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KBL선수 방성윤 “농구팬들께 진심으로 사죄”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18-02-27 2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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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손대범 기자] 방성윤(36, 195cm)은 과연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까. 한때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로 불렸던 방성윤이 팬들에게 사죄하고 ‘농구선수’로서 경력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강남 모처에서 방성윤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점프볼과의 인터뷰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가족에게 고통을 드리게 되어 죄송했다”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농구를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성윤은 휘문고, 연세대 출신으로 2005년 서울 SK에 데뷔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팀에 합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국내 최초로 NBA 하부리그인 D리그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을 견디지 못한 그는 2011년 은퇴 의사를 밝혔고 그 뒤 SK에서는 ‘임의탈퇴선수’ 신분으로 남았다.


하지만 코트를 떠난 뒤 방성윤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2012년, 그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되어 2017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 끝에 폭행은 무죄, 사기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방성윤의 변호인을 맡은 박병규 변호사는 점프볼 인터뷰에서 “폭행과 사기건 모두 법적 절차가 모두 끝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아무개는 처음에는 폭행행위자가 피고인 방성윤이라고 지목하였다가 나중에 피고인 ○○○이라고 바꾸었고, 원심 제24회 공판기일에 다시 출석하여 피고인 방성윤이 맞다고 진술하면서도, 원심 최초 증언 당시 폭행행위자를 피고인 방성윤에서 피고인 ○○○으로 바꾸어 진술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의 기억상 폭행행위자가 피고인 방성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확신을 갖지 못하는 태도를 하는 등 중요부분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수시로 번복되었다”라는 내용이 있다.


“사회적으로 미성숙했던 내가 죽을 만큼 싫었다. 그러나 어머니 모습을 보고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심경을 전한 방성윤은 현재 모교인 휘문고에서 후배들 지도를 도우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회인 농구팀 소속으로 동호회 경기에 출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방성윤과 경기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방성윤은 “감독님 도움으로 몸을 만들며 훈련하고 있고, 선수들도 간간이 돕고 있다. 아무런 기약이 없지만, 그것이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성윤이 선수 복귀를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방성윤은 2016년 봄에도 복귀를 타진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강남의 한 스킬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면서 복귀를 준비했다. 그렇지만 재판으로 인해 복귀 시도는 불발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1년여가 더 지났다. 방성윤은 여전히 ‘농구를 다시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너무 뻔뻔한 소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부상으로 힘들다는 생각만으로 급하게 은퇴한 것이 후회된다. 문경은 감독님도, 구단분들도 많이 만류하셨는데 그때는 생각이 너무 짧았다. 마지막으로 농구를 다시 해보고 싶고, 농구선수로서 은퇴하고 싶다.” 방성윤의 말이다.


물론 복귀를 희망한다고 해서 일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임의탈퇴 신분이기에 복귀는 SK로만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선수 자격을 회복해야 하는데, 폭행건에서 무죄를 받았다고는 해도 사기건은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상황이기에 KBL 재정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또한 이 절차 자체에 대해 SK가 ‘OK’를 해야 가능하다. 방성윤은 1982년생이다. 적지 않은 나이다. 동갑내기로 이정석, 송창무 등이 있으나 한창 때라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코트를 떠나 있던 시기도 너무 길었다. 결국 전력에 보탬이 된다는 확신이 없다면 SK가 받아들일 지도 걸림돌이다.


방성윤은 “SK 관계자들을 만나 그간의 경위를 설명을 드리고, 사과를 드렸다. 그리고 복귀의 뜻도 전했다. 답은 받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KBL도 찾아가 편지를 전달 드리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드렸다”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점프볼과의 통화에서 “무조건 돕겠다는 말은 할 수 없다. 문경은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비롯, 내부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고, KBL 역시 “(재정위원회 안건 상정을 위해서는) SK가 방성윤의 임의탈퇴 신분을 철회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사회 분위기상, 또 구단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복귀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질문에 방성윤은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복귀하지 못하더라도 농구와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팬들과 농구계 종사자들, 그리고 나를 믿어줬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편집부에 사과문을 보내왔다.




아래는 방성윤의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방성윤입니다. 먼저 저로 인해 발생했던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많은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참지 못했습니다. 저를 아껴 주셨던 모든 분들의 기대를 져버리고 젊은 나이에 순간 경솔한 판단을 내려 은퇴를 했습니다. 조금 더 참고 부상을 이겨내야 했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은퇴 이후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농구와 인연을 끊고 떠나서 살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농구와 떨어져서는 살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 그걸 느끼고 난 후에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던 저는 농구를 그만두고 살아가는 순간부터 모든 일들이 잘못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바라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저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구나’를 인지한 후에는 이미 일은 제가 해결할 수 없을 만큼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일은 꼬일 대로 꼬여 결국 저는 구치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고,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제가 죽을 만큼 싫었습니다. 이대로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이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살아가야하는 이유가 없는 저는 매일 아침 면회를 오셔서 피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 모습을 보고 힘을 내야겠다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에게 힘을 얻어 8개월이란 시간을 버텼고 폭행은 무죄, 사기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구치소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꼭 농구를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에 휘문고 감독님의 도움으로 몸을 만들며 농구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기약도 없지만 그것이 제가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농구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그리고 모든 농구 팬 여러분들. 정말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드립니다. 모든 걸 잊어버릴 수는 없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은퇴하고 허비했던 6년이란 시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아보려 합니다. 특히 제가 구치소에 있을 때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서 현재 저와 함께 월셋방에서 살고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제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이 진심을 담은 편지를 씁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그저 부상으로 힘들었던 생각만으로 급하게 은퇴한 것이 정말 후회가 많이 됩니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버리고 경솔하게 은퇴를 했기에 뻔뻔한 소원일 수 있지만 아무쪼록 기회를 주신다면 농구로 시작한 제 인생 농구로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년이란 시간은 저에게 정말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지옥 같은 시간을 교훈삼아 제게 남은 마지막인 농구를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재능을 살려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봉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방성윤을 꿈꾸는 게 아닙니다. 많이 늦었지만 쉽게 버렸던 농구라는 존재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었고 미안했다”라는 사죄를 꼭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갑작스런 은퇴소식과 더불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염치불구하고 사과문을 올립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방성윤 올림


#사진=점프볼 DB(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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