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올림픽을 위해’ WKBL 라운드 축소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시선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07-26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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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6개 구단이 2019-2020시즌을 위해 다시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한 오뉴월. 여자프로농구에는 신선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2019-2020시즌 중 세 차례 2020 도교올림픽 예선 일정을 치러야하는 여자농구대표팀을 위해 정규리그 라운드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 40경기 체제에서 35경기(7라운드)로 축소됐던 2010-2011시즌 이후 9년 만의 변화이기에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이번 여자농구대표팀의 예선 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빠듯하다. 남자농구월드컵 지역별 예선과 같이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 대표팀은 오는 9월 아시아컵, 11월 프레-퀄리파잉 올림픽 토너먼트, 그리고 다음해 2월 퀄리파잉 올림픽 토너먼트까지 강행군을 치러야 한다. 지난 6월초 본지와의 인터뷰를 가진 WKBL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니지만, 라운드 축소로 방향을 모은 건 사실이다. 중계권 및 광고 등 다른 부분에 대한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같이 이야기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올림픽을 나가기 위한 길이 세분화되면서 라운드 축소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라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프로리그, 국가대표팀 모두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논의되고 있는 라운드 축소. 그렇다면 이 상황을 직접 맞이할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자프로농구 곳곳에 위치해있는 관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문규_여자농구대표팀 감독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 올해 일정은 도쿄올림픽 티켓이 걸린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WKBL이 대표팀을 위해 일정 조정을 고려한다는 것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11월에 열리는 프레-퀄리파잉 올림픽 토너먼트에서 4위 안에 들어야 내년 2월에 퀄리파잉 올림픽 토너먼트에 나갈 수 있다. 가장 첫 대회인 9월 아시아컵 전까지 조직력을 다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11월 소집 때는 이미 선수들이 각 소속팀에서 정규리그를 소화하다 오는 상태이기 때문에, 나는 아시아컵 출전 전에 모든 걸 다 만들어놔야 한다. 그래야 시즌 중에 선수들을 차출했을 때 우리가 계획했던 그림을 이어서 그려나갈 수 있다. 지금은 그럴 시간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9월과 11월 사이에 정규리그 경기수가 줄어들면 아무래도 체력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일단 대표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조직력이다. 11월 프레-퀄리파잉 올림픽 토너먼트에서는 우리뿐만 아니라 호주, 중국, 일본, 뉴질랜드 등도 4강을 노릴 것이다. 대만도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모두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도 하루라도 빨리 조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선수들이 최대한 건강한 컨디션과 집중력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 대회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내느냐도 프로농구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위성우_아산 우리은행 감독, 前 여자농구대표팀 감독
이번 라운드 축소 논의가 국가대표팀 일정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자프로농구 감독들도 항상 예전부터 이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다. 7라운드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나도 여자프로농구 감독을 오래했지만, 사실상 마지막 7라운드 팀당 5경기는 순위 싸움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경기력이 늘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괜찮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30경기(6라운드)로 줄어들면 매 경기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질적으로도 더 나은 경기가 나올 거다. 국가대표팀 일정으로 인해 축소를 고려하는 이유도 있지만, 프로 리그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에는 시즌 중에 대표팀을 소집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처음인 것 같은데,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컨디션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걱정하는 부분일 거다. 그래서 경기 수가 조금 줄어야하는 이유도 있다. 또 여자프로농구 특성상 선수층이 얇다보니 빠듯한 일정으로 부상이 오면 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작년에 남자프로농구도 그러지 않았는가.

대표팀도 국제대회 성적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9월 아시아컵 이후에 바로 시즌에 들어가는 부담도 있을 텐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질 것 같다.

안덕수_청주 KB스타즈 감독
국가대표팀에 차출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시간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규시즌 경기가 너무 많다는 생각도 해왔기에 한 라운드 축소 논의는 나쁘지 않은 거 같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나, 집중력 차원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매 시즌 7라운드씩을 치르다 보면 선수 파악도 다 된다. 한 팀과 7번이나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똑같은 상황만 반복되곤 하는데, 그럴 바에는 더 파격적으로 5라운드까지 축소시키고, 다른 경기를 만드는 게 어떨까싶다. 정규리그를 줄이는 대신에 아마추어도 함께할 수 있는 여자프로농구만의 대제전 같은 축제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대표팀의 일정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할 때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김은혜_KBS N SPORTS 해설위원
아무래도 부상 위험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8라운드 40경기로 정규리그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 때와는 달리 프로 팀들의 가용 인원도 많이 줄어든 상태다. 더욱이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은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체력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구단의 입장에서는 정규리그 경기가 줄어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프로팀과 대표팀의 일정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선수 입장에서 볼 때는 한편으로 비시즌에 체력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 걱정일 것이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성적은 그런 부분에서 이어진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은행이 특히 체력 훈련을 중요시하는 팀인데, (박)혜진이나 (임)영희를 보면 대표팀에 다녀온 직후에는 잘했을지 몰라도, 결국 시즌 막판에는 체력에 부치는 모습이 있었다. 실제로 위성우 감독님이 그런 시선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른 팀들도 예외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한 시즌을 위한 체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는 팀마다 방식이 다르기는 하다. 체력 위주로 훈련을 가져가는 팀들은 라운드를 줄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반면, KB스타즈나 삼성생명은 되레 체력이나 경기력이 시즌을 치르면서 살아났던 팀이기도 하다. 그런 팀들 입장에서는 7라운드 체제가 적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것 같다.

구단 관계자_A팀 사무국장
아직 확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사무국장 회의에서도 라운드를 줄이는 방향을 원하고 있었다. 특히 올해는 A매치 일정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생겼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을 것 같다. 여자프로농구 입장에 있어서도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로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것 보단, 라운드 축소나 휴식기 등을 통해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에 온전히 자리한 상태에서 정규리그를 진행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다. 아무래도 여자프로농구는 남자프로농구보다 주축 선수들의 비중이 더 크지 않나. 그렇게 되면 선수들의 부담도 적어질 것이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기도 하다. 선수들의 체력, 경기력 등의 요소 외에도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많다.

연맹 입장에서도 경기수가 줄어들 때 발생하는 스포츠토토 수익금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부지런히 다음 시즌 운영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인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라운드 축소는 나쁜 것 같지 않다. 또, 사무국의 입장에서는 외국선수 관리에도 시선이 간다. 정규리그 중에 휴식기가 생기면 외국선수와 어떻게 일정을 소화해야 할지에 대한 숙제도 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젊은 선수들이 정규리그를 뛸 기회가 줄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든다. 그래서 라운드 축소 얘기가 나오면서 차라리 퓨처스리그를 정규리그 휴식기 때 진행해보자는 말도 있었다.

사진_한필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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