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석 이탈' 위기를 기회로… 창원 LG, '1번 굿윈' 테스트 절반 성공

이연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7 08: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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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연지 인터넷기자] “굿윈을 포인트가드로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 조상현 감독이 오프시즌부터 그려온 그림이다.

2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 고양 소노의 맞대결에서 LG는 109-107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25점(3점슛 3개)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다방면으로 활약한 아치 굿윈이 있었다.

굿윈은 올 시즌 9경기에서 평균 26분 21초를 누비며 20.1점 4.4리바운드 2.1어시스트(3점슛 2.4개)를 기록 중이다.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15점 이상을 올릴 정도로 꾸준한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LG에는 큰 변수가 있었다. 주전 야전사령관 양준석이 종아리 근막 부상으로 2~3주간 이탈하게 된 것이다. 윤원상이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니기에, 조상현 감독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굿윈에게 리딩과 볼 운반을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 경기 전 조상현 감독은 “어느 정도 소화해 준다면 양준석이 복귀하더라도 출전 시간을 조절해 줄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1쿼터 종료 2분 52초를 남기고 코트를 밟은 굿윈은 버저비터 풀업 점퍼를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고, 2쿼터에도 스텝백 3점슛으로 쿼터를 마무리하며 스스로 득점을 창출해 내는 능력을 어김없이 입증했다.

포인트가드로서의 시야도 빛났다. 굿윈은 로브 패스로 골밑의 아셈 마레이에게 완벽한 찬스를 건네줬고, 덩크슛을 합작하는 등 공격의 혈을 뚫어줬다. 특히 임동섭의 절묘한 갭 디펜스에 막혀 공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하이포스트까지 치고 들어가 수비를 끈 뒤, 외곽의 양홍석에게 3점슛 찬스를 열어주는 장면은 그의 뛰어난 농구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코트 위에서는 장민국, 칼 타마요, 양홍석 등 동료들을 직접 모아 지시를 내리는 보컬 리더로서의 면모도 뽐냈다. 틈만 나면 이야기를 나눠 유기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굿윈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3쿼터 52.7초를 남기고 마레이가 5반칙 퇴장을 당하며 4쿼터 10분을 홀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LG는 장민국을 투입해 파이브 아웃 형태를 만들며 굿윈에게 일대일 아이솔레이션 공간을 넓혀줬고, 메인 볼 핸들러로 나선 굿윈은 스핀무브 레이업과 드라이브인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내는 등 상대 수비를 거침없이 헤집었다.

다만, 승부처에서 나온 무리한 공격 선택과 파울 관리는 숙제로 남았다. 굿윈은 3쿼터 1분 52초를 남겨두고 이정현이 자리 선점을 한 상태에서 유로스텝을 밟다 오펜스 파울을 받았다. 4쿼터 들어서도 무리한 1대1 돌파를 시도하다 케빈 켐바오의 허벅지에 부딪히는 장면이 나왔고, 결국 경기 종료 27.6초를 남기고 임동섭과 골밑 경합 과정에서 박스아웃 위치 선정을 하지 못해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1번 자리는 굿윈에게 낯선 위치가 아니다. 193cm의 신장으로 1번부터 3번까지 소화가 가능한 그는 2013년 NBA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피닉스 선즈에 입단했을 당시 포인트가드로 뛴 경험이 있다.

경기 후 굿윈은 “포인트가드로 뛰는 게 더 편하다.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 경기를 읽을 수 있고, 공을 더 만지면서 감각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이전보다 오늘(26일) 같은 포인트가드 역할을 더 선호한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조상현 감독 역시 굿윈의 활용법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짚었다. 경기 후 조 감독은 “굿윈이 공격형이라 공을 나눠 갖지 않고, 치고 나가서 해버린다. 냉정하게 경기운영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선수 성향을 알고 타이밍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라며 득점과 패스의 타이밍을 확실히 구분해줄 것을 주문했다. 스페이싱을 넓혀 본인의 득점 확률이 높을 때는 직접 해결하되, 여의치 않을 때는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로 변화를 주길 바라는 것이다.

팀 동료 유기상 또한 “모든 선수에게는 적응의 기간이 있듯이 굿윈에게도 그 기간이 필요하다”라며 힘을 실어줬다.



시즌 개막 전 조상현 감독이 구상했던 '아치 굿윈-유기상-양홍석-타마요-마레이'로 이어지는 가장 위력적인 라인업은 유기상과 타마요의 대표팀 차출과 부상 여파, 마레이의 늦은 팀 합류로 아직 온전히 합을 맞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양준석의 부상 이탈로 시작된 '굿윈 1번' 테스트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지난 시즌 LG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던 백업 포인트가드 문제. 새로운 역할에 적응 중인 굿윈의 변신이 양준석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을 넘어, 향후 LG의 탄탄한 조직력 농구를 완성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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