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NK와 '썸' 한번 타실래요?" 부산 BNK 유영주 감독을 만나다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06-04 1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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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유영주 감독(48)이 BNK의 새바람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코칭스태프를 전원 여성으로 선임하며 부산 팬들까지 여자농구의 매력에 빠뜨리겠다는 각오다. 이름은 BNK 썸.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출발선에 선 유영주 감독. 팀 이름만큼은 달콤하지만, 비시즌 계획을 들어보니 쌉싸름함은 각오해야할 듯하다. 선수들과의 ‘밀당’까지 선언한 그를 만나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된 본 인터뷰는 4월 25일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Q. BNK 감독으로 부임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부산이랑 서울을 왔다 갔다 했어요. 일단 선수들 몸 상태 체크가 먼저였죠. 지난 시즌 막판에는 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스스로도, 스태프들도 몸을 안 챙긴 것 같더라고요. 병원 가서 몸 상태 체크를 하는 게 먼저였는데,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어요. 상견례 후 개인 면담도 했죠. 숙제를 내주고 통과하면 5월 연봉 협상 때 좋을 거라고 동기부여도 해줬죠(웃음). 난도를 높여서 이야기는 했는데, 선수들이 나름 준비를 잘하는 것 같아요.


Q. 최윤아 수석 코치, 양지희 코치 등 코칭스태프를 모두 여성으로 꾸렸습니다.
어렸을 때 꿈이 여성 코칭스태프를 꾸리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포워드 라인과 인사이드는 자신 있는데, 가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농구를 하는 제 아들도 가드인데, 뭐라고 조언을 못 해줘요. 제 아들도 못 가르치는데, 모르는 포지션에 대해서는 코치들까지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주원이랑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가드는 네가 잘 알고, 인사이드는 내가 잘 알지 않냐고. 언젠가 감독이 된다면 팀을 그렇게 만들고 싶었어요. 먼저 최 코치에게 연락하고, 이후 양 코치에게 연락했죠.


Q. 최윤아 코치는 한 번 거절했다고요(웃음).
도원체육관(신한은행)에서 짐을 싸고 있다길래 마침 제 집이 근처라 만나자 했죠. 그리고 코치를 제안했는데, 신한은행에서 코치를 하다 보니 힘들었나 보더라고요. 예전 제 상황과 비슷했어요. 저도 은퇴한지 한달 만에 KB스타즈에서 코치를 맡았거든요. 저 또한 그런 고충을 알고 있으니 다른 기쁨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3일 후에 연락이 왔죠.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양 코치도 신한은행과 틀어지면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죠. 얼마 후에 셋이 만나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팀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최 코치한테 전화가 왔죠. 자신이 없다고요. 실컷 얘기를 다 해놓고, 그런 말을 들으니 조금 섭섭하더라고요. 하루만 더 생각해보라고 했는데, 전 그날 밤을 꼴딱 샜죠. 하하. 점심까지 전화가 안 와서 걱정했는데, 오후 5시가 넘어서 연락이 왔어요. (그런 말씀 드려서)죄송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요.



Q. 전원 여성 코칭스태프에 대한 주변 우려가 많습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뭔가요?
여성들로 팀을 꾸린 건 후회하지 않아요. 최근 코치들에게 ‘감독으로서 품위를 지켜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 선수들이랑 장난도 치고 싶은데, 주변에서 감독이 그러면 되겠냐라고 하더라’라고 고민을 말했어요. 그랬더니 최 코치가 ‘감독님 안 그러셔도 무거워 보이세요’라고 하더군요(웃음). 힘들지만 즐겁게 하고 싶어요. 인상 쓰는 것보다 웃으면서 하면 더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제 걱정거리는 그겁니다. 감독으로서의 처신. 하하.


Q.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이 4위를 기록했어요. 어떻게 지켜봤나요?
정상일 감독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놨어요. 분위기도 그렇고. 젊은 선수들이지만, 커리어가 부족할 뿐이라고 생각했죠. 분위기만 잘 만들어주면 될 것 같아요. 위기 상황에서 누군가는 풀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정선화를 필두로 구슬, 노현지 등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려고요. 정신적으로 언니 역할은 정선화가 했으면 해요. 선수들을 잘 아우르고, 잘 따라요. 확실한 에이스는 구슬이 해야 할 것 같아요. 구슬이 실력과 비교하면 자부심이 높지 않더라고요.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는데, 팀의 에이스가 되려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걱정은 하고 있지만, 잘할 수 있다고 독려해주고 있습니다.


Q. 신생팀으로서 외국선수 1순위 지명권을 얻었습니다. 지난 시즌 다미리스 단타스가 절대적인 역할을 해줬잖아요. 재계약도 고려할 것 같은데요.
단타스가 중국리그에서 오퍼가 있다고 해서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사이즈가 있고, 잘 뛰는 선수였으면 좋겠어요. 어린 선수나 유럽 선수 선발도 고민하고 있어요. 좋은 선수가 있으면 고민해 보고, 뽑으라고 하시면서 구단주님이 힘도 실어주시고요.


Q. 팀 컬러는 어떻게 구상 중인가요.
2015년에 카페를 만들면서 글을 쓴 게 있어요. 유영주의 템포바스켓이라고. 나중에 책을 내거나 지도자가 된다면 캐치할 수 있게 글을 적어 놓은 공간이죠. 템포바스켓으로 확실하게 밀다가 아니면 세트 플레이, 또 어느 선수가 공을 치고 넘어오면 부딪혀서 패스하고, 찬스 나면 던지고. 이런 이야기들을 코치들이 듣더니 ‘감독님, 선수들 체력을 많이 끌어 올려야겠네요’라고 하더라고요. 젊은 게 그게 강점 아닐까요. 하하.



Q. 지난 시즌에는 4위였는데 올 시즌은 몇 위가 목표인가요?
프로팀이 있는 이유가 뭔가요. 성적을 내야죠. 지난 시즌을 4위로 마쳤으니 올 시즌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해야죠. 구슬도 그러더라고요.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뛰고 싶다고. 웃으면서 ‘그래~ 너만 잘하면 돼’라고 했어요. BNK를 만나면 진땀을 뺀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만만해 보이기는 싫거든요.


Q. 부산까지 이동이 만만치 않을텐데,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선수들 호흡도 맞춰야 하고, 비시즌이 빠듯할 수도 있겠어요(웃음).
코치들과 수도권에 연습경기를 잡아서 테스트를 해보려고 해요. 경기를 갔을 때 피로도를 체크해봐야죠. 또 지난 시즌에 스킬 트레이닝을 했다고 하는데, 선수들의 반응도 좋더라고요. 일단 선수단을 소집하면 스킬 트레이닝과 퍼포먼스 운동을 하고, 기본적인 훈련에 들어갈 거에요. 6월에는 일본 전지훈련도 계획하고 있고요. 연맹에 7월 24일부터 대만에서 시작되는 윌리엄 존스컵도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해뒀어요. 큰 선수들을 상대로 연습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또 진안이의 고향이잖아요. 시즌 중에 어머니가 경기장에 오셨다는데, 팀이 져서 분위기 때문에 못 보고 가셨대요. 진안이의 사기도 끌어 올릴 겸, 선수들도 나가고 싶어 해서 출전해보고 싶어요. ‘그냥 나가는 거 아니다, 준비하고 나가야지’라고 얘기했는데, 나가게 된다면 BNK농구단의 시험대가 될 거예요.


Q. 또 한명의 선수가 돌아온다고요.
(김)시온이가 들어올 거에요. 감독이 확정되고 나서 시온이에게 전화를 했죠. 나랑 함께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농구선수를 안 하는)지금이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알겠다고, 마음이 바뀌면 연락을 하라고 했는데, 얼마 후에 다시 전화가 왔어요. ‘한번 해 볼게요’라고 말을 하는데, 그런 마음이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정말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했죠. 수련선수부터 시작하자고 했어요. 1년의 공백이 클 거예요. 준비를 시켜보고, 시즌을 앞두고 선수 등록을 할 때 결정하려고요. 시온이가 들어오면 앞선이 확 커지거든요. 실력도 있는 친구라 준비만 하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Q. 선수들과 4월 29일부터 출발선에 섭니다. 각오 한 말씀 전해주시죠.
고비도 많을 거예요. 지금 한 말들이 ‘너무 이상적인 거 아니냐’라고들 하실 수 있는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시행착오도 있을 거고, 구설수에도 오를 텐데, 각오하고 있어요. 하지만 잃는 것 보다는 얻는 것이 많은 한 시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두 번째 시즌은 정말 해볼 만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팀이 되고 싶어요. 아, 제가 KBL 챔피언결정전 때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어요. 저희 팀이 약간 전자랜드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 같거든요. 높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젊은 친구들이 뛰잖아요. 벤치 작전도 그렇고, 선수들 마인드를 잡는 것까지 자문을 구하려고 했죠. 유 감독님이 손을 저으시면서 ‘힘들 때 소주한잔 하자’ 하시더라고요.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선수들과 개인 면담을 할 때도 그랬어요. 체육관에서는 가장 무서운 감독님이 될 수 있지만, 코트 밖에서는 편한 감독이 되고 싶다고. 선수들은 쉽지 않겠지만, 소통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 유영주 감독은…
1971년 11월 23일생인 유영주 감독은 인성여고 출신으로, SKC와 삼성생명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1994년 히로시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등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포워드 중 한 명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01년 10월에는 KB국민은행 코치가 됐고, 2002년 박광호 감독을 대신해 감독대행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2013년에는 BNK의 전신인 KDB생명에서 두 시즌 간 코치를 맡았다. 한편, 여자프로농구에서 여성이 감독직에 오른 것은 이옥자 전 KDB생명 감독 이후 7년 만이다.


# 사진_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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