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는 해설이 대세다. 그만큼 스포츠경기에서 중계진의 역할은 중요하다. 변화 없는 어조로 오랜 시간 해설을 하면 지루하다며 채널이 돌아가기 십상이다. MBC스포츠+의 현주엽 해설위원, 정용검 캐스터는 그런 시청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충족시켜주는 콤비다. 젊은 해설위원과 아나운서답게 두 사람은 재치 있고 위트 넘치는 해설로 젊은 팬을 사로잡고 있다. 중계 중 농담을 주고받거나 성대모사를 하는가 하면, 치킨을 먹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이들의 편안한 중계에 매료돼 더욱 경기에 몰입하게 된다. ‘예능해설’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주엽 해설위원, 정용검 아나운서를 만나보았다.
Q. 요즘 중계를 보는 시청자들이 두 분 콤비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정용검_ 현 위원님이 쉽게 해설을 해주시고, 포인트를 잘 잡아주세요. 또 워낙 유머러스하시고요. 저도 덕분에 재밌게 방송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해설위원 중 한 분이십니다.
현주엽_ 오, 시작을 훈훈하게 하는데? 이렇게 가기야?(웃음) 정 캐스터가 워낙 농구를 좋아하고, 이해도가 높은 캐스터에요. 농구 캐스터 중에서 잘 하기로 유명하죠. 덕분에 저도 하기가 편해요. 어떠한 얘기를 해도 잘 받아줘서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Q. 현주엽 위원은 해설 2년차인데, 지난 시즌보다 좀 더 여유가 생겼나요?
현주엽_ 여유는 좀 생긴 것 같아요. 근데 여유가 생기다 보니 요구하는 게 많아져요. 영상을 더 많이 달라고 하죠. 보이는 부분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간혹 보면 2~3분 전에 나왔던 플레이가 다시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전 잘못 됐으면 얘기하는 스타일이에요. 또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다 본 플레이를 놓치는 경우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MBC스포츠 같은 경우는 이제 그런 실수는 없어요.
Q. 정용검 아나운서도 지난 시즌보다 더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정용검_ 그 전에는 경기적인 부분만 전해드리려고 하는 경향이 많았어요. 한명재 선배가 해준 얘기인데, 우리의 경쟁은 스포츠 채널 내의 경쟁이 아니다. 다른 방송보다 스포츠가 더 재밌다는 걸 보여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방송에서 표현을 많이 해요. 저희끼리 장난도 많이 치고요. 시청자들이 많이 웃고 즐기실 수 있도록 하고 있죠.
Q. 현 위원은 경기 중 판정이라든지, 냉정하게 얘기해주는 장면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현주엽_ 보이는 대로 시청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판들의 판정이 제가 봤을 땐 틀렸다고 볼 때도 있거든요. 해설자 입장에서 본 그대로 전해줘야죠. KBL에서도 잘못된 부분은 각성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봅니다.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Q.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본 프로농구의 모습은 어떤가요?
현주엽_ 선수 입장에서는 볼 수 있는 폭이 좁아요. 뛰고 있을 땐 흐름을 읽을 순 있는데, 자세하게 볼 순 없어요.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한정적으로밖에 볼 수 없죠. 감독, 코치님들이 왜 그만두고 해설을 하는지 이해가 가기도 해요. 전체적으로 볼 수 있거든요. 선수 개개인의 특성도 보지만, 팀이 갖고 있는 특성도 보이죠. 해설을 하면서 농구를 보는 눈이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Q. 정 아나운서는 다른 종목도 많이 하시잖아요. 다른 종목과 농구의 차이점은 뭘까요?
정용검_ 일단 빠르죠. 제일 빠른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거기서 오는 박진감이 있어요. 10~20점 차이는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농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농구라는 스포츠가 저와 잘 맞습니다.
Q. 이번 시즌 가장 기억나는 경기가 있다면 어떤 경기가 있을까요?
정용검_ 전에 안양에서 연장전을 간 경기가 있는데, 전 화장실을 다녀왔거든요. 현 위원님은 안 다녀오셔서 연장에서 엄청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현주엽_ 점수차가 너무 많이 나는 경기가 아니면 다 재밌는 것 같아요. 유독 LG가 앞서다가 역전을 당하기도 하는데, LG 경기는 재밌는 경기가 많은 것 같아요.
Q. 중계하면서 가장 흥분시킨 선수가 있다면요?
정용검_ 김선형(SK) 선수요. 플레이가 정말 멋있잖아요. 특히 더블클러치가 멋져요. 또 조 잭슨의 플레이도 멋지죠. 이번 시즌 좋은 가드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현주엽_ 쟤는 늘 자기랑 친한 선수만 얘기해(웃음). 전 (트로이) 길렌워터(LG)요. 너무 잘 하는데 너무 불쌍해요. 팀 성적도 안 나고 여러 가지 불이익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해요.
Q. 경기 전에 선수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던데 주로 무슨 얘기를 하시나요? (※ 정 아나운서 뿐 아니라, MBC스포츠+의 여자아나운서들은 경기 전 집요하게 선수들을 따라다닌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여러 정보를 얻고 중계 중 시청자들에게 숨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전하고자하는 방송사의 노력이 돋보인다.)
정용검_ 컨디션도 물어보고 감독님이 무슨 얘기를 했나 물어보기도 하죠. 사실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해요. 가장 잘 얘기해주는 선수요? 송창무(삼성) 형이요. 제 가장 든든한 정보원이죠. 하하!
Q. 경기 전 준비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용검_ 선수들을 만나서 오늘 경기의 포커스는 뭐가 있는지 들어보고 기록도 정리하죠. 각 팀들 하이라이트도 보고요.
현주엽_ 정 캐스터가 준비를 잘 해 와요. 최근 팀들의 경기가 어땠는지 4~5경기 데이터를 보고 컨디션도 살펴보죠. 사실 방송국에서 워낙 준비를 잘 해줘서 전 약간 묻어가는 경향이 있죠. 경기 전에 선수나 감독, 코치들한테 잘 물어보는 편은 아니에요. 선수들은 좀 어려워하기도 하고. 경기 전에 물어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잘 안 하는 편이죠.
(※ 인터뷰 중 SK 김기만 코치가 중계석을 찾아 현 위원에게 인사를 했다. 김 코치는 현 위원의 고려대 2년 후배다. 후배를 본 현 위원의 다소 거친 인사가 이뤄졌다. 그러면서 SK의 팀 분위기를 묻는 현 위원. 이때 정 아나운서 왈 “이렇게 찾아오는 분이 몇 분 안 계세요. 다들 현 위원님을 무서워해요.” 후배들에게 현 위원의 카리스마는 여전한 것 같다.)
Q. 현 위원은 최근 예능에도 자주 출연하시던데, 예능과 잘 맞으시나요?
현주엽_ (쑥스러워하며) 그냥 시간이 맞아서 하는 거죠. 저랑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정용검_ 제가 봐도 예능이랑 잘 어울리세요. 몸으로 하는 게 재밌어요. 요즘 트렌드에 잘 맞으시는 분이죠(웃음).
Q. 프로농구 해설진으로서 프로농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정용검_ 중계할 때 보면 관중 분들이 많은 게 좋죠. 야구는 ‘치맥(치킨,맥주)문화’가 있잖아요. 농구는 그런 독특한 문화가 없는 것 같아요. 만나서 얘기를 해보면 경기장 등 여러 문제들 때문에 못 한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잖아요. 농구만의 관전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현주엽_ 전 해설을 하는 입장에서 중계하기 어려운 경기장이 몇 군데 있어요. 파울이나 트래블링 같은 상황이 나오면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잘 안 보이는 데가 있죠. 오죽하면 망원경을 가지고 다닐 정도라니까요. (이날 현 위원은 진짜 개인 망원경을 가지고 왔다) 해설진들이 중계를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 시즌 프로농구에 투입된 단신 외국선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주엽_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농구가 빨라질 수 있으니까요. 같은 득점이라도 화려하고 빠른 농구를 하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재밌을 수 있죠. 외국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면 흥행에도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용검_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단신 외국선수들이 들어오면서 화려한 플레이가 많아졌어요. 중계하는 입장에서도 더 신이 나고, 보는 재미가 늘어난 것 같아요.
Q. 혹시 농구를 위해 꼭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현주엽_ 프로농구가 더 발전을 해야 해요. 농구캐스터 중에 제일 잘 한다는 정용검 캐스터가 곧 야구 스프링캠프 취재를 위해 미국으로 갑니다. 그 정도로 농구가 인기가 없고, 방송국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거예요. 심각한 문제죠. 농구 입지가 이 정도라는 걸 구단이나 KBL이나 다 반성해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정 아나운서도 아쉬움에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농구의 현 상황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닐까. 분발하자 프로농구!
BONUS ONE SHOT_ 치킨 먹는 중계진 보셨나요?
예능 중계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 콤비는 ‘먹방’으로도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중계 중 치킨과 피자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한 번은 치어리더의 율동에 맞춰 춤을 춰 치킨 한 상자를 얻기도 했다. 이들의 돌발 행동은 농구 보는 재미를 한 층 더 높여주고 있다. 정 아나운서는 “재밌는 장면을 많이 연출하려는 생각이 있어요. 현 위원님도 그렇고 저도 동의하죠. 농구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현 위원님의 생각이에요. 스타플레이어도 많아야 하고, 방송 자체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현 위원도 동의했다. “치킨 같은 것들은 팬들을 경기장에 많이 오게 하려는 이벤트잖아요.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이벤트가 있는지 모르죠. 경기장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홍보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딱딱하게 하는 건 뉴스에 어울리는 거고, 여긴 경기장이니까 좀 더 편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죠. 물론 정말로 먹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요(웃음).”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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