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마케팅 매니저가 전하는 ‘스폰서 유치 노하우’

손대범 / 기사승인 : 2017-02-03 15:34: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손대범 기자] 세르지오 마가야네스는 NBA 챔피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업무는 파트너십 마케팅 매니저. 스폰서를 유치하여 구단의 재정적인 운영을 돕는 일이다. 11월 16일, 서울 동대문구 디자인플라자에서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주관한 ‘프로스포츠 스폰서십 페어’가 개최됐다. 강연자로 나선 마가야네스는 캐벌리어스 구단의 파트너십 유치 노하우를 전수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스폰서십 판매는 코트에서 일어나는 일과 상관이 없습니다.” 마가야네스의 말이다. 캐벌리어스 구단에서 지낸 5년 동안 그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옥과 천당의 경계선에는 르브론 제임스가 서 있었다. 르브론 제임스가 고향 클리블랜드로 돌아오기 전까지, 캐벌리어스는 바닥을 기고 있었다. 카이리 어빙이라는 유망주가 있었지만 성장세가 더뎠다. 그러나 르브론이 가세한 후 팀은 2년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했고, 지난 시즌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이기고 1967년 창단 이래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우승은 클리블랜드를 프랜차이즈로 둔 프로 스포츠 구단 사상 첫 우승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가야네스는 ‘지옥’에서든, ‘천당’에서든 영업은 영업이라 못을 박았다. “우리는 스폰서십을 통해 파트너에게 ‘가치’를 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코트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실 우리가 통제를 할 수 없어요.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주어진 환경을 이용해 최상의 가치를 끌어내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가 클리블랜드 시민들에게 주고자 했던 ‘가치’는 바로 '자부심'이었다. “클리블랜드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곳 출신이라는 자부심(pride)이 있습니다. 다른 도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독특한 자부심입니다. 타 도시 사람들은 클리블랜드를 ‘깡촌’처럼 생각하지만, 클리블랜드에는 그들만의 정서가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많이 했습니다.”



르브론이 오다
그랬던 캐벌리어스와 마가야네스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다. ‘킹’ 르브론 제임스가 마이애미 히트에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었다. 르브론은 ‘고향’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유턴했다. 난리가 났다. “르브론 제임스가 클리블랜드로 돌아온다고 하던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무실에 있던 전화기 300대가 며칠이고 계속 울려댔거든요. 잊으려 해도 그럴 수가 없었죠.”


이는 ‘영업’하는 이들에게는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2016년 우승은 더더욱 그랬다. 이제는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많아졌다. “우리는 그 기회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해했습니다. 어떤 가치가 있고, 무엇을 창출할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들이 새로이 타겟을 삼은 대상은 10대였다. 르브론과 어빙이 10대에게 어필하는 매력과 ‘챔피언’이라는 상징성을 결합해 기업에게 다가갔다. 그들의 수익은 2013년 1억 2천8백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 9천1백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포브스(Forbes)』에서 산정하는 구단 가치는 4억3400만 달러(2013년)에서 11억 달러(2016년)로 올라갔다.


경기장은 당연히 매 경기 전석 매진이었다. 단순히 ‘르브론 제임스 효과’라 말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올스타를 데리고도 구장을 매진시키지 못하는 구단은 생각보다 많다. 마가야네스는 “파트너가 돈을 쓴 만큼, 그 가치를 안겨줘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어떤 영업이든 ‘데이타’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당신의 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인지를 확인시켜줘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환경을 활용하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NBA닷컴에서 페이지뷰가 가장 많은 팀이며, SNS 팔로워가 가장 많은 팀 중 하나다. 최근 디지털 팀에만 직원 8명을 충원했다. NBA 디지털팀이 36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숫자다. 이들이 공격적으로 디지털 시장에 도전한 것은 ‘환경’을 활용해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우리 팀에는 호주 출신의 카이리 어빙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매튜 델라베도바도 호주 출신이었죠. 그래서 호주 시장 공략을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들은 호주 출신 팬들을 위한 행사를 갖는가하면, 직접 호주로 날아가 NBA를 알리는 일도 했다. 그러면서 호주 출신의 기업을 파트너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시장도 공략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인기를 이용해 ‘중국의 날’을 만들었다. NBA 유니폼에 ‘CAVALIERS’ 대신 중국어를 새겨놓았고, 치어리더의 안무도 중국식으로 재해석해 그날 하루를 중국 팬들에게 투자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시장이 크다고 도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 말했다. “문화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중국과 미국은 사업 방식이 많이 다릅니다. 문화도 다르죠. 우리 방식이 늘 먹힌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필리핀도 다릅니다. 우리는 필리핀 시장도 개척하고 있습니다만, 중국과 필리핀은 농구를 똑같이 좋아해도 소득과 지출의 규모가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했습니다.”


대단히 쉬운 말처럼 보이지만, 이를 인정하고 경영진을 설득하고 또 다른 파트너를 이해시키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게 데이타다. 마가야네스는 “10, 15년 전 NBA의 글로벌 마케팅은 지금처럼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진화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필자도 경험했던 부분이다. 중계권 판매에 있어 NBA는 늘 중국과 한국, 일본을 두고 골머리를 앓아왔다. 중국은 시장도 크고 인기도 높아 만족스러운 가격에 만족스러운 규모로 판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 기준에 맞추기에 시장 규모가 턱없이 작았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갈등도 있었다.


그렇다면 NBA와 캐벌리어스, 그리고 그들이 정한 정책에 따라 움직일 마가야네스가 생각하는 차세대 환경은 무엇일까? 바로 유니폼에 ‘파트너사의 로고’를 새기는 것이었다. 이는 현지에서도 반발이 심했던 결정이었다. NBA는 그동안 전 세계 스포츠 중에서 가장 깨끗한(?) 유니폼을 자랑하는 종목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담 실버 총재는 수익 증대를 위해 NBA 유니폼에도 협찬사 로고가 들어갈 수 있다고 발표했다.


2016년 2월 토론토에서 열린 NBA 올스타전에서는 기아자동차의 로고가 새겨졌다. 그런데 아디다스 관계자는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전했다. “기아자동차 계약은 북미 지역에서만 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각 국에 수출되는 NBA 저지에는 기아 로고가 없었죠. 하지만 NBA 팬들은 오히려 기아 로고가 새겨진 저지를 원했습니다. ‘오리지널’ 느낌이 풍기는 유니폼을 원했던 것이죠.” 확인결과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NBA는 그 심리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가야네스는 그 성향을 반영하여 최근 영업할 때 ‘GET IN THE GAME’이라는 문구를 사용한다고 공개했다.


“NBA의 역사적인 순간에 귀사의 로고가 있다면? 전 세계가 보는 파이널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슛을 던지는 선수 유니폼에 귀사의 로고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떤가, 누구든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르브론이 없다면?
마가야네스의 강연 후반기는 Q&A 세션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가 질문했다.
“만약 르브론이 없다면 마케팅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까?”


마치, ‘르브론이 없으면 너희는 아무 것도 아니잖아’를 고급스럽게 포장한 질문 같았다. 마가야네스는 당황하지 않고 답했다. “앞서 말했듯, 우리에게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승리와 패배, 르브론 제임스의 선택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대목이지요. 지금은 르브론 제임스 덕분에 누리는 것이 많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느 환경에서든 우리는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환경에 맞게 파트너를 유혹할 수 있는 전략과 데이타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혹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로 치부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모두가 알면서도 가장 실천하기 힘든 ‘영업 노하우’가 아닐까 싶다. 가장 중요한 건 ‘준비된 자세’와 ‘공격성’이다. 클리블랜드뿐 아니라 NBA의 모든 구단은 급변하는 환경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단체로 유명하다. 사고와 의사결정의 유연함과 개방성 없이는 결코 존재 불가능한 환경이다.


# 사진_나이키 제공, 손대범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손대범 손대범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