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투어 Diary⑧] ‘모든 게 처음이었다’, 신인 김주성을 추억하며

김용호 / 기사승인 : 2018-03-04 0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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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레전드의 아름다운 은퇴투어 여정도 이제 끝이 보인다. 김주성(38, 205cm)은 자신의 프로 데뷔전이 펼쳐졌던 창원에서 여덟 번째 은퇴투어를 이어갔다.

원주 DB는 지난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78-88로 패배하며 2연패에 빠졌다. 이로써 2위 전주 KCC와의 승차도 1.5경기로 좁혀지며 정규리그 우승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패배에도 불구하고 김주성은 코트를 밟는 것만으로도 대기록을 작성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의 업적만큼이나 뜻 깊었던 창원 은퇴투어 현장을 돌아보자.



▶GAME STORY : ‘통산 정규리그 출전 공동 2위’, 매 순간이 대기록

DB 이상범 감독은 지난 2월 초부터 김주성의 출전 시간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온전치 못했던 김주성의 몸 상태에 점점 더 무리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 최근 출전 시간을 대부분 10분 이내로 조절했던 김주성은 이날 12분 35초를 뛰며 2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초중반만큼이나 영향력이 높은 활약은 아니었다. 3번의 3점슛 시도가 모두 림을 외면하면서 팀의 추격에 큰 힘을 보태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3쿼터 2분 35초를 남기고 코트를 밟는 순간 또 하나의 대기록이 작성됐다. 바로 김주성이 738번째 정규리그 경기에 출전하면서 이 부문 2위를 기록하고 있던 KCC 추승균 감독과 타이를 이루게 된 것.(1위는 주희정의 1,029경기) 또한 김주성은 3시즌 만의 풀타임 출전에 단 4경기만을 남겨두게 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더 높이 쌓았다.



▶LG's PRESENT : 신인 김주성의 데뷔전을 추억해준 LG

이날 하프타임에는 LG가 김주성의 은퇴투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창원실내체육관은 김주성이 프로 선수로서 첫 선을 보였던 곳이다. 때문에 LG는 김주성의 가장 소중한 추억 중 하나인 데뷔전을 함께 되새기기로 결정했다.

LG가 김주성을 위해 준비한 기념 액자에는 김주성이 2002년 당시 TG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이 사진은 김주성의 정규리그 통산 출전 경기수를 의미하는 738개의 퍼즐조각으로 구성되어 그 의미를 더욱 뜻 깊게 했다. 또한 액자에는 ‘최고의 선수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LG 선수단 전원의 응원 메시지도 담겨있었다.

또 하나의 값진 선물을 받은 김주성은 “창원은 항상 열기 넘치는 응원이 인상적이었다.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의 모습이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LG 구단에게 감사드린다”며 진심어린 소감을 전했다.



▶LEGEND's MEMORY : 첫 득점부터 챔프전 진출까지, 더 생생했던 창원의 추억

프로 데뷔전을 치렀던 만큼 김주성에게 창원에서의 기억은 더욱 생생할 수밖에 없다. 2002년 10월 26일, 전체 1순위로 원주 TG에 입단한 대형 신인은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풀타임을 소화한 김주성의 데뷔전 기록은 19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공수에서 남길 수 있는 기록을 모두 해내면서 팀의 2점차 신승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이 19점은 팀 내 최다득점이기도 했다.

데뷔전을 회상한 김주성은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서 턴오버도 6개나 했던 것 같다. 홈 코트도 아니었던지라 딱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대학 때처럼만 열심히 뛰고 수비하자는 마음이었다. 당시 감독님께서 40분을 뛸 수 있게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고 뛰었다”며 입을 열었다.

대학 시절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만큼 다가올 프로무대에 대한 상상도 수차례 했을 터. 하지만 김주성은 프로 무대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신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하는 의지가 더 컸다고 한다.

“그저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데뷔 당시 나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선수였다. 너무 말라서 잘 못할 거라는 평도 있었고 오히려 빠릿빠릿해서 잘 할 수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 때문에 최대한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러나저러나 최고의 신인이었던 김주성은 직전 시즌 9위에 머물렀던 팀 성적을 3위까지 끌어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 기세로 이어갔던 4강 플레이오프. 공교롭게도 상대는 LG였다. 당시 TG는 창원에서의 1,2차전을 휩쓸며 손쉽게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나 싶었지만 원주에서 3,4차전을 내주며 창원으로 돌아왔다.

물러설 곳이 없었던 5차전에서 TG는 전반에 15점차 열세에 뒤쳐졌다. 하지만 3쿼터 30-18, 4쿼터 19-8로 완벽한 반전을 이뤄내며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이후 대구 오리온스를 상대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던 바가 있다.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이야기가 나오자 아찔한 반응을 보였던 김주성은 “그때 뒤쳐졌던 상황에서 허재형이 선수들에게 강하게 한 마디 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지면 끝이라고. 뒤에는 게임이 없다고. 그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있다. 선수들도 그 말을 듣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부딪혀보자라는 마음으로 뛰다보니 역전에 성공했던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은퇴투어 일정에 앞서 DB는 LG전 11연승을 이어오고 있었다. 경기에 앞서 김주성은 “LG전을 계속 이겼어도 항상 접전이었던지라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하지만 창원은 프로 데뷔라는 가장 큰 의미를 새겼던 곳이고 아직까지도 첫 슛을 던졌던 순간이 기억날 정도다. LG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팀도 중요한 상황이라 꼭 이겨서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4쿼터 초반 역전에 성공했지만 그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재역전을 허용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아직 김주성의 원정 은퇴투어 일정은 한 차례 남아있다. 오는 6일 울산에서 아홉 번째 은퇴투어를 떠나는 김주성. 과연 그는 그 곳에서 어떤 추억을 새기게 될까.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레전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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