가장 긴 32분 58초 출전해 3점슛 5개를 터트리며 17점을 올렸다. 3점슛 5개는 개인 통산 최다 동률이며, 17점은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홍경기는 지난 1월 9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3점슛 5개 포함 19점을 기록한 바 있다.
홍경기는 이날 승리한 뒤 “6강 플레이오프 진출하는데 팀에 도움이 된 거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남은 한 경기(5일 vs. KT)도 잘 마무리해서 플레이오프도 잘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유도훈 감독은 간혹 공격력이 돋보인 홍경기를 언급하면 수비 문제를 지적했다.
홍경기는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수비를 잘 할 수 없지만, 가끔 상대 에이스도 수비 해보고, 상대 전문 슈터 수비도 해봤다.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하면서 따라가는 수비를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부분이 되니까 1대1 수비도 된다”며 “제가 조금 부족한 게 수비 전술에 들어갈 때 놓치는 경우가 있어서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거 같다. 그 부분까지 제가 팀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는 게 맞다”고 했다.
홍경기는 이번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지 않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기록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그런 걸 신경 쓰면 제가 많이 힘들 거라고 여기며 신경을 안 쓰려고 한다”며 “당연히 기억에 남는 시즌이다. 기록에서는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기억에 남지만, 보완할 게 많아서 더 보완한 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시즌 개막 초반 대구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릴 때 홍경기는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인과 관전한 적도 있다. 12명의 출전 선수 명단에도 들어가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지만, 데뷔 시즌 기준 11시즌 만에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홍경기처럼 기회를 많이 기다리는 선수들도 많다.
홍경기는 “저도 처음 은퇴 했을 때 포기를 했었다. 부모님께서 다시 농구하는 걸 원하셨고, 좋은 기회로 다시 농구를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사람에게 기회는 꼭 오는 거 같다.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는 자신의 몫이다”며 “저도 기회를 한 번에 잡은 건 아니다. 두 번, 세 번의 기회가 왔을 때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가 오기까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준비되어 있으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오니까 그기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고 자신과 비슷한 선수들에게 경험담을 전했다.

홍경기는 “우리가 대구 왔을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쨌든 한 시즌을 치르며 대구에 정착했다. 적응을 하면서 한 시즌을 치르는데 사무국에서 저희 신경을 많이 썼다”며 “클럽하우스와 웨이트 시설도 리모델링을 했다. 그런 부분이 있었기에 대구에서 한 시즌을 잘 치렀다. 우리 팀 사장님 이하 모든 직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 조금(4경기) 뛰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를 뛴다면 지금 하던 대로 수비에서 상대를 많이 괴롭히고, 두경민, 김낙현이 돌파해서 기회를 만들어주면 빈 자리 잘 찾아가서 슛을 쏘는 게 도움이 될 거다”며 “전신인 전자랜드부터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상대팀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기에 그걸 유지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끈적한 팀으로 상대를 압박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홍기웅 기자, KBL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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