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이야기] ‘중앙대 재간둥이’ 박지훈, 지금은 프로 적응 중!

강현지 / 기사승인 : 2017-01-06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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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돌아보는 스타 이야기


# 중앙대 재간둥이 # 중앙대 상승세 이끈 동료들 # 아쉬웠던 데뷔전 #업앤다운 #롤 모델 양동근, 김선형 # 10점 중 2점




[점프볼=강현지 기자] “어유~ 부산에서 우리 지훈이 인기가요~!” 이 한 마디에 시작된 #해시태그 12번째 이야기 주인공은 바로 지난 10월, 2016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부산 kt에 입단한 박지훈(21, 184cm)이다. 경기장을 찾았던 KT 본사 마케터들도 박지훈에게 마음을 제대로 빼앗겼다는 후문. 그런 박지훈의 매력은 코트 위에 섰을 때 배가 된다.


빠른 움직임을 앞세워 골밑으로 돌진하는 플레이는 대학 때의 그 모습 그대로이다. 프로 선배들 틈에서 주눅이 들 법도 한데 오히려 더욱 당차다. 부산 kt의 재간둥이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박지훈과 해시태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경기 기록은 11월 18일 기준)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중앙대 재간둥이
중앙대 1, 2학년 때까지만 해도 평균 5득점에 그친 평범한 선수였다. 그랬던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 1쿼터에만 15점(3점슛 1개 포함)을 몰아넣었고, 박지훈의 활약에 1쿼터 27-26으로 중앙대가 앞서갔다. 2쿼터 오리온의 각성으로 승부가 금세 뒤집어지긴 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25득점을 기록한 박지훈이었다. 현장 관계자뿐만 아니라 팬들은 입 모아 말했다. “대체 박지훈이 누구야?”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박지훈은 박재한, 정인덕, 김국찬과 중앙대 농구의 부활을 이끌었다. 2016년 남녀 대학농구리그에서 득점 2위(19.38점), 어시스트 9위(경기당 2개), 스틸 1위(경기당 2.94개)를 기록하며 팀 승리 중심에 선 것. 정규리그 3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중앙대는 건국대를 만나 78-65로 승리를 따내며 4강에서 연세대를 만났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2패로 중앙대가 열세였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연세대보다 좋았다. 연세대는 주축 선수인 최준용(부상)과 허훈(국가대표팀 차출)이 팀에서 3개월가량 빠져있었기 때문에 중앙대의 승리를 예상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1쿼터부터 연세대 안영준이 슛이 터지며 분위기를 압도당했다. 1쿼터부터 점수 차가 14점(15-29)으로 벌어졌던 탓에 중앙대는 추격전만 펼치다 80-100로 끝내 패했다. 당시 박지훈의 기록은 22득점 4리바운드 4스틸.


“추격했다고 하지만, 저희는 시작부터 연세대를 상대로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끝낸 경기였어요. 외부에서는 끝까지 했다고 격려해주셨지만, 저희는 상당히 아쉬웠죠. 마무리를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서운했어요.”


그 아쉬움을 떨칠 기회가 금방 찾아왔다. 제97회 전국체전이었다. 10월 10일, 충남대표 단국대를 상대로 짜릿한 위닝샷으로 팀 승리를 안겼다.


당시 상승세에 있었던 두 팀의 승부는 40분도 부족했다. 74-74로 돌입한 1차 연장에서도 승부는 쉽게 결정 나지 않았다. 연장전에서도 주고받는 혈투가 이어졌고, 하도현의 득점에 김국찬이 맞불을 놓으며 81-81, 동점이 되었다. 남은 시간은 10초, 전태영의 실수로 공격권이 중앙대에게 넘어갔다. 이제 양 팀 운명은 공을 쥔 박지훈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주변 상황을 살피던 박지훈은 재빨리 돌파를 시도, 레이업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가 올려놓은 슛이 림을 관통하는 순간 버저가 울렸다. 83-81. 짜릿한 승리를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김)국찬이가 스틸하고 제가 볼을 잡았는데, 시간이 4초 정도 남았더라고요. 그 정도면 충분히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빨리 넘어갔는데, 왼쪽에서 (이)우정이가, 뒤쪽에서는 국찬이가 달려오고 있었죠. 그것까지 확인했는데, 앞에 수비수(원종훈)가 한 명 있었어요. 우정이나 국찬이에게 패스하면 공격하는데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어요. 제가 처리하는 게 빠를 것 같다고 판단했죠.” 당시 극적인 상황을 되짚은 박지훈의 말이다.


중앙대의 결승 상대는 경남대표 신협 상무. 하지만 중앙대의 패기도 형님들의 관록을 넘진 못했다. 결과는 67-71로 패배. 은메달에 그쳤지만 프로선배들을 상대로 끝까지 해보고자 했던 자세와 그 성장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 중앙대 상승세 이끈 동료들
전국체전를 마지막으로 박지훈은 중앙대 소속으로 출전할 수 있는 모든 대회를 마쳤다. 이제 남은 건 2016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쉴 틈 없이 달려온 박지훈은 잠시 쉼표를 찍은 뒤 다시 학교로 돌아와 농구공을 잡았다.


“경기 일정 때문에 동기들이 그간 많이 쉬질 못했어요. 주말에 쉬고, (10월) 16일 오후와 17일 오전에 학교에 몰텐 공이 있어서 연습했어요. 학교에서 연습하다가 잠실학생체육관 근처에서 모여서 잤어요. (조)의태 형과 (허)석진이 형도 같이요. 석진이 형은 밤에 부모님이랑 자려고 돌아갔는데, 넷이서 자면서 학교에서 잤던 것처럼 웃고 떠들면서 밤을 보냈어요. 살짝 떨리긴 했는데, 별다른 말보다는 평소처럼 밤을 보냈죠.”


다음 날 박지훈은 4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박지훈이 1라운드 6순위로 부산 kt에 가장 먼저 지명되었고, 이어 박재한이 2라운드 3순위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입단했다. 정인덕이 2라운드 6순위로 창원 LG의 부름을 받았고, 4라운드 1순위로 고양 오리온에서 조의태를 호명했다. kt 조동현 감독의 부름을 받고 단상에 오른 박지훈은 “프로에서 한국농구와 모교(중앙대)의 전통에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 아쉬웠던 데뷔전
박지훈의 데뷔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박지훈은 원주 동부와의 개막전부터 코트를 밟았다. 2쿼터 3분 34초에 이재도와 교체 투입된 박지훈은 1분 만에 허웅을 상대로 화려한 스텝을 놓으며 슛 동작 파울을 얻어냈다. 이 자유투가 박지훈의 프로 데뷔 첫 득점이었다. 이후 세 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첫술에 배부를 사람이 어디 있겠나. 박지훈도 ‘데뷔전’이야기를 꺼내자 아쉬워했다. 김우람의 5반칙 퇴장으로 경기 종료 1분 39초를 남겨두고 재투입된 박지훈은 kt의 마지막 공격을 주도했다. 당시 점수 차는 83-88, kt가 5점을 뒤지고 있었다. 제스퍼 존슨의 패스는 받은 박지훈은 좌중간에서 3점슛을 쏘아 올렸지만, 야속하게 이 슛은 림을 맞고 나왔다. kt는 이날 85-91로 시즌 첫 경기에서 패했다. 박지훈의 데뷔전도 빛을 보지 못했다. “그 슛을 넣었으면 저희 팀이 추격할 수 있을 거예요. 조금만 집중했다면 따라갈 수 있었거든요. 그 슛이 안 들어가고, (허)웅이 형에게 득점을 허용하면서 패했죠. 아쉬웠어요.”


# 업앤다운
첫 경기에서 웃지 못한 박지훈은 이후 시즌 3번째 경기였던 10월 29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날 경기 3쿼터에 파울트러블에 걸린 이재도를 대신해 투입된 박지훈은 투입되자마자 김태술을 강하게 압박해 공격을 끊는데 성공했다. 이어 달려오는 래리 고든에게 패스해 득점을 끌어냈다. 프로 첫 스틸과 첫 어시스트를 한 번에 해낸 것이다. 이어 레이업까지 넣으며 데뷔 후 첫 야투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16분간 출전해 남긴 기록은 4득점과 1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kt도 삼성에게 93-90으로 이기며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박지훈은 11월 3일 전자랜드 전도 기억에 남는다 했다. 전자랜드에는 사촌형 정병국이 뛰고 있었기 때문. 매치업상 두 선수가 직접적으로 마주하진 못했지만, 형을 보며 농구 선수의 꿈을 꿨던 그였기에 의미는 남달랐다. 맞대결을 앞두고 “늘 형이 뛰는 모습만 봤다. 프로에서 함께 뛰면 그것 또한 남다를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던 박지훈은 이날 8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이들의 만남은 코트가 아닌 퇴근길에 이뤄졌다. 정병국이 kt 구단 버스 앞으로 찾아온 것. “형과 잠깐이긴 했지만, 자유투 던질 때 붙어있었어요. 그런 형을 볼 때 너무 좋았죠. 그날 경기에서 미숙한 부분도 많았고, 턴오버도 많았어요. 형이 그런 부분만 보완했으면 한다고 조언해주셨죠.”


그토록 애태웠던 3점슛은 ‘프로 데뷔 이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중앙대 소속 당시 박지훈은 경기당 평균 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40.5%였다. 그토록 쏙쏙 잘 들어가던 3점슛이 8번째 시도 끝에 KGC인삼공사 전(11월 3일)에서 들어갔다. “형들이 ‘넌 첫 3점 언제 넣을 거냐’고 종종 물어보셨거든요. 대학 때는 곧잘 들어가던 3점슛이 그렇게 안 들어가더라고요. 하하.”



# 롤 모델은 양동근과 김선형
중앙대 시절부터 박지훈은 울산 모비스의 양동근과 서울 SK 김선형을 롤 모델로 꼽았다. 수비에서는 양동근을, 공격에서는 김선형을 닮고 싶다 했다. 양동근과의 대결은 양동근의 부상으로 불발되었지만, 김선형과는 마침내 대적(?)할 기회를 가졌다. 11월 13일, SK전에서였다. kt는 이날 경기에서 26점차를 뒤집고 92-90으로 짜릿한 대역전승을 챙겼다. 4연패에서도 탈출했다. 박지훈은 11분 28초를 뛰며 4득점 2어시스트를 보탰다. 큰 활약은 아니었지만 연패가 끝났다는 기쁨이 앞섰던 경기였다.



“감독님, 코치님, 형들이 분위기를 무겁게 가지 말고, 띄우자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막내다 보니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SK전을 이기고 분위기가 올라왔죠. 역전승 느낌이요? 대학리그 때도 좋긴 했는데,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관중들도 많고, 방송 중계도 하니까요. 의식이 조금 되긴 하지만 크게 연연해하지는 않아요.” 이어 김선형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저는 외국선수들한테 찍히고 했었거든요. 한 수 배운 경기였죠. 선형이 형은 스텝도 잘 빼시고, 기술이나 경기를 조절하는 리딩 능력도 뛰어나잖아요. 그래서 저도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김태술과의 매치업은 어땠을까? 박지훈은 “선형이 형은 워낙 빠르시니 제가 바짝 붙어 있진 못했어요. 태술이 형은 빠르게 경기를 운영하시는 스타일은 아니잖아요. 수비할 때 위쪽에서 바짝 붙으라고 주문을 받았어요. 바짝 수비하다 보니 그런 기록(4득점 1어시스트 1스틸)을 남길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경기 중에 형들이 이야기를 계속해주셔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어요.”


# 10점 만점에 2점
박지훈의 1라운드 성적은 평균 3.4득점 2.1리바운드 1.3어시스트다. 9경기 중 8경기를 마친 박지훈에게 자신의 플레이에 점수를 매겨달라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10점 만점에 2점”이라 답했다. “저는 아직 한참 모자라죠. 드래프트 이후 형들과 손발을 맞춰보지도 못하고 시즌을 치르고 있으니까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빨리 흡수되려고 하고 있어요. 막내이니 형들보다 더 뛰면서, 토킹 하려고요.”


남은 8점은 박지훈이 앞으로 메워나가야 할 숙제다. 대학 때부터 보완점으로 꼽혔던 수비와 경기 운영에서 발전이 필요하다. 그는 정통 포인트가드는 아니다. 하지만 대학시절에도 박재한의 공백을 곧잘 메워왔다. 소속팀과 프로에 적응한다면 팀내 베테랑과도 좋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ONUS ONE SHOT │ 박지훈 부담 덜어준 양형석 감독의 한마디
“허허. 그래도 녀석이 연락이 오더라고요. 아직 많이 부족하죠. 조급함을 내려두라고 말해줬습니다.” ‘제자’ 박지훈을 지켜본 중앙대 양형석 감독의 말이다. 3경기째를 치른 뒤였다. 박지훈은 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이 너무 부진한 것 같다며 자책했다.



이때 양 감독의 진심 어린 한 마디가 박지훈의 무거운 마음을 녹여줬다. “제가 하던 플레이도 아니고, 팀에 맞춰야 하니까요. 팀 스타일에 확실히 적응하지 못해서 감독님께 자문차 전화를 드렸어요. 그러자 감독님은 ‘지금은 너한테 뭐라고 할 사람 없다’며 ‘전국체전 이후에 쉬지도 못하고 합류해서 더 힘들 거다. 자신 있게 해’라고 자신감을 심어주셨어요.” 이후 박지훈은 KGC인삼공사 전에서 개인최다득점(9점)을 올리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양형석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은 ‘적응기’다. 아직은 뭔가를 해내기에는 이른 시점. 하지만 부담을 내려놓고 한 걸음씩 내딛는다면 조만간 중앙대 시절에 보인 특유의 재치넘치는 개인기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 사진_문복주,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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