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권수정 기자] 농구단에서 국내선수와 외국선수, 그리고 감독 사이를 이어주는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며, 언제 어디서나 외국선수의 짝꿍을 도맡아 하는 그들. 단순한 언어전달이 아닌 외국선수의 마음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눈과 귀, 입이 되기를 자처하는 직업, 바로 ‘통역’이다. 한 시즌간 선수단과 동고동락하는 ‘경남 통역’ 3인방을 만나 2015-2016시즌을 되돌아봤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통역 1년차, ‘강적’을 만나다!
장윤성 통역 (창원 LG)
DATA 1989년 10월 17일생, 오스틴 커뮤니티 컬리지
2015-2016시즌 외국선수 때문에 유독 바쁜 시간을 보냈던 통역이 있다. 창원 LG 장윤성 통역. KBL 통역계의 ‘루키’인 장윤성 통역은 ‘신고식’을 아주 화끈하게 했다. 단신 외국선수가 매 라운드마다 교체된 탓이다. 게다가 트로이 길렌워터 사건의 뒷수습과 걱정 탓에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사실 업무내용과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평소 ‘스포츠 통역’에 관심이 많아 업무를 눈여겨봐온 덕이다. 미국서 대학교를 다니다 LG스포츠단에 운 좋게 기회가 닿게 되어 통역 일을 시작하게 됐다는 장윤성 통역. 일명 ‘동굴 목소리’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그에게서 한 시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통역이 하는 일
외국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게 내 일이다. 외국선수에게 감독님의 작전지시를 전달하고, 경기 중 감정컨트롤 이라든지 그 외 발생 할 수 있는 순간적인 상황들을 최소화시키려 노력한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식사를 챙겨주고 혹여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챙기기도 한다. 사생활을 터치하지는 않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도는 항시 파악하고 있는 편이다. 매니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현재 뛰고 있는 외국선수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날 때면 부상 혹은 다음 시즌을 대비해 스카우트 일을 돕기도 한다.
- 통역으로서 가장 뿌듯했을 때
길렌워터나 샤크가 좋은 경기력으로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게 되거나, 팀이 승리를 하면 함께 뿌듯함을 느낀다. 어느 팀이건 외국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인데, 특히 우리 팀은 트로이가 비중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번 시즌에는 트러블이 많았지만, 그런 것들을 잘 이겨내며 매 경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도 느껴진다.
- 트로이와의 말다툼?
처음 통역 일을 하다 보니 서툴렀던 점이 있었다. 외국생활을 해서 잘 이해한다 생각했지만 외국선수만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비시즌 때 연습경기를 하다가 내가 통역을 하면서 흥분을 한 나머지 영어로 트로이한테 소리를 친 적이 있다. 트로이는 그런 내 모습에 놀라서 말다툼을 하게 됐다. 그런 덕에 티격태격하다가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트로이를 보면 외국인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감정표현 방법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선후배간의 예의를 중요시 여기고, 최대한 자기를 숨겨가며 잘 보이려 하는데 외국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솔직하게 표현한다. 트로이뿐만 아니라 외국선수의 특성이 KBL에서 종종 보이곤 한다.
- 그래도 트로이는 내 짝꿍!
나와 오래 같이 있었기 때문에 이 선수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 같다. 초반에 다퉜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사과하면서 지킬 건 지키는 사이가 되며 돈독해진 것이다. 다툼 덕에 더 편한 것도 있고, 반대로 편했기 때문에 다툰 것도 있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 길렌워터 달래기
사람을 달래는 비법은 없는 것 같다. 같은 한국인도 그러기 힘드니까. 최대한 트로이와 같은 편을 들어주며 속을 풀어주는 편이다. 물론,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해준다. 본인이 잘못한 것을 알면 넘어가자는 식으로 옹호해준다. 타국에 와서 의지할 곳 없는 상황에 혼자 담아두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속마음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 통역이 휴일을 보내는 방법
팬들은 트로이가 경기에서 흥분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내가 가까이에서 지켜본 평소성격은 차분하고 착한 편이다. 사고도 치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편도 아니다. 숙소에서 자고, 게임 하는걸 더 좋아한다. 그렇게 평소 착한 선수지만 이번 시즌 일도 있어서 조마조마 할 때도 있다. 트로이랑 주로 호텔에서 밥을 먹지만 호텔 밥이 질릴 때 가끔씩 같이 아웃백에서 밥을 먹곤 한다. 또 샤크와 트로이가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를 좋아해서 자주 간다. 나도 외국생활에 능숙해 이 정도 식단으로 살이 찌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운동할 때 선수들과 함께 하며 관리도 하는 편이다.
- 장윤성 통역이 자주 쓰는 화법
외국선수들한테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경기 때는 감독님 지시사항이 정확히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얘기하면 팀에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농구는 코트 위 5명이 한 팀이 되어야 좋은 경기력이 나오기에 외국선수의 개인행동이 나오지 않게끔 돕는다. 또 흥분한 선수한테 오히려 화를 내며 제지한다. 심판에게 불만을 표하면 소리를 질러서 그만하라 막는다. 그 외에 경기 중 제일 많이 쓰는 말은 ‘잘했다’라는 칭찬의 말이다. 실제로 길렌워터는 점원들에게 “good shoot bro” 혹은 “oughta boy”라고 슬랭을 쓰며 기분 좋게 만들어 이끈다. 칭찬을 최대한 해주는 편이고 잘못 된 부분에 한해서 화를 내며 직설적으로 말해준다. 이처럼 외국선수들은 자기감정에 따라 경기의 기복이 심한 편이기에 잘 컨트롤 해줘야한다.
- LG 외국선수들이 말하는 우리 통역
길렌워터는 통역을 ‘Cool guy’라 칭한다. 다툰 부분도 있지만 서로 쿨하게 화해하고 그 덕에 더 소통이 잘된다고 생각한다. 샤크는 통역을 ‘오래된 친구’같이 느낀다고 전했다. 본인의 감정 컨트롤을 돕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잊지 못할 사건
수건 사건이다. 작전타임 때 감독님의 지시사항을 집중해서 듣고 설명을 하다 보니 주변의 돌출행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이번 수건 사건도 경기가 끝나고서야 알았다. 왜 그랬는지부터 꾸짖다가, 이해한다며 달래며 수습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 영어를 잘하는 나만의 비법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실 외국에서 생활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됐지만 공부도 짬짬이 하는 편이다. ESPN같은 스포츠사이트 들어가서 영문기사를 자주 읽는다.

친구 같은 ‘선출’ 통역
김병일 통역 (부산 케이티)
DATA 1989년 1월 31일생, 단국대
미국에서 미식축구선수로 지내다 부상으로 꿈을 잃었다. 고등학생 때 한국으로 들어와 졸업 후 영어강사로 일 했지만 스포츠를 향한 꿈을 포기 할 수 없었다. 스포츠 관련 직업을 찾던 와중 케이티 스포츠단으로 들어와 농구단 통역 일을 하게 되었다고. 꿈과 본인의 특기를 잘 살려낸 주인공은 부산 케이티 김병일 통역. 운동선수를 경험했던 만큼 누구보다도 선수 마음을 잘 안다. 케이티에서 선수들과 함께 발을 맞추며 걷고 뒤에서 묵묵히 알뜰살뜰 챙겨온 케이티 김병일 통역을 만나 봤다.
- 전반적으로 통역이 하는 일
크게 얘기하자면 국제 업무를 맡고 있다. 국제 업무라면 스카우트 일을 말하는데, KBL에 오려하는 외국선수가 많기에 영상을 보며 선수를 찾는 일을 한다. 또 현재 팀에서 뛰고 있는 외국선수 관리도 맡고 있다.
- 가장 뿌듯했을 때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다. 잘 전달하면 전달한대로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만약에 전달이 잘 안되었으면 문제가 생기는 그런 직업이다. 내가 말한 부분을 선수들이 잘 알아들어서 코트 위에서 문제없이 플레이를 잘 하는 것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 영어 그 이상의 배움이 필요한 스포츠
아무래도 첫 시즌이고 스포츠를 좋아해도 막상 프로팀에 들어오다 보니 모르는 게 훨씬 많았다. 농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패턴부터 용어까지 전문적으로 들어가다 보니 어려운 스포츠더라. 영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전달 과정에서 농구용어로 설명하는 것과 풀어서 얘기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통역과정에서 차이가 난다. 처음에 다행스럽게도 내 부족한 부분을 외국선수들이 이해를 해줬다. 실제로 외국선수들이 이렇게 얘기하는 게 더 낫다하고 도움을 많이 줬다. 나는 ‘커트’, ‘컷인’이라는 용어 자체를 몰랐다. 그냥 “드리블 쳐서 빨리 들어간다”라고 얘기했는데 굳이 길게 얘기 안 해도 용어로 정리가 된다. 농구용어가 영어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어서 힘들었다.
- 호흡이 잘 맞았던 짝꿍
정말 외국선수들을 잘 만난 것 같다. 둘 다 호흡이 굉장히 잘 맞는 편이다. 코트니 심스는 성격이 둥글둥글하다보니 친구처럼 편하다. 휴일 혹은 훈련이 끝나고 호텔에서 쉴 때 심스방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곤 했다. 심스가 영화를 다운받아놓으면 그날은 심스방으로! 하하. 하지만 지금 심스는 부상으로 인해 팀을 떠난 상태다. 요즘에도 매일 연락하는데 ‘제스퍼랑 일하니까 좋냐?’하며 삐져있는(?) 상태다. 블레이클리 같은 경우는 이런저런 사생활을 많이 얘기하는 편이다. 동갑이라서 친구다. ‘영어로 완벽히 속마음을 털어놓고 믿을 건 너뿐이다’라 말하며 의지한다. 먹을 것에 있어서 심스는 채식주의자라 못 먹는 음식이 많기에 원하는 걸 맞춰주는 편이다. 블레이클리는 한국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숙소에 있으면 식당아주머니가 해주는 음식만 먹을 정도다. 또 호텔 근처에 분식집이 있는데 거기를 이틀에 한번 꼴로 간다. 김치라면, 갈비만두를 시킨다.

- 심판과 대화하는 블레이클리…걱정 없다!
다른 팀 통역한테 조언을 구해봤는데 저마다 스타일이 다르기에 ‘내 성격대로 해봐야 겠다’ 생각했다. 주로 ‘화를 내면 너만 손해다’라고 말하며 가라앉힐 수 있게 달래주는 스타일이다. 사실 케이티 외국선수들은 순하기에 감정 컨트롤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 대신 블레이클리가 심판들한테 말을 많이 해서 팬들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대화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은 적이 없고 한국농구에 적응을 한 건지 대화할 때 표정도 능글맞아졌더라.
- 나체(?)는 적응 안 돼
심스나 제스퍼 존스는 한국생활 오래해서 원래 어떻게 지냈는지 모를 만큼 문화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 문화도 잘 받아들이더라. 블레이클리는 필리핀에서 생활해서 아시아 문화를 잘 적응하긴 하는데 조금 다른 행동을 보였던 적이 있다. 사우나를 갔는데 보통 나체로 들어가는데 타이즈를 입고 들어오더라. 미국에서 살아서 그런 면에 부끄러움이 없을 텐데 한국에서는 부담스러운지 라커룸에서 옷 갈아입을 때도 가리곤 한다. 한국에서만 그런다.
- 자주 쓰는 화법이 있다면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금방 예민해지기에 돌려서 얘기하는 편이다. 외국선수들도 ‘분위기상 저렇게 얘기하지 않았을 텐데’하고 아는 것 같더라. 그래도 돌려 얘기하며 컨트롤을 해준다. 또한 감독님 지시사항에 있어서 모든 걸 설명하는 편이다.
- 영어를 잘하는 나만의 비법
솔직히 그런 질문을 많이 들어봤다. 답은 딱 하나.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많이 접해서이다. 영어가 들리는 순간 말을 시작하게 되더라. 영어 잘하는 사람 옆에 두고 팝송, 영어 라디오나 뉴스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어느 순간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들리긴 했지만 1년 동안 말을 못했다. 그러던 중 수업 중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서 뭐라고 말을 할지 생각하다가 입이 트였는데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한 번 내뱉기가 어렵지 그 이후엔 쉽다. 계속 듣고 내뱉는 것이 답이다. 한국에서 문법 보면서 단어 외우는 거?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실제로 안 쓰인다.

외국선수 모비스화(?)의 주역
차길호 통역(울산 모비스)
DATA 1984년 6월 8일생, 한국외대
서울 삼성 통역 면접에서 떨어진 한 지원자, 삼성 측의 추천으로 이력서가 울산 모비스에게 넘어가게 됐고, 그렇게 모비스 통역 면접을 보고 들어가게 됐다. 해외에서 8년 동안 살다가 한국에 들어와 통번역 대학원을 준비할 정도로 통역 일을 계속해서 꿈꾸고 있던 와중 꿈을 이루게 됐다고. 차길호 통역은 모비스에서 2010-201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6시즌 째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그를 거친 외국선수만 13명. 혼혈선수도 1명 있었다. 선수단과 동고동락하며 2012-2013,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준우승과 더불어 플레이오프 우승, 2014-2015 통합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던 그는 위트 있는 입담과 모비스스러운(?) 행동으로 외국선수들 마저 모비스화로 만들어버렸다.
- 전반적으로 맡고 있는 업무는?
쉽게 말하면 ‘외국선수 관리’일을 하는 매니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외국선수틀이 타국에 와서 외롭고 고생하니까 그런 걸 덜어주는 게 내 몫이고 역할이다. 어딘가를 가고 싶고 무언가를 먹고 싶은데 언어장벽으로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아프면 제일 먼저 달려가서 병원도 같이 가며 케어해주는 일을 한다.
- 통역으로서 가장 뿌듯했을 때
2012-2013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했을 때다. 그때는 얼떨떨했다. 그 후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LG랑 겨룬 끝에 우승했다. 팀과 동고동락 하다 보니 벅차올라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 사실 그게 TV에도 잡혔더라. 그때 로드 벤슨, 리카르도 라틀리프, 문태영이 와서 ‘맘껏 울어라’라며 토닥거려주더라. 그 상황에 ‘이제는 너희 선수들의 시간을 누려라. 난 만족 한다’하고 빠졌던 게 기억이 난다. 사실 그 시즌이 선수들 관리 면에서 힘들었었다. 다른 팀의 견제를 많이 받다보니 외국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그만큼 전술을 이해시키게끔 하는 것도, 생활하는 부분에서도 더 까다로워졌었다. 그러다 보니 마찰이 생겨났다. 조그마한 것에 서운해 해서 얘기하고 풀고 하곤 했다. 그 시즌이 힘들었고 그래서 우승했을 때 더 감동적이었던 시즌이었다.
-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통역일
통역일로 실수를 한 적은 없다. 정말 그때만큼은 초 집중을 해서 전달해야하는 게 내 몫이다. 오히려 제대로 전달했음에도 외국선수가 다른 행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제대로 통역했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선수들은 상황을 이해했지만 추후에 다른 상황이 오다보니 다른 행동을 하게 되어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 실수가 없었던 이유
첫 시즌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공부를 많이 했다. 내 일이고 직장이기에 그것이 기본적인 자세라 생각한다. 농구 책도 보고 인터넷도 뒤져봤다. 선수들로부터 오히려 ‘이런 거 공부 안 해도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 농구용어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었기에 팀 안에서 일어나는 전술적인 용어에 대해 공부했다. 팀에 오래 있었던 선수들한테도 조언을 많이 구했고 그 덕에 2번째 시즌에는 조금 수월하더라.

- 호흡이 잘 맞았던 리카르도 라틀리프
리카트로 라틀리프는 2012-2013시즌부터 3시즌을 함께 했을 정도로 제일 오래 있었다. 둘째 해부터는 설명을 하려하면 그전에 할 말을 알아듣고 바로 이해했다는 제스처를 취하더라. 통역을 하다가 끊어질 정도. 줄여서 ‘리’라고 불렀는데, 리는 생각이 깊어서 배려도 많이 하고 착했다. 또 2011-2012시즌 중간에 교체 되서 짧은 시간만 함께했던 말콤 토마스도 생각난다. 한국문화가 문화적으로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었을 텐데 이해해주려는 그런 면이 참 사려가 깊었다. 그런가 하면 벤슨은 패션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신의 사업아이템이었던 옷을 주며 입어라 한 적도 있다. 또, 독특한 패션을 선호하는 벤슨이 하루는 정장양말이 너무 심심하다며 컬러풀한 정장양말을 선물 해줬던 기억도 있다. 그걸 신고 경기에 져서 ‘운 안 좋은 양말’이라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 외국선수 덕을 본(?)통역
함께하길 원하는 외국선수도 많기에 생활을 거의 같이 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모비스엔 그런 선수가 드물었다. (벤슨, 라틀리프, 아말 맥카스킬, 아이라 클라크) 서로 쉴 때만큼은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편이었다. ‘여기에 이런 거 있더라’하고 보여주면 자기가 알아서 돌아다니더라. 여자친구나 가족이 오니까 알아서 따로 노는 게 아닌가싶다. 사실 그런 점이 고마웠다. 그 덕에 현재 부인과 연애하며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오히려 더 좋았다(웃음).
- 자주 쓰는 화법
경기 때는 오히려 우회적으로 하는 편이다. 경험상 감정적으로 올라와있는데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역효과가나더라. 그 상황에서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얘기하며 우쭈쭈 하며 달래주고 경기가 끝나고 이성적으로 얘기를 한다. 그때 받아들이는 태도가 훨씬 낫더라. 경기외적인 부분에서는 직설적으로 말한다.
- 인사성 밝은 모비스 어린이들
모비스에 온 선수들은 적응을 잘했다. 라틀리프는 심지어 감독님께 아침 식사 때 마다 “안녕하세요”, 나가면서는 “많이 드세요”라고 말 할 정도. 2010-2011시즌의 로렌스 엑페리건도 문화적응을 잘했다. 이 적응에는 내 팁이 한몫했다. 이렇게 하면 좋다고 말을 해줬기 때문이다.
물론 말해줘도 부끄러워서 잘 안하는 선수도 있다. 바로 커스버트 빅터가 그렇다. 낯도 엄청 가리고 의외로 내성적이며 여린 편이다.
- 영어를 잘하는 나만의 비법
제일 좋은 건 많이 듣고, 보고, 쓰고, 말하고를 하는 것이다. 언어라는 것이 바짝 공부하고 안하면 까먹어버리는 분야이기에 꾸준하게 해야 한다. 한순간에 영어가 늘진 않는다. 나도 이렇게 원활히 말하는데 2년 정도 걸렸다. 처음에 버벅거렸고 조금씩 나아진 거다. 영국에 있을 때 화장실이라는 단어가 생각도 안 났다. 그래서 말도 없이 교실에서 뛰쳐나가서 선생님이 잡으러 오신적도 있다. 그 당시 선생님이 단어하나로 얘기해라고 가르쳐 주시더라. 꾸준히 접하고 경험하다보면 어느새 트일 것이다.
사진_유용우 기자,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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