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농구의 상위권은 익숙한 구도에서 벗어났다. 오랫동안 고려대와 연세대의 우승 경쟁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번에는 중앙대가 16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성균관대도 6일 고려대를 81-78로 꺾고 17승 3패로 2위를 확정했다. 플레이오프 준우승 경험은 있었지만, 장기 레이스인 정규리그 2위는 처음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오랜 시간을 함께한 두 지도자가 있다. 김상준 감독과 윤호영 감독은 중앙대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나 52연승이라는 대학농구의 한 시대를 함께했다. 윤호영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성균관대 코치를 맡아 김상준 감독을 보좌했고 이후 중앙대 지휘봉을 잡았다.
한 팀의 승리를 위해 머리를 맞댔던 두 사람이 올해는 각자의 팀을 이끌고 나란히 상위권에 섰다. 정규리그 1위 중앙대와 2위 성균관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수 있는 반대편 대진에 놓였다. 두 팀이 모두 결승에 오른다면, 고려대와 연세대가 없는 챔피언결정전이 14년 만에 펼쳐지기도 한다.
아직 넘어야 할 상대들이 남아 있다. 김상준 감독도 결승 상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에 대한 존중을 표했다. 다만 마지막까지 올라간다면 만나고 싶은 팀은 분명했다.
김상준 감독은 “한 팀을 꼽기엔 다소 조심스럽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다른 팀들도 모두 훌륭하고, 좋은 감독님 아래서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했을 거다. 그래도 8강부터 차분히 좋은 경기를 펼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면 중앙대와 붙고 싶다. 올해 한 번도 못 이겼고, 마지막은 그래도 제자보다는 스승이 웃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웃음)”고 말했다.
웃음 섞인 말에는 올해 맞대결의 아쉬움이 담겼다. 성균관대는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중앙대에 78-92로 패했다. 구민교가 빠졌던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76-77로 한 점 차 패배를 안았고, 7월 MBC배 준결승에서도 58-96으로 졌다.
세 번의 승부는 점수 차도, 출전 상황도 달랐지만 승자는 같았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성균관대에도 중앙대는 끝내 넘지 못한 상대였다. 김상준 감독이 바라는 결승은 제자와의 재회이자 올해 남겨둔 과제를 풀 기회다.
선수들이 중앙대를 만나고 싶은 이유도 승패에만 있지는 않았다. 윤호영 감독은 성균관대에서 자신들을 가르쳤던 지도자다.
4학년 김태형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고 싶은 팀은 중앙대다. 정규리그와 MBC배에서 만나 모두 졌다. 결승에서 다시 만나 꼭 이기고 우승하고 싶다. 또 윤호영 감독님이 우리 학교에 계시다가 가셨다. 윤호영 감독님도 우리의 스승이지만, 김상준 감독님을 위해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3학년 이관우도 중앙대와의 재대결을 원했다. 다만 그 바람을 이루려면 결승까지 가는 과정이 먼저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이관우는 “다른 팀은 우리가 다 이겨봤는데 중앙대만 못 이겨봤다. 결승에서 중앙대를 만나고 싶지만, 8일 경희대와 단국대 경기가 남아 있어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일단 대진이 나온 뒤에 중앙대와의 맞대결은 나중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정상에서 맞붙을 두 팀은 어디일까. 달라진 대학농구의 판도가 다가오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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