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올해의 농구인> 남자선수 부문 수상자는 양홍석(19, 199cm)이다. 최준용(연세대, SK), 이정현(군산고, U17 대표팀) 등과 경합 끝에 수상자가 됐다. 농구인들이 양홍석을 수상자로 추천한 이유는 간단했다.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등 고교 레벨에서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고, 그 활약이 3관왕이라는 확실한 성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양홍석의 해’였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3관왕, 그리고 트리플더블
양홍석 돌풍의 시작은 5월에 열린 2016년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 농구대회였다. 결승서 삼일상고를 72-64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에서 그는 평균 27.7점으로 득점상을 차지했고, 수비상과 최우수상도 함께 가져갔다. 기세를 몰아 8월의 제71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 대회에서는 100-76으로 광신정산고를 꺾고 우승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0월 천안에서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남고부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안양고를 88-70로 여유있게 제압하며 개교 이래 첫 3관왕을 달성한 것이다. 추승균(전주 KCC 감독), 박훈근(서울 삼성 코치)이 1992년에 달성한 2관왕을 넘어선 성과였다. 게다가 청주 신흥고와의 예선 경기에서는 통산 2번째 트리플더블(32점 15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 중앙고를 지도하는 박영민 코치는 이러한 양홍석의 활약을 보며 어느덧 그의 ‘팬’이 된 듯 했다. “더 뭔가를 요구하기 미안할 정도로 잘 해왔다”고 말할 정도다. 어쩌면 그는 진작부터 양홍석의 자질을 알아본 것일지도 모른다. 양홍석을 부산에 오게 만든 이도 바로 박영민 코치였다. 양홍석이 전주남중에서 농구를 하던 시절이었다. 박영민 코치는 “더 큰 선수로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양홍석도 그 한 마디에 금명중으로 전학을 결심했다. 박영민 코치의 제안대로 양홍석은 무럭무럭 올라섰다. 적수가 없었다. 1학년 때부터 득점부터 수비, 리바운드까지 실력을 뽐내며 핵심전력이 됐다. 제39회 협회장기 대회에서는 27득점 22리바운드 11어시스트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하며 난적 명지대 격파에 앞장섰다. 생애 첫 트리플더블 기록이었다.
그렇다면 양홍석이 기억하는 2016년 최고의 승부는 무엇일까? 그는 연맹회장기 결승전부터 이야기했다. 삼일상고와의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은 경기였기 때문. “결승 상대가 삼일상고였어요. 상대전적에서 계속 밀리던 상황에서 이겨서 너무 좋았죠. 제가 2학년 때는 (송)교창이 형(KCC 포워드)이 있어서 경기에 나서기 전부터 지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올해는 저희 전력이 좋았기에 자신 있었죠.”
양홍석에게 이 경기는 일종의 ‘복수’와도 같았다. “2016년 첫 대회에서 삼일상고에게 져서 8강에서 탈락했어요. 그 때 충격이 컸죠.” 당시 부산 중앙고는 8강에서 삼일상고에게 74-78로 졌다. 양홍석이 40득점 13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지원사격이 부족했다는 평이었다. 이후 박영민 코치는 상대 약점을 면밀히 분석하며 다음 대회를 준비했고, 조원빈, 성광민, 곽정훈 등 선수들도 힘을 보태며 ‘복수’를 도왔다. “(곽)정훈이가 연맹회장기 예선은 못 뛰고 결선에서 합류했어요.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응급실도 다녀오고, 자기가 못하는 것 같다고 우울해 하고…. (웃음) 그때는 정말 다급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두 에피소드가 된 것 같아요.”
얼리 엔트리와 대학 진학
고교농구를 휩쓸었지만, 양홍석은 안주하지 않았다. 팀 훈련만큼이나 개인훈련도 중요시하는 박 코치의 지도 아래 양홍석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꾸준히 임했고, 스킬 트레이닝도 받았다. 덕분에 양홍석은 199cm의 키에 ‘못 하는 것이 없는’ 선수가 됐다. 포스트 플레이는 물론이고, 외곽에서의 1대1, 슛, 패스 모두 갖춘 선수로 올라선 것이다. 연일 출중한 실력을 보이자 팬들 사이에서는 ‘얼리 엔트리’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홍석도 이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송교창의 활약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는 결국 대학을 택했다. 더 배우고 프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오라는 대학은 많았지만 그는 중앙대학교를 택했다. “1학년 때부터 많이 뛰고 싶었어요. 특히 정통센터와 경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함께 중앙대에 입학하는 박진철(제물포고)이 그 부분에서 최고잖아요. 하이-로우 게임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박진철과는 전주남중에서도 같이 뛰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그때는 진철이가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요. 그때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제물포고 진학 후 실력이 일취월장했죠”라고 말했다.)
양홍석의 결정 덕분일까. 양형석 감독이 이끄는 중앙대는 벌써부터 새 시즌 대학리그 판도를 흔들 강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지훈(kt)이 떠났지만, 김국찬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해결사’ 양홍석에 높이의 박진철이 가세한다면 중앙대는 스피드와 높이를 모두 갖추게 될 것이다. “중앙대가 올해 잘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어요. 제가 가서 못하면 안 되잖아요. 기대치가 분명 있을 텐데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정규리그 3위가 목표에요.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고, 그 이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거예요.”
연세대와 고려대, 그리고 2017년 졸업생이 없는 단국대가 중앙대의 대적 상대가 될 것이다. 특히 단국대에는 홍순규, 하도현이 있다. 양홍석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저는 외곽에 있는 (하)도현이 형을 맡지 않을까요? 사실 누구와 매치업되든 모두 고향 형들이에요. 하하.” 하도현은 송천초 동문이다. 하도현은 전주에서 중, 고등학교를 보낸 뒤 단국대에 진학했다. 홍순규는 부산 중앙고 선배다. “단국대가 전력을 그대로 이어가서 올해도 좋은 경기를 보일 것 같아요. 그런데 입학해서는 궂은일로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들에게 믿음을 먼저 심어주고 싶어요. 이후 공격에서도 찬스를 보면서 제 실력을 점차 늘려갈 거고요.”
새로운 출발선에 선 그는 “일단 감독님이 원하시는 목표가 있으실 텐데, 그걸 먼저 달성하고 싶어요. 이후에 이상백배, 아시아 퍼시픽 등 각종 대회에 선발되고 싶고요. 대학에 들어가면 수비가 더 탄탄해 질 테니 저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단점 없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누군가는 “신입생이라면 모두 다 하는 말”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이 선수는 다를 것이다. 욕심만큼이나 열정도 많고, 그 열정을 채울 만한 준비와 자세도 되어 있다. 이제 부산 중앙고 3학년이 아닌, 중앙대학교 17학번이 되는 양홍석. 그의 계속된 성장을 응원한다.

BONUS ONE SHOT | 박영민 코치가 보는 양홍석
기본적으로 대단히 성실한 선수다. 남들보다 1시간 이상은 더 훈련하는 선수다. 절대 남들보다 일찍 운동을 마친 적이 없다. 아이들 PC방에 놀러갈 때도 혼자 방에서 복근 운동을 하고, 팀 운동 마치면 무조건 자기 훈련을 더 하고 마친다. 노력형 선수다. “나는 쉬면 안 되는 스타일”이라며, “하루이틀만 쉬어도 감각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아이다. 가끔은 선수 겸 코치 같다(웃음). 자기 운동도 하고 후배들 운동도 시킨다. 꿈이 있어서 그런지 운동에 대한 욕심이 어마어마하다. 드리블에 대한 욕심, 슈팅에 대한 의지도 대단하다. 요즘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리더십이 부족했는데 이제는 흠잡을 데가 없는 선수가 됐다. 우승을 하면서 조금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어느 순간 성숙해지더니 지금은 전혀 다른 선수 같다. 너무 예쁘다. 열심히 해주니까.
기술적인 면도 훌륭하다. “너는 솔직히 고등학교 레벨에서는 더 가르칠 것이 없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대학은 다르다. 슛 타이밍이 더 빨라져야 한다. 3번까지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레벨과 달리, 대학교는 수비가 더 좋다보니 슛 타이밍을 더 빨리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필요하다. 센터이지만 가드 못지않게 패스가 좋고 3점슛도 잘 들어간다. 또, 책임감도 강하다. 경복고를 만나면 양재민을, 군산고를 만나면 이정현을 막겠다고 나섰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상대팀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를 막겠다고 나섰다. 아무래도 기 싸움에서 안 지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 사진_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