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20일 진천선수촌에 소집된 남자농구 대표팀. 이번 대표팀은 2016년 열리는 리우올림픽 티켓을 목표로 훈련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9월 23일 중국 후난에서 열리는 FIBA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우승팀에게만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적 없는 남자농구. 지난 해 16년 만에 세계대회에 출전한 남자농구로서는 이번 올림픽 역시 승부수를 걸어볼만 하다.
하지만 남자농구대표팀에 처해진 훈련 여건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 했다.
대표팀은 16명의 강화훈련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실질적으로 훈련을 한 선수는 9명뿐이었다. 이종현, 문성곤, 최준용, 한희원 등 대학생 4명은 21일 경산에서 열리는 MBC배 대학농구대회 참가로 인해 제외됐고, 오세근, 양희종, 윤호영은 재활로 훈련에 함께 하지 못 했다. 이중 오세근은 발목 부상이 4주 진단이 나와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표팀 살림을 챙겨줄 매니저도 없었다. 아직 마땅한 인물을 구하지 못 했다. 대한농구협회는 매니저와 통역을 같이 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예산 문제 때문이다. 매니저와 통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 예산을 절약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대표팀에는 문태영이 있어 통역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매니저와 통역을 동시에 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선수단을 뒷바라지 하는 매니저 일만 해도 굉장히 바쁘다. 많지 않은 돈을 받으면서 두 가지 업무를 할 사람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다.
매니저가 없는 상황에 양동근은 몸이 안 좋다는 조성민 윤호영에게 “너희 둘이 매니저를 맡아라”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 해 전력분석원을 뒀던 것과 비교하면 올 해에는 전력분석원도 없다. 마찬가지로 이 역시 예산 문제다.
여자대표팀의 경우 통상적으로 코치를 둘 써왔으나, 올 해는 전주원 코치 한 명만을 쓰고 했다. 협회에서 위성우 감독에게 코치 한 명, 전력분석원 한 명을 쓸 것을 권유했고, 위 감독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코치 한 명을 쓰기로 했다. 여자대표팀 역시 현재 마땅한 전력분석원을 구하지 못 한 상태다.
남녀 대표팀이 이렇듯 예산 문제로 쪼들리는 이유는 토토지원금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올 해부터 토토지원금 분배 방식이 바뀌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대표팀에는 토토지원금을 줄 수 없도록 규정했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토토 지원금이 없어지다 보니 협회 자체 예산만으로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과 비교하면 대표팀을 지원하는데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 올 해는 유니버시아드대표팀, 청소년대표팀 등 대표팀이 워낙 많아 이를 모두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토토지원금이 없어지며 KBL과 대한농구협회가 공동으로 구성해온 국가대표운영위원회도 해체됐다. 사실상 KBL은 국가대표팀에 대한 권한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KBL은 한국농구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단체다. 국가대표팀 지원을 나 몰라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KBL에 비해 재정이 여유롭지 않은 대한농구협회로서는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올 해에는 성인대표팀을 비롯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등 총 9개의 대표팀을 꾸려야 하다 보니 돈도, 일손도 부족하다.
체육관 문제도 있다. 현재 진천선수촌 내에 농구대표팀이 쓸 수 있는 체육관은 단 한 개다. 그렇다 보니 남녀대표팀이 체육관을 나눠 쓸 수밖에 없는 상황. 보통 오후에 체육관 훈련을 하기 때문에 오후 훈련은 시간 조율이 필요하다.
작년 같은 경우 배구대표팀이 대회 출전으로 빠지면서 배구팀 체육관을 쓸 수 있었지만, 올 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시간을 쪼개 쓰다 보니 오후 훈련 시간이 빨라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점심 휴식 시간도 짧아진다.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김동광, 위성우 감독 모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동광 감독은 “어려워도 어쩌겠나.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도 “대표팀 상황에 맞게, 우리도 맞춰서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윌리엄존스컵 외에는 해외팀들과 붙어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 해외전지훈련 역시 예전부터 끊임없이 지적돼 온 문제다. 존스컵은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하는 팀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전력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
이외에 연습상대는 프로팀, 상무 정도밖에 없다. 아시아선수권을 앞둔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경쟁 국가들이 유럽 등 강팀들과 겨루며 대회를 준비하는 것과는 아쉬운 행보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이라도 있었지만, 올 해는 없다.
여자대표팀의 경우 WKBL의 추진으로 8월 초 호주 전지훈련이 예정돼 있다. 대표팀은 세계랭킹 2위의 호주대표팀, 프로팀과 3차례 맞대결을 펼치며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전용체육관을 쓰고 해외로 전지훈련을 가는 프로팀들에 비해 오히려 국가를 대표하는 팀에 대한 여건이 떨어지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대한농구협회가 자본력을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면, KBL과 공조해서라도 대표팀에 대한 지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수들의 애국심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긍심을 갖고 농구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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