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패밀리 조승연 회장 "한국농구, KBL 위해 봉사하는 단체 이끌겠다"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16-01-23 23:16: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KBL 패밀리 조승연 회장
한국농구, KBL 위해 봉사하는 단체 이끌겠다

[점프볼=손대범 기자] KBL 패밀리는 KBL 출신 농구인 및 프런트, 언론인들이 모인 단체다. 지난 9월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조승연(71)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숙제’를 하나 전달했다. “농구계 선배로서, 농구를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고민해보자”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나는 조 회장과 마주했던 마지막 인터뷰 자리가 기억났다. 남자프로농구 서울 삼성 단장재임시절이니 7~8년은 족히 지난 것 같다. 그때도 조 회장은 비슷했다. 특유의 온화한 미소와 입담, 그리고 맡고 있던 삼성 농구단뿐 아니라, 농구계 전체를 걱정하는 마음까지도 말이다.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봉사를 잘 해야 본전인 단체인데 인터뷰는 뭘…. 허허.”


창간 16주년 신년호를 맞아 인터뷰를 요청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지난 9월, KBL 패밀리는 이인표(72) 회장의 후임으로 조승연 회장을 임명했다. 실업팀과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맡았고, 여자프로농구 산파 역할을 했으며, 또 프로농구단 살림살이까지 도맡았으니 가장 적임자라는 중론이었다. KBL 패밀리는 2003년 창립되어 연맹 및 구단 전?현직 관계자, 농구담당 언론인 등을 회원으로 운영되어 왔다. 단순한 친목도모에 그치지 않고 현직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기록원들을 시상을 통해 격려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가져왔다. 조승연 회장은 이 단체의 새 수장으로서 “농구인들이 농구를 위해 조금 더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Q. KBL 패밀리 회장이 되신 소감부터 부탁드립니다.

아들이 미국에 살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가서 정착해서 살고 있는데,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저는 농구단 생활을 한 탓에 자라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은퇴한 뒤부터는 아들과 2달씩 같이 지내곤 했지요. 이번에도 지난 4월에 가서 6월 말에 왔는데, 이사회에서 제가 추천이 됐다고 하더군요. 사실 몇 년 전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고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차마 거절을 못하겠더군요. 회장을 맡은 뒤 이사진을 젊은 분들로 많이 바꾸었습니다. 안준호, 이호근, 김유택 전 감독들이 합류했습니다. 사실 나이를 보니 이제는 젊지 않더군요. 하하. 언젠가는 이들이 맡을 단체인 만큼, 잘 배우고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시켰습니다. 구단 단장 출신들도 부회장으로 모셨습니다. 제한적이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찾아보고 있습니다.

Q. 사실 오늘날의 프로농구는 회장님께서 한참 활동하시던 시절에 비하면 인기나 저변이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처음 프로농구가 출범할 때가 생각납니다. 제가 태릉선수촌에 있을 때만해도 농구는 실업 시스템이었습니다. 축구나 야구는 프로가 있어서 우리 선수들보다 월급도 많이 받고 대우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행여 우리 선수들이 기가 죽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었지요. KBL이 처음 출범될 때 저는 정말 반갑고 기뻤습니다. 김영기라는 사람이 구단주들과 의기투합해서 출범을 시켰고, 금세 축구, 야구와 견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려왔으니까요. 하지만 계속 농구계를 지켜보면서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도 및 농구규칙, 외국선수, 구단 운영방침 등이 그때그때 여론에 쫓겨 급히 바뀌는 것이 많았거든요. 1년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뭐가 바뀌었는지조차 파악이 힘들 정도입니다. 농구인인 제가 헷갈릴 정도인데 일반인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의약품도 임상실험이 늘 필요하고, NBA도 D-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하는데 우리는 너무 그런 것에 안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 해 해보고 아니면 바꾸고 말이죠. 경기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경기력이 떨어진 부분은 선수들의 잘못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경기장에서는 늘 치열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많이 느슨해졌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지금 저는 김영기 총재와 KBL이 그동안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꿋꿋하게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선수제도가 바뀔 때도 국내선수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란 비난이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만으로 충분히 흥행이 된다면 굳이 외국선수를 데려올 이유가 없겠죠. 지금은 KBL의 인기가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모두가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2015년 한 해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사고 소식도 팬들뿐 아니라 농구인들의 마음을 멍들게 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안타깝기도 하고요. 농구뿐 아니라 이번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 사건을 보면 유혹에 빠진 선수들의 잘못도 크지만, 그들을 유혹에 빠지게끔 하는 그런 주변의 구조들도 아쉬웠습니다. 걔 중에는 저조차도 팬이었던 선수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농구장에도 못 오게 됐으니, 선배인 저부터도 잘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한국여자프로농구 출범의 산파역할을 해온 입장에서 최근 여자프로농구를 보면서도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같이 바닥을 쳤지만 역사적으로 남자농구가 잘 되면 여자농구도 잘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좋은 시절로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경제학자가 제게 그러더군요.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접어들면 힘든 운동을 기피하지만 3만불이 되면 반전이 된다”고요. 일리가 있는 말이라 생각해요. 한국 역시 최근에는 힘든 운동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여자농구 지도자들이 전국을 다니면서 조회시간에 키 큰 아이들부터 찾아 스카우트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체격 좋은 친구들이 많지만 농구를 안 하려고 합니다. 그때까지는 여성스포츠는 고전할 지도 모릅니다. 1~2명 특출난 선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단체경기는 선수 숫자자체가 줄고 있는 양상입니다. 하지만 신선우 총재를 비롯하여 여자농구 관계자 모두가 선수발굴을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는 만큼 그 결실을 언젠가 맺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대한농구협회와 KBL, WKBL 모두 농구 수장이 농구인들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동안 대한민국 체육계가 정치인, 기업가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올라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단체는 경기인 출신들이 하는 것이 더 장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KBL의 김영기 총재는 경기인이자, 사회적으로 저명인사이며 네트워크도 광범위합니다. 방열 회장과 신선우 총재도 그렇습니다. 저는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국가와 주위에서 돕는 것이 정상적이라 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그 방향으로 올바르게 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경기를 잘 아는 분들이 순간의 여론이 흔들리지 않고, 갈팡질팡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KBL 패밀리라는 단체를 어떻게 이끌고 싶으신지요?

지금 멤버 중에는 KBL 초창기 때의 혁혁한 공을 세운 분들도 많습니다. 그 분들 시선에는 지금 KBL이 안타까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KBL 패밀리는 그 분들과 함께 한국농구와 KBL이 잘 될 수 있도록, 다시 영광을 찾을 날이 오게끔 돕고자 합니다. 제한적인 범위이지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사회를 통해 숙제를 냈습니다. 한 달간, 한국농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지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신년 하례식에 채택하고, 다짐하자고 했습니다.

Q. 감독, 선수로 뛰고 있는 농구인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프로선수는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연봉의 액수를 떠나 모두가 프로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설렁설렁 해서는 안 됩니다. 치열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관중도 좋아하고 경기를 즐깁니다. ‘노력’ 정도로는 안 됩니다. 일단 코트에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죽기 살기로 해야 합니다. 그게 돈을 내고 온 관중에 대한 매너입니다. 또한 구단에 대한 의무라고도 생각합니다. 구단은 경기인들을 위해 팀을 만들어주고,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 부었습니다. 다른 곳에 써서 더 생색을 낼 수 있는 돈입니다. 그럼에도 경기인들이 훈련하고 경기하게끔 지원하고 있죠. 저는 구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돈을 받는 프로선수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농구를 위해, 팬들을 위해, 구단을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조승연 회장은…
1944년생인 조승연 회장은 서울고,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196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선수로 뛰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삼성여자농구단 창단 감독을 맡아 6번 우승했으며,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여자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도자 이후 그는 행정가로 변신, WKBL 전무이사로 활동하며 여자농구 프로화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남자프로농구 삼성의 단장도 역임했다.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손대범 기자 손대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