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두 선수가 형제라고?! 다섯 살 터울인 이 둘이 형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외모도 꽤 다르고, 나이차이 때문인지 세대차이도 느낄 정도다. 인터뷰가 이뤄진 동생의 학교(성균관대)에서 만난 두 형제는 처음에만 해도 어색함이 흘렀지만, ‘형제’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훈훈’ 모드로 돌변, 캠퍼스 분위기를 형제애로 가득 채웠다. 닮은 듯, 안 닮은 듯. 3x3, 5대5에서 뛰는 양준영(25, 데상트), 양준우(20, 성균관대)이다.
양준우는 성균관대의 주전 포인트가드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이 장점. 이를 앞세워 성균관대 앞 선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그의 형은 2012년 KBL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0순위로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던 양준영. 고교시절 탄탄한 기본기와 스피드를 발휘해 ‘고졸 선수’ 신분으로 프로에 발탁되었지만, 2013-2014시즌이 끝난 후 모비스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아쉽게도 프로무대를 떠났다.
J. 양준영 선수,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양준영_ 모비스에서 나온 이후 다시 프로팀 입단에 도전해 보려고 우석대학교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코치 겸 지도자로서 운동을 했는데, 몸이 안 되고, 부상이 겹치다 보니 사실상 힘들게 됐죠. 실업팀인 세종시에서 다시 1년을 준비했는데, (지금 프로무대에 도전하는 건) 적지 않은 나이가 됐죠. 군 입대를 고려하던 중에 3x3과 인연이 닿았어요. 지금은 데상트 팀에서 3x3 선수로 뛰고 있습니다.
J. 두 선수가 형제인지 모르는 분들이 더 많더라고요. 비슷한 점이 많나요?
양준영_ 아니요. 동생은 저랑 좀 달라요(웃음). 아무래도 5살이나 나다 보니 동생은 제 앞에서 조심하려는 모습이 있어요. 저도 동생의 지금 시기를 겪었고, 또 놀아봤는데, 숨기려고 하는 게 있거든요. 몸 관리하고 있다, 운동하고 있다 하면서도 일부러 쉬는 모습은 안 보여주려고 해요.
양준우_ 저 많이 안 놀아요. 한 번씩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데, 그때마다 형들을 만나요. 이상하게 마주치더라고요. 하하.
양준영_ 프로팀에 형들이나, 후배들이 많은데 꼭 준우를 만났다고 전화가 와요. (천)기범(삼성)이도 전화 와서 준우 만났다고, 지금 자기 앞에 있다고 그랬거든요. 전 사실 프로데뷔 후 개인적으로 관리를 잘못한 거 같아요. 잘해서 프로팀에 간 게 아니었는데, (분위기에)휩쓸렸던 것 같아요. 전 당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어린 나이에 제 기준에서만 열심히 한 거죠.
J. 양준우 선수는 일찍 프로에 진출한 형을 보면 어땠나요?
양준우_ 형이 프로에 갈 때 전 중학생이었죠.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형이 대단했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프로형들과 지내는 게 힘든 부분이 있었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형이 알게 모르게 저를 잘 챙겨줘요. 제가 삼일상고에서 힘들어했을 때 친구들한테 얘기해서 좋은 말 좀 해주라고 했더라고요. 문성곤(상무) 형한테 문자도 오고 그랬어요.
양준영_ 준우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정말 잘했거든요. 매치업이 안 될 정도로요. 팀 성적도 좋았거든요. 근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힘들어 하더라고요. 팀 색깔을 맞추려다 보니 힘들어했죠. 강혁 선생님(현 창원 LG 코치)이 워낙 색깔이 강한 분이라 처음에는 맞추는데 힘들어했어요. 물론, 지금은 그렇게 배웠던 게 맞다고 하죠.

닮은 듯, 안 닮은 두 형제를 위해 ‘양자택일’을 준비했다. 제시어를 던지고 ‘하나, 둘, 셋’을 외치자 졸지에 이구동성 게임이 됐다. 같은 단어를 외친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양 형제, 닮은 점이 은근 많다.
J. 힘들 땐 아빠 혹은 엄마. 누굴 찾나요?
양준영_ 아빠 / 양준우 : 아빠
양준영_ 아빠가 뒷바라지하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그렇다고 엄마가 고생 안 한 게 아니에요(웃음). 엄마한테는 투정 부리는 정도죠. 전 힘든 건 선배나 정말 친한 친구들한테 얘기하는 편이에요.
양준우_ 저도 엄마한테 이야기를 보통 많이 하는데, 보통은 친구한테 해요. 전 (윤)원상이(단국대)한테 밖에 말 안 해요. 중학교 때 원상이를 처음 봤는데, 그때도 처음 본 것 같지 않았을 정도로 편했거든요.
J. 경기 후 야간훈련 OR 새벽 훈련, 어떤 게 더 힘들어요?
양준영_ 새벽 훈련 / 양준우 : 새벽 훈련
양준우_ 새벽에 못 일어날 것 같아요.
양준영_ 야간에는 텐션이 올라와서 몸이 가벼운데, 새벽에는 일어나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양준우_
근데 저는 개인훈련을 좋아해요. 다 같이 하면 정신이 없어서 혼자 하는 게 집중이 더 잘돼요. 보통 야간 훈련 끝나면 그 이후로 집중력이 올라오는 거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J. 치킨은 양념 OR 후라이드. 취향은요?
양준영_ 후라이드 / 양준우 : 양념
양준영_ 저는 후라이드요. 준우는 애 입맛인 거죠. 전 또 양념 된 고기 안 좋아해요. 고기도 기름장이나 소금에 찍어 먹어요(웃음). 딱히 음식을 가리는 건 없지만, 동생은 고기 없으면 밥 안 먹고 그래요. 저는 머슴밥처럼 먹어요.
양준우_ 치킨은 양념이죠~ 하하. 고기 없으면 밥을 안 먹진 않는데, 채소만 있으면 좀 그렇잖아요. 고기가 있어야 먹을 맛이 나는데, 채소만 있으면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형은 오이 빼고 다 잘 먹어요. 전 오이는 먹거든요. 근데, 오이냉국은 안 먹어요(웃음)
J. 주류 취향은 소주 OR 맥주, 어떻게 마셔요?
양준영_ 소주 / 양준우 : 맥주
양준영_ 저는 소주 마셔요. 주량은 한 병 반 정도면 딱 좋아요.
양준우_ 맥주 마시긴 하는데, 술을 별로 안 좋아해요. 술 못 먹거든요. 맥주는 한잔? 정도 먹어요. 술자리도 가긴 가는데, 그 자리에만 있어요.
양준영_ 동생도 신기한 게 SNS에 올리는 것을 보면 술 마시고 하는 사진 가~끔 올라오는데, 정말 건전하게 놀아요. 고기 먹으면서 콜라 마시고.
J. 좋아하는 계절 여름 OR 겨울. 하나, 둘, 셋.
양준영_ 겨울 / 양준우 : 겨울
양준우_ 겨울에는 껴입으면 돼요. 여름엔 더워요. 벗을수록 더 더운 거 같아요.
양준영_ 추운 건 참을 수 있는데, 더운 건 정말 못 참겠어요.
J : 두 분 다 여름에 태어나서 그런거 아니에요(웃음)?
양준영_ 맞아요. 생일도 이틀 차이에요. (양준영은 8월 2일, 양준우의 생일은 7월 31일이다.)

아무래도 나이차가 있다 보니 어린 시절 남긴 추억들이 많지 않다. 형제는 농구를 시작하고부터는 합숙 생활을 했고, 프로-아마 선수일 때는 시즌·대회 일정이 달라 ‘추억’을 만들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농구를 뛰는 코트도 다르다. 형은 3x3, 동생은 5x5를 하면서 서로 스타일이 조금 다른 농구를 하고 있다. 사진 촬영도 생전 처음이라며 쑥스러워 했다, 분위기 주도는 끼 많은 동생, 양준우가 했다.
J. 양준우 선수는 형이 3x3 대회에 출전한 경기 봤나요?
양준우_ 네, 엄마가 보라고 해서 봤어요(웃음). 어릴 때는 형 경기를 많이 보러 갔어요. 엄마랑 같이 다니면서 봤는데, 형 경기니깐 더 재밌게 본 것 같아요.
양준영_ 3x3이랑 5x5 농구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우연히 기회가 돼 3x3 대회에 출전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농구를 하다 보니 힘들고, 몸싸움이 거칠더라고요. 규정이 달라서 힘들고, 또 좁은 곳에서 움직임이 많으니까 힘들어요.
J. 양준우 선수는 3x3 출전 고려 안 해봤어요? 이번에 고려대 선수들도 출전했잖아요.
양준우_ 고려대가 나가는지 몰랐어요. 다 삼일상고 출신들이잖아요. 모르기도 했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양준영_ 저도 주변에서 연락이 와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막상 또 하다 보니 지기 싫어서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욕심도 생겼고요. 이왕 하는 거 관리도 하고, 체중 감량해서 제대로 하고 싶어요.
J. 양 형제가 어렸을 때 재밌는 에피소드 있었나요?
양준우_ 어릴 때 집에서 엄마가 자고 있는데 형이랑 탱탱공으로 집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거든요. 엄마가 시끄럽다고 칼로 공을 찢었어요(웃음). 집이 그때 17층인가 그래서 시끄럽다고 그랬는데, 그걸 또 머리에 뒤집어쓰고 놀았어요. 하하. 지금 생각해도 웃기네요. 근데 딱히 같이 잘 안 놀았어요. 형도 형 친구들이랑 놀고, 전 따라가서 논다고 했는데, 같이 놀자고 울고 그랬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절 데리고 다니기 불편했을 거 같아요.
양준영_ 준우가 기억할지는 모르겠는데, 컴퓨터가 제 방에 두 대 있었어요. 같이 게임하다 보니 자주 싸워서 엄마가 동생 방에 컴퓨터를 따로 빼놓고 그랬어요(웃음). 장난삼아 한 대 툭 치면 똑같이 때려요. 아파서 울면서도 절 때려요. 지금은 미안하기도 해서 더 잘 챙겨주려고 해요. 그땐 저도 어렸으니까요.
J. 이건 정말 ‘닮았다’ 하는 부분과 이건 정말 ‘다르다’하는 부분이 있나요?
양준영_ 저랑 많이 다르죠. 근데 의견이 안 맞아서 못하는 건 없는 거 같아요. 이젠 맞춰서 잘해요. 조율해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해야 하는 스케줄이 있으면 동생이 잘 따라와 줘요. 또 동생이 뭘 하자 그러면 맞춰주려고 해요. 일본에서 3x3경기 뛰고 한국에 새벽에 왔는데, 동생이 PC방을 가자고 하는 거예요. 정말 피곤했는데, 지금 아니면 또 동생이랑 시간 보낼 수 없으니까 만났죠.
양준우_ 같이 있을 때는 형이 잘 사주려고 해요. 먹을 거든 뭐든.
양준영_ 그래도 전 어린 나이에 적잖은 돈도 벌어서 먹고, 놀고 다 해봤잖아요. 동생은 용돈 받아쓰는데, 지금이라도 잘 챙겨주려고 해요. 간간이 간식 먹었냐고 물어보고…. 어릴 때 동생에게 제가 너무 많은 걸 뺏어가서(웃음).
양준우_ 어떻게 보면 제가 다시 돌려받는 거예요. 하하.
J. 양준우 선수는 앞으로 MBC배, 종별선수권대회 등에서 뛰며 후반기 대회들을 준비해야 하고, 양준영 선수는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양준영_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뭘 하려고 해도 군대가 걸리더라고요. 공익 근무를 하게 될 텐데, 대학원 진학도 고민하고 있고요. 일단 병역의무를 빨리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J.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양준영_ 잘 살고 싶어요. 뭘 하든지. 단기적인 목표로는 3x3에 나가서 잘 해보고 싶어요. 자리를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크죠. 웨이트도 중요하기 때문에 3x3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세우고 싶어요. 장기적인 목표는 잘 살고 싶어요. 남들보다 특별하게.
J. 양준우 선수는 어떤 선수가 되는 게 목표에요?
양준우_ 강혁 선생님의 길을 따라가고 싶어요. 프로에서 좋은 상을 다 받았고, 최고의 2번(슈팅가드)하면 강혁 선생님을 뽑잖아요. 저도 포인트가드 하면 양준우, 이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려고요. 프로에서도 오랫동안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삼일상고에 같이 있을 때는 잘 안 따르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요. 아마 졸업생 중에서 제가 가장 많이 연락할걸요? 하하. 아, 농구뿐만 아느라 정말 멋있게 사시는 것 같아요. 건물주이시거든요(웃음).
프로필_
양준영 1993년 8월 2일, 소속/3x3 데상트, 가드
양준우 1998년 7월 31일, 소속/성균관대, 가드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2018년 점프볼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사진_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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