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위한 NBA 원정팀의 선물 : 포스트게임 세션

이호민 / 기사승인 : 2017-06-19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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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뉴욕/이호민 통신원] NBA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무엇을 할까. 치열한 한 판 승부를 마친 뒤 선수들의 동선을 추적(?)해보았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개 사람들이 생각하는 선수들의 경기 후 동선은 이렇다.
라커룸行→ 샤워 및 환복→ 인터뷰



그런데 원정팀 선수들은 조금 다른 일정을 갖고 있다. 원정 경기장이지만 경기 후 짧은 ‘사교의 장’을 갖기도 했다. 3월 27일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경기. 이날 필자는 디트로이트 팬이라는 로시오(Rocio)라는 여성을 만났다. 로시오는 리처드 해밀턴의 영구결번식을 위해 지난 2월 말, 디트로이트 홈구장 팰리스 오브 오번 힐스(Palace of Auburn Hills)까지 다녀왔다고 자랑했다. 첸시빌럽스, 벤 월러스, 해밀턴 등 2004년 우승을 이끈 ‘역전의 용사’들을 직접 보고 왔다며 말이다.



그런 그녀를 보더니 피스톤스 관계자가 흰색 봉투를 하나 건넸다. “봉투에 뭐가 들었나”라 물어보니 로시오는 “포스트 게임 패스(Post Game Pass)가 들어있다”고 자랑했다. 포스트 게임 패스는 경기 후 지정된 좌석에서 원정팀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티켓이다. 피스톤스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며 “궁금하면 같이 가자”며 선뜻 남은 티켓 한 장을 줬다. 이 행사는 취재 기자들에게도 제한 것이었기에 너무나도 궁금했는데,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 로시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4쿼터가 끝날 때쯤, 지정된 포스트 게임 세션으로 향했다. 결과는 109-95로 닉스의 승리.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린 8번 시드를 놓고 마이애미 히트, 시카고 불스와 다투던 피스톤스 입장에서는 제대로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혹시나 이 패배에 실망한 피스톤스 선수들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경기 후 20분쯤 지나자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한 명씩 관람석 쪽으로 나오면서 팬들을 맞아주었다.


피스톤스 선수들이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는데, 뉴욕 토박이 토바이어스 해리스는 멋진 트렌치 코트를 입고 등장한 후 죽마고우들,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었고, 유럽에서 온 보반 마르자노비치와 비노 우드리는 외국인 에이전트, 동유럽 동향민들과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었다. 로시오는 워낙 골수 팬이라서 대부분의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한눈에 알아보았는데, 4월 9일 멤피스 원정도 따라간다고 하니까 하나같이 그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재기발랄한 레지 잭슨은 경기가 끝나고도 에너지가 남았는지 경기장 좌석을 요리조리 뛰어넘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사교를 하더니 급기야는 데뷔 2년차 스탠리 존슨의 대화에 끼어들기도 했다. 모델 포스가 흐르는 여성분이 옆에 조신하게 앉아있었는데 남자 친구 선수가 나오자 얼굴이 화색이 되며 마중을 나가는 것도 흥미로웠다 (사생활을 위해 선수의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경기모드에서 벗어나 평상복 차림을 하고 있는 선수들의 패션센스와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바로 다음 날, 경쟁팀 마이애미 히트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뉴욕 지역의 친구들을 만나는 이 짧은 휴식시간이 더욱 꿀맛 같았을 것 같다. 숨 잠깐 돌릴 틈이나 있었을까, 수학여행에서 인원체크하는 담임선생님 마냥 팀 담당자가 오더니 “안드레! 토바이어스! 버스 타고 갈 시간이야!”라면서 팀 버스 탑승을 재촉한다. 똑같은 잔소리를 몇 번이나 듣고 나서야 투덜투덜거리며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터널이라는 현실로 돌아가는 장신 십 수 명의 뒷모습에서는 알 수 없는 애잔함을 느낄 수 있었다.


# 사진설명
1. 닉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던 피스톤스를 제압하며 발목을 잡았다.
2.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에 남아 슛 연습을 하는 홈팀 선수들도 볼 수 있었다. 베테랑 사샤 부야치치의 슛 연습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3. 뒷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자유분방한 대학생과도 같았던 레지 잭슨
4. 경기가 끝난 후 멋쟁이 신사가 되어 나타난 토바이어스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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