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그, 보고싶죠? 그렇죠? 모비스 때문에!

김선아 / 기사승인 : 2016-04-04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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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선아 기자] 창단 첫 시즌 우승, 멋있어 보이는 일이지만, 우리가 상상도 못 할 과정을 거쳐야 이룰 수 있는 성과다. 모비스가 이 일을 해냈다. 2015년 11월부터 1월까지 치러진 D리그 1차 대회에서 조금씩 좋아지더니 2차 대회에서는 단숨에 결승까지 뛰어올랐다. 이 모습이 놀라워 모비스의 훈련 현장을 방문해봤다. 성준모 코치는 그 비결을 설명해주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D리그 버전’ 모비스의 탄생
모비스는 올 시즌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2015-2016 KBL D리그에 나섰다. 지난 시즌까지는 연합팀(모비스, 동부, 케이티, KGC인삼공사)에 소속 선수 몇몇을 보냈을 뿐이다. 창단을 결심한 모비스는 첫 시즌 ‘제대로 해 보겠다’라는 각오로 팔을 걷어붙였다. 1군과는 분리해 제대로 운영하기로 결심한 것. D리그 훈련도 성준모 코치가 전담했다. 1군과는 별개의 스케줄로 움직이다보니 이런저런 말도 많이 나왔다. 매번 보이던 얼굴이 안 보이니 그만뒀냐는 질문도 쇄도했다. 성준모 코치는 “(유재학)감독님께서 철저하게 (1군과 2군을)분리해서 훈련한다고 하셨다. 큰 틀은 감독님께서 잡으시고, 세부적인 부분은 내가 메모해가며 가르친다. 감독님께서는 쉬실 때 나와서 보시고, 고쳐주신다”라고 말했다.

모비스는 KBL에서 3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강호다. 하지만 1군과 2군은 분명 다르다. ‘기둥’ 양동근과 함지훈은 없다. 하지만 성준모 코치는 실력에 앞서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다잡으며 훈련에 돌입했다. “감독님께서 D리그 관리를 일임하시며 ‘코치가 열정적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분위기를 잡는 것은 네 몫’이라며 말이다. 선수 관리를 위해 선수들에게 밥이든, 커피든 사 먹이면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 성준모 코치의 말이다.


고민과 걱정은 우려일뿐!
구단과 선수단에 내색을 안 하려 했지만, 선수들의 성장을 맡게 된 성준모 코치는 책임과 부담감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D리그를 맡은 지 한 달 만에 5kg이 빠졌을 정도.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았다. 성준모 코치의 데뷔전은 2015년 11월 2일에 있었던 D리그 개막전이었다. 오리온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지만, 뒤에는 안정감 있는 경기 내용을 보이지 못했다. 필자가 취재했던 12월 7일 모비스와 전자랜드의 경기에서도 뒷심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천대현, 박구영, 백인선 등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불안한 모습으로 전자랜드에 패했다.

그러나 이는 변화의 과정이었다. 전자랜드 전 이후 3연승을 거뒀고, 다시 만난 전자랜드에게도 76-69로 이기며 결승전에 올라섰다. 대결 상대는 상무. D리그에서는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팀이었다. 모비스는 첫 경기보다 뛰는 선수도 적었지만, 이변 연출 ‘직전’까지 가는 등 선전했다. D리그 팀 중에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을 것 같던 상무를 물고 늘어진 덕분에 겨우 5점차(86-91)로 밖에 패하지 않았다. 결승전이 열리기 8일 전, 상무에게 60-78로 대패했던 그들이었기에 그 변화는 더 두드러져 보였다.

이를 우연이라 치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단호히 말할 수 있다. 아. 니. 다. 그들은 상무가 빠진 D리그 2차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짧은 시간 있는 힘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앞으로의 변화가 더 기대되게 말이다. 1군으로 이름을 올린 배수용과 김주성을 봐도 알 수 있다. 두 선수는 D리그를 시작으로 지금은 1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수용은 “(전에는)자신감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약속된 움직임도 되지 않았다”며 “코치님과 꾸준히 연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우리끼리 ‘해보자’라는 분위기가 됐다”라고 고마워했다.

D리그 운영의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비록 D리그에서 따로 훈련하는 선수들이지만, 1군 수비와 공격을 같이 연습해 부상 선수가 발생할 시 곧바로 1군으로 선수가 수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취재를 갔을 때도 천대현이 1군 합류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또한 당시 박구영과 김동량은 부상 재발로 2군에 합류해 재활에 힘썼다. 5대5 경기가 아니라 사이드 스텝, 1대1, 2대2 훈련을 반복적으로 쉴 새 없이 시행했다.

훈련 막바지로 다가가며 선수들이 지쳐 보일 때쯤, 성준모 코치가 배려하듯(?) “10초 더 쉬어”라고 시원하게 말했다. 보면서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보는 내가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훈련인데, 성준모 코치는 선수들의 휴식도 초단위로 줬다. 특히 천대현은 곧 1군 엔트리에 오를 예정이었기에 집중 지도를 받았다. 천대현이 좌우 코트를 오갈 때면 어김없이 골대 위 시계가 움직였고, “대현이 더 빨리”, “앉으면 안 돼”라는 말이 따랐다. 천대현은 뒷날 연습경기를 치른 뒤 이튿날 비행기를 타고 울산으로 내려가 곧바로 1군 경기를 뛰었다.


아이러니(?) D리그
성준모 코치는 2015-2016 KBL D리그 2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글썽였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열정이 더 생겼고, 더 발전될 것이다. 감독님의 지도를 받아서 선수들을 최대한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선수들을 1군으로 모두 보내는 게 목표다.” 하지만 “D리그는 만족이 없는 리그다”라고 성준모 코치는 말한다. 농구 실력에 관한 만족감이다. 성준모 코치는 “경기가 끝나도 만족은 없다. D리그는 만족이 없는 리그다. 선수들이 잠시도 긴장을 풀면 안 된다. 감독님, 구단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는 것을 안다. 선수들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모비스는 우승하는 게 기쁘지만, 진짜 목표는 경기의 승리가 아니라고 한다. 아이러니컬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실이다.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의 D리그 우승 소식에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잘됐다. 우승보다 선수들이 1군, 2군이 하는 수비와 공격을 알고 있어야 한다. 선수들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1군과 2군의 실력 차이가 아직은 많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유재학 감독은 2군 선수들의 연습경기에도 우려를 표했다고. 이기는 게 주목적이 될까 말이다.)

현재는 성준모 코치가 이 부분을 조율하며 2군 선수들이 대학팀과 연습경기도 하고 있다. “인원이 부족해서 자체 연습경기를 할 수 없다. 연습경기로 5대5경기를 하고 선수들에게 끝나고 메모한 것을 보여주면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겪어봐야 받아들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재학 감독의 말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결승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이기는 것보다 우리 것을 맞춰보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순간에 내가 상대에 맞춰서 경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던 것을 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훈련 그 이상의 것
모비스는 D리그의 운영으로 1군과 2군 선수들이 오가는 순환구조를 만들었다. 1군에서 부상으로 선수가 내려오지 않아도, 2군에서 보인 성과로 1군 선수를 끌어내릴 수도 있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어야 한다. 이는 성준모 코치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 “(선수단의)의욕이 문제다. 누가 올라가면 누군가는 내려온다. D리그 훈련을 하며 처음에는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사기가 떨어지는 선수도 있다. 이에 관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D리그 선수들의 훈련은 2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을 마친 선수들의 얼굴을 본다면… 사실 말을 붙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선수들의 의욕이 없다면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보였다.

성준모 코치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훈련은 고되게. 그 뒤는 형처럼 선수들이 따르게 한다. “훈련을 보면 알겠지만, 기본기가 될 때까지 훈련한다. 열심히, 집중적으로 한다. 그러나 훈련을 마치고 난 뒤에는 인생 상담도 해주는 등 편안하게 이야기도 한다.”

코치와 형을 오가는 성준모 코치의 일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준모 코치는 1군 선수단이 같이 연습체육관에 머물 시 1군 훈련도 참여한다. “1군 경기를 참관하고 메모하고 정리한다. 1군이 무슨 수비를 사용했는지 기록한다”라고 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각오 없이 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모비스가 해냈고, 올 시즌 목표로 건 리빌딩의 뿌리가 튼튼히 커가고 있다.

사진_문복주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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