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웨스트브룩, LA 희망될까?

김종수 / 기사승인 : 2022-03-30 00: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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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LA레이커스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불렸다. 나이를 먹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37‧206cm)와 리그 정상급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28‧208cm)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트리플 더블 제조기 러셀 웨스트브룩(33‧191cm)까지 새로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각자 한팀의 간판급으로 뛰던 선수들의 조합인지라 빅3의 이름값만 놓고보면 리그 최강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농구는 5명이 함께하는 팀 스포츠다. 거기에 장기레이스의 특성상 주전들을 받쳐줄 탄탄한 백업멤버는 필수다. 이러한 요소가 무리없이 섞여서 돌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우승을 넘볼 수 있는 강팀이 완성된다. 플레이오프같은 단기전에서는 한두명의 슈퍼스타만으로도 하드 캐리가 가능하지만 정규시즌은 다르다. 부상, 체력고갈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생겨날 수 있다. 무엇보다 긴 정규시즌에서 일정 성적을 내야만이 우승의 관문인 플레이오프에 참여하는게 가능해진다.


때문에 시즌 전 레이커스에 대해서는 ‘우승후보이기는 하지만 빅3 의존도를 얼마나 줄여가면서 경기를 펼칠 수 있느냐가 변수다’는 분석도 함께 뒤따랐다. ‘좋은 선수는 많을 수록 좋다’는 말처럼 웨스트브룩의 가세는 레이커스 원투펀치를 빅3로 업그레이드시켜 주었지만 그 과정에서 수비력 좋은 백업 멤버들을 여럿 내보내야 했던지라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의견도 적지않았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보면 레이커스의 웨스트브룩 영입은 실패다. 타팀들이 부러워할만한 빅3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커스는 31승 43패(승률 0.419)로 서부 컨퍼런스 10위에 올라있다. 여전히 플레이오프는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시즌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위상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여기에 대해 현지에서는 웨스트브룩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레이커스의 돌격대장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역귀’취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웨스트브룩이 선수 생활 동안 이정도로 많은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다. 시즌 중 여러 트레이드 루머가 돌았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레이커스 역시 카드만 맞으면 당장이라도 웨스트브룩를 내보낼 뜻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분위기만 놓고 봤을 때는 웨스트브룩이 역대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보이는 기록은 크게 나쁘지 않다. 현재까지 73경기를 뛰며 평균 18.2득점, 7.2어시스트, 7.5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중이다. 최근 몇시즌간 성적과 비교해보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 현재 그는 르브론과 함께 뛰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어찌보면 기존 원투펀치가 있는 팀으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저정도 성적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대단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웨스트브룩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팀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 크다. 단순한 개인 성적을 떠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력에 기복이 심하며 출장시간대비 실책이 많은데 베테랑답지않게 중요한 순간에 저지르는 경우가 잦아 소속팀 팬들을 뒷목잡게 하고 있다. 야투, 3점슛, 자유투 등 전반적인 슛성공률 또한 낮다.


여기에 대해 웨스트브룩은 눈치없이 “사람들은 내가 매일 25득점, 1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는 발언을 내뱉으며 서운함을 표출했지만 이는 맥락에서 크게 벗어났다. 구단과 팬들이 바라는 플레이는 대단한 성적이 아니다. 어차피 에이스 역할을 해줄 르브론, 데이비스가 있는지라 뒤를 잘받쳐주며 베테랑으로서의 노련미와 특유의 승부사 본능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물론 레이커스의 부진한 성적을 온전히 웨스트브룩에게 떠넘기는 것도 무리가 있다. 기대치에 못미친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는 73경기에 출전하며 열심히 뛰고는 있다. 반면 빅3중 가장 젊은 선수로서 누구보다도 많은 에너지를 보여줘야할 데이비스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3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르브론 역시 역대 노장 가운데 최고의 페이스를 과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젊은 시절처럼 괴물같은 체력은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공격에서는 여전한 모습이지만 수비시 힘을 아끼는 등 상황에 맞춰 에너지를 조절해야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약한 레이커스 수비가 더욱 헐거워지고 있는 이유다.

 

르브론은 노장으로서 체력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데이비스는 유리몸이라는 오명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르브론은 28일 있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경기에서 발목부상까지 입고 말았다. 부상의 정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확인되고 있지않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중요한 승부를 연이어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라 할 수 있다.


올시즌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해버린 웨스트브룩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반등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웨스트브룩은 최대한 볼을 오래 소유해가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타입이다. 자신이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이것저것 다할 때 신바람을 내는 선수다. 하지만 레이커스에는 본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르브론이 버티고있으며 데이비스 또한 팀내 1, 2옵션을 다툴만한 기량의 소유자다.


3옵션 경험이 거의 없는 웨스트브룩으로서는 현재 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기도 쉽지않거니와 그 과정에서 멘탈까지 깨져버리며 특유의 자신감도 상당부분 상실했다. 기량의 고하를 떠나 자신이 다른 선수에게 맞추기보다는 본인 위주로 경기가 세팅되어갈 때 힘을 내는 타입이다. 볼없는 움직임, 궂은일, 보조공격수 등의 역할은 낯설기만하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지난 경기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레이커스는 당분간 르브론없이 중요한 일전을 치러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설사 돌아와서 투혼을 보인다해도 당장은 경기력이 다운되어있을 공산이 크다. 데이비스와 켄드릭 넌이 돌아올 예정에 있지만 당분간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레이커스는 싫든좋든 웨스트브룩의 부활모드가 필요하다. 그가 특유의 원맨쇼로 당분간 팀을 지켜준다면 르브론, 데이비스 등은 시간을 벌 수 있다. 더불어 웨스트브룩 본인에게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플레이오프에서의 레이커스는 확 달라지지 말란 법도 없다. 위기를 맞은 레이커스 구단과 팬들이 가장 바라는 희망회로의 진행방향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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