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은 거인들, 이번엔 세계에 도전한다! U19 여자농구 국가대표팀③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7-10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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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2018년 10월 30일. 한국 여자농구 유망주들이 잊지 못할 ‘사건’을 만든 날이었다. U18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아 무대를 찾은 ‘불청객’ 호주를 무너뜨리고 FIBA U19 여자농구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낸 것. 그로부터 8개월 후, 또 다른 기적을 향한 도전이 시작된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U19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은 세계무대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 본 기사는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U19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 호주, 헝가리와 함께 C조로 편성됐다. 일본과 독일, 스페인이 묶인 D조에 이어 ‘죽음의 조’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조 편성. 객관적인 시선, 세간의 평가는 3전 전패로 탈락. 그만큼 우리의 상대들은 최소 두 단계 이상 레벨이 높다. 먼저 미국은 U18 아메리카 여자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예선은 물론 결선 토너먼트에서도 단 한 차례의 접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정상에 섰다. 전력에 대해 언급하는 것 역시 미안할 정도다. 이 대회에 참가한 12명의 선수들 중 평균 20분 이상 출전한 선수(마오리 데이븐포트)가 단 한 명일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역대 성적 역시 비교 불가 대상이다. 2017년 준우승을 제외하면 2005년 대회부터 정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지난 U18 대회에서 만났던 호주 역시 또 같은 조에 속하고 말았다. 승리는 물론 대등한 승부를 펼친 만큼, 또 한 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호주가 U19 대표팀과의 리턴 매치에 모든 신경을 쏟아붓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호주가 지난 대회에서 우리에게 많이 혼나지 않았나.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이를 갈고 있다는 소문이 있더라(웃음). 아마 월드컵에서 만날 호주는 전과 다른 상대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경계했다.

1승 상대로 꼽아야 할 헝가리는 아직 전력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유로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한 강호인 만큼, 쉽게 넘을 수 없는 상대라는 건 확실하다. 심지어 유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독일을 조별 리그에서 64-53으로 꺾은 저력이 있다.



세계 농구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는 항상 ‘언더 독’일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 하지만 박수호 감독과 선수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박수호 감독은 “아직 헝가리의 전력을 전부 파악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과 호주 역시 정말 강한 팀인 건 사실이다. 주변에서 3패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혼자만의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FIBA 강습회 때 만난 네나드 허르보이치 감독 역시 자료 제공에 힘을 써준다고 약속했다. 여러 곳에서 힘을 받아 이겨내겠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소희 역시 “우리 입장에서 항상 강한 상대를 만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진다는 생각에 포기해버리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U18 대회에서 호주를 꺾은 것도 기적이지 않나.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일으키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막내 이해란의 패기도 대단했다. “신체 조건이나 기술 등 많은 부분에서 우리가 열세인 건 맞다. 하지만 헝가리, 호주, 미국 모두 우리가 이겨낼 수 있는 상대다. 그들보다 작지만, 그들보다 빠르다. 한 골을 내주면 두 골을 넣는다는 마음으로 부딪치겠다.”

박수호 감독은 물론 선수단 전체가 강조한 것은 눈빛이었다. 비교적 강한 상대들과 한 조에 묶였음에도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는 분명했다. 박수호 감독은 “정말 강한 상대들과 만났음에도 우리가 자신 있어 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 U18 대회 호주 전에서 보였던 선수들의 눈빛이 다시 나타난다면 어떤 상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박지현 역시 “많은 청소년 대표팀에 속했지만, 이번 팀만큼 특별한 적은 없었다. 평소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웃음도 많지만, 훈련이나 실전에 들어가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특히 호주 전은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우리가 질 거라는 평가를 이겨내고 싶었고, 선수들 역시 호주에 밀리지 않겠다는 마음이 컸다. 세계 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상대들로 가득하지만, 우리의 눈빛이 돌아온다면 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소희와 이해란도 박수호 감독, 박지현과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이소희는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지 않나. 어느 누가 호주를 꺾을 수 있다고 말했나. 아무도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고, 한계를 극복해냈다. 세계 대회도 똑같다. 그들이 방심하고 우리는 집중한다면 승산이 있다. 호주 전 때의 눈빛만 살아난다면 못 이길 상대가 없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이해란은 “다른 팀이 어떤 성적을 냈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걸 잘 해낸다면 미국도 이겨낼 수 있다. 거짓말처럼 느껴지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힘이 있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U19 대표팀의 대회 목표는 결선 토너먼트 진출. 지난 2017년 이탈리아 대회에선 예선 전패에도 불구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순위 결정전에서 간신히 15위에 머물렀다. 박수호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 16강에 올랐지만, 승리는 없었다. 더 과거를 살펴봐도 2007년 슬로바키아 대회를 제외하면 이후 결선 토너먼트에 올라선 적이 없다. 승리와 더불어 결선 진출을 바라보겠다”며 목표를 밝혔다.

두 번째 U19 월드컵을 맞이한 박지현은 “U20 축구 월드컵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 우리와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걸 보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조금은 질투도 나더라(웃음). 우리도 좋은 성적을 내면 국내에서 관심을 주시지 않을까. 정말 잘해서 결승까지 간다면 중계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많은 관심을 바랐다. 이소희는 맏언니로서의 든든함을 보였다. “이 멤버가 이대로 모이는 건 앞으로 어려울 것이다. 평생 한 번 있는 추억을 아름답게 마무리했으면 한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즐기자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우리는 모든 순간을 즐길 생각이다. 그러면 저절로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

U19 대표팀의 도전은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가까울 수 있다. 하나, 한계를 넘어서려는 그들의 발걸음은 경쾌하기만 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U19 대표팀은 세계 강호와의 맞대결을 즐기려 한다. 어쩌면 8개월 전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불가능에 맞서는 그들의 도전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 U19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명단


# 사진_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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