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선아 기자] 인천 신한은행의 새 막이 오른다. 신기성 감독과 정선민 코치, 전형수 코치가 손을 맞잡고 신한은행 재건에 나선다. 신한은행이 통합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해라 책임감이 더 막중하다. 하지만 기둥으로 버텨줄 것 같던 선수들이 줄지어 은퇴하고, 주력 선수들은 부상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과연 신기성 감독은 이 미션을 어떻게 해결해나갈까?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신한다운 농구를 지향한다
신한은행 신임감독으로 선임된 신기성을 만나기 위해 인천에 위치한 숙소로 찾아갔다. 코치에서 감독으로 보직이 변경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미 신기성 감독은 팀 재건을 위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놓은 듯 했다.
Q. 인천 신한은행의 7대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신한은행은 한국 여자농구에서 독보적으로 앞서 있던 팀입니다. 지금은 그 시대를 지나 조금 안 좋은 때 같습니다. 전처럼 한국여자농구를 선도하고, 팬들에게 사랑받고 페어플레이로 인정받는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명문 팀입니다. 한 경기를 이기는 것 이상으로 ‘역시 신한은행이 잘해서, 좋은 플레이를 해서 이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찝찝하게 이기고 싶지도 않습니다.
Q. KEB하나은행 코치로서 플레이오프를 치르던 중 신한은행 감독으로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모두 안 좋은 상황에서 소식이 나왔습니다. 두 팀 모두 당황스러웠고, 피해가 갔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저로 인해서 이런 부분이 생겨서 송구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KEB하나은행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잘 해줬습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가준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Q. 그러면 신한은행 사령탑으로 가는 것은 언제 결정이 된 건가요?
(정규리그)시상식 때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플레이오프라 나중에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결정이 안 된 상황에서 선임 이야기가 먼저 흘러나왔습니다.
Q. 고향 인천에서 첫 감독직을 맡게 됐습니다.
프로에 데뷔할 때도 인천 팀에 오고 싶었습니다. 인천이 연고지인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는데, 인천에서 감독을 시작하게 돼서 의미가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신한은행이 올해 통합 창립 10주년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처음 부임한 4월 1일이 창립일이었죠. 더 책임감을 갖고 코치진과 신한은행을 이끌고 싶습니다. 선수와 지원스태프도 중요합니다. 서로 간의 호흡이 있어야 합니다. 유기적으로 서로의 역할이 수행되어야 원하는 농구를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 신경 쓸게 많습니다.
Q. 2016-2017시즌 목표가 궁금합니다.
신한은행의 옛 명성을 찾는 것입니다. 한걸음 더 내딛어야 합니다. 지난 시즌과는 달라야 합니다. 지더라도 깔끔하게 박수를 받는 농구를 하고 싶습니다. 지더라도 ‘신한은행은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가 정말 잘해서 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그 다음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입니다.
변화통해 명가재건 이룬다
신기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신한은행은 어떤 모습일까. 그동안 신한은행은 ‘국가대표급’ 라인업으로 평가받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한국여자농구의 기둥이었던 하은주와 신정자가 나란히 은퇴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팀의 장점이던 높이도 낮아진 상태. 신 감독이 만들어갈 신한은행의 새 모습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Q. 며칠 전에 감독님과 인터뷰했을 때와 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하은주와 신정자 선수가 은퇴를 결정했네요.
두 선수가 팀에 있었어도, 작년과는 스타일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선수에게도 변화와 희생을 요구하려고 했습니다. 농구선배로서 이 팀의 레전드이자 한국여자농구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었기에 더 잘해주고 싶었습니다. 팀도 성적을 잘 내서 박수를 받으며 은퇴할 수 있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은퇴 쪽으로 더 기울어진 것 같습니다.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다른 팀을 만들어야죠.
Q. 선수단 구성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팀을 이끌 계획이신가요?
지난 시즌 신한은행의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다만 팀워크와 수비, 체력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그것을 제일 먼저 개선해야 합니다. 미팅을 통해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눌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는 체력과 몸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현재 외국 트레이너 영입을 고민 중입니다. 계약 협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퍼포먼스와 밸런스를 잡아주는 트레이너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외국인 트레이너는 파격적인 선택 같습니다.
여자농구단에 있으면서 고민해온 부분입니다. 어린 선수들이 1~2개월 안에 몸을 만들고, 원하는 힘을 키우기까지는 시간이 정말 부족합니다. 올라오는 속도도 느리죠.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한국인 트레이너도 좋지만, 외국인 트레이너는 훈련 방법 면에서 조금 다릅니다. 조금 더 빨리 몸을 만들고자 합니다. 다치지 않고 농구에 적합한 몸을 만드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Q. 간판선수라 할 수 있는 최윤아의 몸 상태는 어떤지요?
최윤아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아직은 어떻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작년에 수술해 재활하는 것 외적으로도 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신한은행의 리빌딩에 속도가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린 선수들을 마냥 뛰게만 하는 것이 리빌딩은 아니라고 봅니다. 고참 선수들과 같이 성장하는 게 제대로 된 리빌딩입니다. 실력이 안 갖춰진 상태에서 뛰는 것은 경험을 쌓는 것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그 이상은 없다고 봅니다. 프로에서 선수들의 성장을 5년, 10년 기다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기량이 빨리 올라오게 키워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자신감을 키우고 성적을 올릴 발판을 마련한 뒤에 뛰게 해야 합니다. 팀이 경기에 지고 못 하는 데 무작정 뛰게 하는 것이 리빌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선수들도 고참 선수들과 어느 정도 경쟁 구도에 있으면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합니다.
Q. 지난 시즌 동안 선수단의 불협화음이 문제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정신적인 부분도 교육이 필요합니다. 동영상도 모아서 자료를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계속 주입하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로만 ‘잘하자’고 해서는 달라질 수 없습니다.
Q. 새 시즌부터는 외국선수 재계약도 가능합니다. 이 부분도 변수가 될 것 같고, 그만큼 더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정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세계 트렌드는 신장이 큰 선수들도 외곽에 나가고 스피드를 갖추는 것입니다. 신장이 크다고 해서 스피드가 떨어지면 안 됩니다. 그래야 여자팀이든 남자팀이든 성적이 나옵니다. 신장에 파워만 있는 선수는 원하지는 않습니다.

진단 끝, 치료 시작
취재진이 신기성 감독을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선수들에 대한 대략적인 분석을 끝낸 상황이었다. 이제는 파악한 장점을 살리고 문제로 거론된 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숙제로 남았다. 신기성 감독은 변화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모두 자신에 달렸다고 말했다.
Q. 신한은행의 2016-2017시즌이 궁금합니다.
‘○○선수가 없어서’라는 말은 안 할 것입니다. 팀에 다 있습니다. 어떤 선수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또한 어떤 상황이건 이기고 지는 것은 감독 책임입니다. 선수와 심판 탓은 절대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게 뛰게 한건 감독 탓입니다.
Q. 개막 전까지 선수단 운영에서 어떤 계획이 있나요?
먼저 트레이너 쪽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얼마만큼 빨리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농구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 상태를 만드는 트레이너의 역할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후 가드, 포워드, 센터에게 맞는 게 무엇인가 세심하게 고민해서 선수단을 끌어가려고 합니다. 또한 절실함과 자신감을 찾는 것은 말만으로는 안 됩니다. 피드백을 듣고, 보고, 말하게 할 생각입니다.
Q. 감독님의 현역시절을 떠올리면 빠른 농구가 생각납니다. 신한은행에서의 색깔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
기본적으로는 무빙오펜스를 기반으로 빠르고 재밌는 농구를 하겠다는 점,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농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빠른 농구도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합니다. 속공은 확실히 시도를 늘려갈 생각입니다. 선수들이 패스와 볼 컨트롤 센스를 갖춰야 합니다. 무빙오펜스를 할 것입니다. 각자 서서 움직이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냅니다. (체력도 중요하겠군요)5명만으로 농구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선수에게 기회가 갈 것입니다.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농구를 같이 하면 됩니다.
Q. 선수 개개인에 관해 구상한 모습도 있으신가요?
김규희는 더 성장하고 기대 받을 수 있는 선수인데, 부상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이민지는 많이 뛰긴 했지만 좀 더 다듬어야 합니다. 김단비도 지금과는 다른 농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인영과 박혜미는 좀 더 다양하게 3~4번(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으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합니다. 2번(슈팅가드) 포지션은 김연주와 윤미지가 있음에도 다소 아쉽습니다.
Q. 김단비가 지금과는 다른 농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훈련한 지 며칠 안 됐지만, 신체 능력이 갖춰져 있습니다. 본인이 지금까지도 잘했지만, 운동능력만이 아닌 패스와 리더십 등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합니다. 혼자 하는 1대1 농구보다는 팀을 생각하면서 경기할 수 있으면 리더로서의 가치도 더 높이 평가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여자농구 지도자를 맡은 지 3년째가 되어갑니다.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말한 것에 약속을 지키고 잭임을 져서 신뢰를 심어 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죠. 또한 여자농구 역시 잘 뛰는 선수들이 농구를 잘하더군요. 그러려면 체력이 중요합니다. (Q. 우리은행이 떠오릅니다) 우리은행 선수단이 코트에서 보이는 눈빛과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그런 자신감과 눈빛, 체력을 원합니다. 방법론이 저와는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우리은행에서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낸 것은 위성우 감독님입니다.
Q. ‘신기성의 신한은행’을 기대하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합니다.
신한은행을 사랑하는 팬과 임직원 여러분이 지원과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한은행을 모두에 박수 받는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선수들에게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사진 - 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