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권부원 편집인] “아휴, 내가 그거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고 말이야. 힘들어 죽겠어.”
점프볼 신년호 인터뷰를 위해 KBL 김영기 총재의 집무실을 찾은 시점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가 막 끝난 직후였다. 마침 농구판 호사가들은 홈 승률과 홈콜의 상관관계를 따지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었다. 게다가 트래블링 결승골까지 나왔으니 판정논란을 자아내기에 알맞은 분위기가 됐다. 몇몇 구단이 쏟아내는 비판은 직접 또는 간접 경로를 통해 KBL을 겨냥한다. 그 정점에 KBL 총재가 앉아 있다. 김 총재 역시 KBL 심판부가 도마 위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김 총재는 ‘홈콜’ 논란에 대해 “매 경기 심판 개인별로 콜을 철저히 분석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절대로 장난칠 수 없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한국 심판이 리우올림픽 결승전을 볼 수준까지 올랐고, KBL의 심판교육과 평가시스템은 FIBA가 높이 평가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기사에 사용된 심판 사진은 본 기사의 흐름과 관계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원래 김 총재와의 인터뷰는 2016년 한 해를 돌아보고, 2017년 희망을 나누기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하지만 시즌을 평가하는 대목에서 심판 판정문제가 화제에 오르며 자연스럽게 인터뷰의 상당부분은 판정 관련 이야기가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한발 더 들어가 보자. 먼저 홈 승률과 홈콜의 관계다. 올 시즌 1라운드 홈팀 승률은 71%에 달했다.
2015~16시즌 전체 홈팀 승률 평균 6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홈팀에 유리한 판정인 홈콜이 작용한 결과라는 게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김 총재는 KBL 전무로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산파역을 맡았다. 2002~2004년 KBL 3대 총재를 역임한데 이어 2014년 제8대 총재로 복귀해 KBL을 이끌고 있다. 김 총재는 평소 ‘홈팀이 잘해야 프로농구 전체 흥행을 살릴 수 있다’란 지론을 펼쳐왔다. 홈팀이 최소 60%승률은 올려야 관중을 즐겁게 해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프로농구(NBA)의 홈팀 승률이 평균 60%선이다. 과연 KBL 총재의 지론이 홈팀 승률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을까. 김 총재는 “그 때문에 내가 심판들에게 홈팀 이기게 하라고 얘기했다는 오해를 받는데, 그건 정말 오해다. 그것은 내가 구단주와 감독들을 만나면 강조하는 얘기다”고 밝혔다.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김 총재와 나눈 심판 관련 대담을 소개한다.
Q. 왜 오해를 받아가면서까지 그렇게 홈팀 승리를 강조하는가.
홈팀 승률은 KBL이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구단 경영자를 만나면 팀 실적은 홈 승률로 따져달라고 부탁한다. 원정경기서 연패를 당하면 감기 걸린 셈이고, 홈에서 연패하면 폐렴이다. 폐렴에 걸리면 죽기까지 한다. 그래서 홈에서 이기는 전략을 갖고 나와야한다. 그게 감독에게 부담이 되기는 할 거다. 그래서 홈에서 연패는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 감독이라면 홈에서 그런 개념을 갖고 창을 들고 나가서 적을 찔러 죽여야 내가 산다는 생각으로 싸움에 임하고, 원정 때는 방패를 들고 나가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영마인드가 있으면 그렇게 한다. 홈팀 승률이 60%를 넘어야 KBL 전체가 승리하는 것이다. 그걸 장려를 하고 보너스도 홈 승률을 따져서 줘야 한다. 그것을 감독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Q. 통계를 보니까 김 총재가 복귀한 이후, 지난 시즌 홈 승률이 60%였다. 프로원년인 1997시즌에는 68%까지 기록했고 .제일 낮은 홈승률이 낮았던 시즌은 50%로 나와 있다.
내가 KBL을 떠나있을 땐 55% 이하가 많더라. 그래서 내가 오해를 받는 것 같다. 심판에게 홈팀 이기게 하라고 한다는 오해를 받지만 나는 오히려 구단주한테 부탁하고 다닌다. 구단주가 ‘그래, 홈에서 어떻게 이기냐’고 묻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홈에서 잘 팔려야 하지 않느냐고 그런 원리다. 다르게 생각지 말라’고 한다. 1순위는 홈에 둬야 한다. 홈에서 이겨라. 아끼는 건 어웨이에서 아껴라. 홈 승리에 목표 두고, 선수기용과 부상 선수 관리하는 그런 개념과 전략을 가져야 한다. 우리 감독들에게 이런 얘기하니까 홈팀을 이기게 한다는 얘기가 돌아오는 게 안타깝다.
Q. 현장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김 총재께서 그런 말씀하니까. 홈팀 승률이 1라운드 71%까지 올라가니까. 심판들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심판보고 그렇게 얘기하는 게 절대 아니다. 미국에선 어떤 커미셔너가 홈에서 55%이하 승률 나오면 그 사람 그만두는 게 좋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홈에서 못 이기는 것도 바보다. 승률 60%면, 그 정도 어드밴티지 있다는 얘기 아닌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이 있고, 익숙한 경기장, 집에서 먹고 자고 하는 게 모두 홈 어드밴티지다. 프로구단이라면 팀 운영의 기본 정책과 방향은 그렇게 잡아야 한다고 본다. 신문사도 그렇지 않나, 어디서 더 팔자는 정책이 있을 것이다. 대구에서 나오는 신문 대구에서 더 많이 팔아야지. 서울에서 더 팔려고 하는 그런 정책은 없지 않느냐. 그런 얘기다.
Q. 그런 홈 승률 이끄는 정책이 자리를 잡고, 현장의 감독, 선수들의 동의를 받으려면, 그에 맞춰서 심판들의 자질도 같이 따라가면 그런 판정 잡음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트레블링 결승골이 나온 경기(12월7일, 오리온-KGC)만해도 농구 팬이 보면 가장 쉽게 잡아야 할 반칙을 놓쳤다. 그때는 심판 자질을 의심하게 된다.
그건 나도 봤는데, 슬로비디오로 보면 분명히 트레블링 맞다. 그렇지만 육안으로 그 순간에 잡아내기 굉장히 힘들었을 같다. 우리 심판부가 작성하는 2분리포트에 잘못되었다고 나온다. 오심을 인정하고 발표했다.
Q. 판정문제는 농구대잔치 때도 늘 논란이었고, 프로출범 이후에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언제쯤 이런 잡음과 논란이 사라질 수 있을까.
결국 심판의 영역을 비디오가 대체해야 가능하다. NBA는 뉴저지에 30개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동시에 비디오 판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몇 년 후면 심판 없이 경기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선수가 부딪히면 기계가 딱 가려주게 된다. 심판이 할 일을 기계가 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아웃오브바운스 상황에서 볼 소유권을 가려주고 있다. 그 다음이 파울인데, 단계적으로 내년에 들어간다. 신체접촉이 일어나면, 그때는 정밀 판독해서 파울여부를 가릴 것이다. 그러면 한 단계 올라간다. 심판 부담 줄여주는 것이다.
Q. 심판의 자질 향상시키는 것은 한계 있다는 의미인가.
물론 우리 심판이 완벽하지 않고 실수도 한다. 하지만 우리 KBL심판이, 리우올림픽에서 심판보고 왔다. 왜냐하면 FIBA에서 심판위원장, 기술위원장이 와서 한국 심판 잘 본다면서 데려갔다.
Q. 선수들이 출전에 실패한 올림픽에 심판은 갈 정도인데 국내에서는 왜 믿음이 떨어졌을까?
지금 심판, 심판 그러고 비판하지만 우리는 정말 정밀하게 심판을 평가하고 있다. 매 경기 심판별로 콜을 분석하고 평가한다. 절대 장난을 못 친다.
Q. 이야기를 들어보면 판정의 공정성 의심할 수 없는데, 그렇지만 심판자질과는 별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평가는 사후에 이뤄진다. 실제로 자질이 향상되어서 공정한 판정으로 연결되어야 하지 않나.
그건 맞다. 그래서 평가와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 매 경기 심판 콜을 모두 분석하고 평가해서 콜이 적절했는지, 팀별, 심판별로 유불리 따져보는 식이다. 기자가 1년간 쓴 바이라인 기사 분석해서, 기자가 누구 편이냐 다 잡아낼 수 있듯이 다 나온다.
Q. 심판 평가는 어떻게 나오고, 어떤 조치를 하는가?
시즌이 끝나면 심판부 보고서가 나오고, 심판 랭킹도 정해진다. 그러니까 무섭다.
Q. 그럼 팬들이 공정성 의심하지 않고 경기를 지켜볼 수 있겠다.
그렇다. 홈경기 승률분석이 있다. 누가 어디에 영향 미쳤는지 경기마다 평점이 다 나온다. 그 때문에 장난 하는 것이 참 힘들게 되어있다. 심판불신 농구뿐이 아니지 않느냐. 다행히 비디오분석이 말썽 많이 해결해준다.
Q. 팬들은 그런 자세한 내용을 모를 수 있다. KBL심판을 비판하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그건 팬들보다, 현장 감독들이 먼저 하는 얘기다. 우리 심판 중에는 올림픽에 갔다 온 심판도 있다. 그 사람들 정도면 A급이다. 우리 심판, 국제대회 자꾸 오라고 한다. 불려 다닌다. 이런 거 알아줘야 한다. 심판부도 변명만 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잘한다는 것 설명하고 자랑도 해야 한다.
심판판정과 관련한 논란은 어쩌면 끝이 없고, 끝내 답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종국에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심판 역할을 대체한다고 해도 새로운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그렇다고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문제를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사람이 풀어야 할 일이다. KBL을 구성하고 있는 구단과 팬, 미디어가 소통하며 해결책을 찾는 것이 순리라고 할 것이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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