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지용 기자] 하늘내린인제가 세계 3x3 무대에서의 가능성과 과제를 확인했다.
지난 13일과 14일 중국 이창에서 열린 ‘FIBA 3x3 이창 챌린저 2019’에 출전해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2연승을 거두며 조 1위로 메인 드로우에 오른 하늘내린인제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메인 드로우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창단 후 처음 세계 3x3 대회인 FIBA 3x3 이창 챌린저 2019에 출전한 하늘내린인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뚜렷한 가능성과 과제를 확인했다. 세계적인 팀들과의 경쟁을 위한 기본적인 실력은 갖춰진 것으로 확인된 하늘내린인제는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선 체력과 더 많은 국제무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현역 호주농구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질롱(호주)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하늘내린인제는 자국 3x3 랭킹 1위부터 4위로 구성된 네만(벨라루스)마저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유럽과 호주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선수들에게 큰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조 1위로 메인 드로우에 오른 하늘내린인제는 세계 6위 가가린(러시아)과 20위 도쿄 다임(일본)을 만나 분전했지만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4경기를 통해 확인된 하늘내린인제의 강점은 명확했다. 2년 연속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민섭, 박민수의 쌍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김민섭과 박민수가 2점슛 3-4개만 합작하면 경기의 흐름은 순식간에 바뀌기 일쑤였다. 두 선수의 공격이 발동만 걸리면 5-6점 차는 금세 따라잡는 하늘내린인제였다.
두 선수는 4경기 내내 꾸준한 역할을 했고, 가가린(러시아)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에서 두 선수의 활약은 하늘내린인제를 승리로 이끌거나 크게 뒤지던 경기를 1점 차까지 좁히는 원동력이 됐다. 두 선수는 자신들이 국내무대 뿐 만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였다.
하늘내린인제는 골밑에서 방덕원, 하도현의 높이가 세계무대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동안 부상의 여파와 국내무대에서만 활약하다 페이스가 떨어진 방덕원이 대회 초반 부진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신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골밑에서 득점하며 유럽 선수들조차 방덕원의 높이를 버거워 했다.
2m가 넘는 빅맨은 다른 팀에도 많다. 하지만 방덕원 정도의 체격을 가진 선수는 유럽에서도 보기 드물다. 방덕원이 팀에 더 보탬이 되기 위해선 자신의 키와 체격을 믿고,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
새로 합류한 하도현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3x3 전향 후 첫 세계대회이다 보니 긴장한 면도 보였지만 골밑에서의 타고난 센스와 전투적인 몸싸움은 언더사이즈 빅맨이 세계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명확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다. 네 선수는 대회 첫 날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경기는 오후 6시까지 이어졌고, 개회식과 팀 사진 촬영 등의 갑작스러운 스케줄로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선수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급속도로 지치는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 상대였던 도쿄 다임을 상대로 1점 차까지 추격한 것이 용할 정도였다.
그러나 하늘내린인제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선 당분간 이런 스케줄에 익숙해져야 한다. 랭킹에 따라 조 편성이 진행되는 FIBA 3x3 규정상 랭킹이 낮은 하늘내린인제는 랭킹을 끌어올리기 전까진 퀄리파잉 드로우와 메인 드로우를 오가는 신세일 수밖에 없다. 운이 좋다면 메인 드로우에서 바로 대회를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대회처럼 퀄리파잉 드로우를 통과해 메인 드로우에서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
언제까지 스케줄 탓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이 스케줄에 맞춰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선수들 역시 대회가 끝난 뒤 이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는 모습이었다.
1년여 만에 세계대회에 나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방덕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에 돌아가 어떻게 체력훈련을 해야 할 지 정확히 알게 됐다. 그동안 너무 국내무대 수준에만 맞춰서 운동한 것 같다”고 말하며 “머리에선 공을 쫓아가라고 말하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정말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세계무대에서 조금 더 활약하기 위해선 프로시절 못지않게 체력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다시 한 번 느꼈지만 국내무대와 세계무대에서 쓰는 체력은 200% 다르다”고 말했다.
하도현의 빠른 적응도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무대에선 적수가 없을 정도로 맹활약하던 하도현은 이번 대회 내내 상대 빅맨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쉬운 골밑 찬스도 놓치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늘내린인제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여겨지던 하도현의 부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대회가 끝난 후 누구보다 분해하던 하도현은 “이번 대회는 제대로 얼을 탔다(웃음). 세계대회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은 레벨의 선수들이 즐비했다. 준비가 부족했고, 내 생각과 달리 긴장했던 것 같다. 그동안 너무 국내무대 수준에만 맞춰온 것 같다. 지금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다음 대회 때는 더 잘 준비해서 형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자신의 부진을 인정했다.
두 빅맨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가운데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박민수는 자신의 장기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첫 경기와 네 번째 경기 사진을 비교해보면 한 눈에 봐도 살이 빠져 보일 만큼 누구보다 체력 소모가 심했던 박민수는 “체력은 기본적으로 더 끌어올려야 한다. 다만, 나는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 기술적인 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그동안 체력이 약하다는 판단 아래 체력 보완에 더 많이 신경 썼더니 스킬적인 부분에서 무딘 느낌이 왔다. 국내에 돌아가면 스킬 트레이닝을 배우던지 해서 기술적인 보완에도 더 신경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3점슛 컨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슈팅 하나 만큼은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된 김민섭은 “주장으로 이번 대회는 60점을 주고 싶다. 유럽과 호주 등 강팀들을 만나 선전한 것은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실수로 경기를 내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상대인 도쿄 다임은 잡을 수 있었는데 우리 실수로 패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분명,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막판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크게 흔들렸다. 국내에선 이런 실수를 해도 만회할 타이밍이 있는데 세계대회에선 더 높은 수준의 타짜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세밀한 플레이를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자신들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 이야기 했다.
현재 활약하는 국내 3x3 팀들 중 세계 레벨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평가 받는 하늘내린인제가 이번 이창 챌린저를 통해 확인한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보완해 한 단계 레벨업을 할 수 있을지는 온전히 선수단의 노력에 달렸다. 선수단의 노력에 따라 하늘내린인제는 국내무대만 호령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도, 국내 최초로 세계무대를 누비는 세계적인 팀이 될 수도 있다.
더 높은 레벨을 원하는 하늘내린인제는 오는 8월31일과 9월1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열리는 인제 챌린저와 10월 3일과 4일 개최 예정인 제주 챌린저 출전이 예정돼 있고, 기회가 닿는대로 해외에서 열리는 챌린저에도 출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_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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